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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라지 Mar 18. 2025

카지노 쿠폰 길 4

(여고 반창회)

철학자 토마스 홉스는 일찍이 17세기에 다음과 같은 두 개의 짧은 라틴어문구를비교하며 인간의 속성에 관해 서술한 바 있다.

"Homo homini lupus (man is a wolf for man) and Homo homini deus (man is a God for man)."


홉스의 지적처럼 모든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무도(無道)한 늑대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간혹 자애로운 신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대부분 타인을 향한 인간의 마음속엔 God보다 wolf가 더 많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홉스는 무도하게 날뛰는 인간 본성만으로는 사회에서 천수를 누리며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인간들 간의 갈등을 조절하는 기구로서 '국가'의 탄생은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십 수년 만에 만난 여고 은사님 앞에서 마음속의'늑대'가 나의 정치적 성향을 먼저 보여주라고 한데는 아마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던 듯싶다.나는 프로테스탄티즘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한국 사회의 목회자들 가운데 몇몇을 싫어카지노 쿠폰 있었다.


이승만 정권 시절부터 한국 사회의 정치에 깊숙이 똬리를 틀고 앉은 프로테스탄티즘은 루터와 칼뱅이 주창하던 개혁주의 정신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진하기 바빴다. 전광훈 목사의 특이한 장사꾼 행보 이전부터 현대 한국 사회에서 중대형 교회의 목사라는 직업군에 속한 자들은, 여느 중대형 마트의 회장보다 더욱 독특한 권력과 명예를 가지고 권세를 누렸다.


나는 그들이 뭇 민중들에게 일용할 정신적 먹거리를 공급카지노 쿠폰 있다는 강력한 나르시시즘(narcissism, 自己愛)적 믿음의 소유자들이 아닐까 의심스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들에게서 청교도적인 진실한 노동관과 이웃 사랑의 미덕을 찾아보기란 해가 바뀔수록 점점 더 어려웠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속담은 비단 견문이 좁거나 편협한 세계관의 소유자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닐 것이다. 견문과 학식이 제법 있는 사람들도 그가 속한 직업군의 조직적 특성과 개인별 탐욕 지수에 따라, 스스로 자기가 만든 "우물" 속에 갇혀버리는 경우가 흔하게 발견되기도 한다.


교사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목사라는 직업을 취한 선생님에게 나는 개인적으로 "Homo homini homo(man is a man for man)"의 실천적 가치를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목회자로 살아가든 교사로 살아가든 "삶의 길"은 다양할 수 있지만, "사람의 길"은 순박한 단순함에 기반할 때 사람다운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마냥 오래되지만은 않은 신학 서적들 사이로, 당돌하게 늙은 제자의 기습적 질문에 선생님의 눈빛은 잠시 당혹스러움과 호기심으로 동시에 술렁였다. 하지만 그러한 눈빛의 술렁임도 잠시였고, 유네스코 등재를 기다리는 오래 묵은 건축물의 끈기보다 선생님의 인내심은 우아하고 조용했다. 아마도 선생님은 속으로 그렇게 말씀하셨을 것이다. '저 녀석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네~'


제자 안에 있던 한 마리 '늑대'가 불쑥 튀어나와 선생님을 당혹시켰지만, 육십 대 후반의 선생님은 오십 중반에도 아직 힘 조절이 어설픈 제자보다 몇 수는 위였다. 그래도 내 안의 늑대는 쉬지 않고 내게 속삭이고 있었다.


'제자가 먼저 나 무슨 당이오~카지노 쿠폰 패를 깠으니, 제자들 모이는 반창회에서라도 행여나 윤석열 편을 들진 못하시겠지? 제자들의 뜻을 버리고 윤석열을 지지하겠다면, 스스로 반창회에 안 나오실 지도 모르지.'


친구들의 협조와 노력에 따라서 이번에 모임이 동창회가 될지 반창회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자리에서 정치적 견해가 달라서 서로 당황하고 혼란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우려가 내게 있었다.


나는 목사가 되신 카지노 쿠폰께서 바라고 있는 반창회 모임 전에, 제자들의 정치적 견해를 이런 식으로나마알려드리고 싶었나 보다. 내가 지금도 연락을 취하고 있는 여고 동창들은 대부분 윤석열 탄핵을 적극 지지하는 친구들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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