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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center Apr 30. 2025

한 걸음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살리고

자각을 하려 한다.


좁쌀 두 알 정도 합쳐놓은 크기의 약 한 알과, 그보다도 더 작은 반알 약 두 개. 내가 당분간 먹게 될 약이다. 세로토닌과 관계된 약이라고 했다. 나는 분명 일이 안된다고 한 것 같은데, 우선순위에 따른 일처리 능력이 상실된 것 같다고 했는데, 의사 선생님은 우울증 약을 처방해 주셨다.


반대라고 생각했다. 일이 안돼서 우울한 거라고. 우울한 건 일만 잘 되면 해결될 거라고. 그런데 처방은, 우울을 먼저 해결하자고. 그러면 일이 잘 될 거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우울의 원인보다 중요한 것은 당장의 우울을 해결하는 것이고, 그로 인해 일을 할 수 있게 되면 우울의 원인까지도 사라지는 것이니 궁극적인 해결일지 모른다. 그런 걸까?


조금은 혼란스럽다. 일을 할 수 없다는 걸 감정의 영역이라고 생각했으면 나는 병원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좀 더 기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았겠지. 그게 아니라 정말로 자꾸만 산만해지는 상태, 장시간 집중할 수 없는 상태와 충동적인 행동들, 그로 인해 우선순위에 따른 일을 처리할 수가 없는 상태는 감정과 의지의 영역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움을 받고자 결정한 것이다. 그런데 결국 받아 든 것은 우울증 약이라니. 이게 맞는 걸까.


그러나 이런 의문들과 별개로, 나는 아주 긍정적인 플라시보 효과를 겪고 있다. 약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틀 만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것은 분명한데, 나는 분명 좀 더 좋은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이렇게 자꾸 글을 쓰고 있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수 있는 것만 해도 놀랍다. 일주일이 넘도록 나는 컴퓨터 앞은커녕 근처만 오는 것도 힘들어하고 있었으니까. 이렇게 쓰고 보니 문득 깨닫는다. 그렇구나. 일을 하다가 지속적으로 일을 해나가는 것이 어려운 것은 감정과 무관할지언정, 컴퓨터 근처도 못 오는 것은 분명 감정의 영역이었겠구나. 그래서 그렇게 일을 하고 싶다고 하는 나에게 의사 선생님은 우울증 약을 쥐어준 것인가, 어렴풋이 이해하게 된다.


그게 무엇이든, 그저 이 순간에 감사한다. 조금 더 나은 모드. 약이 아니더라도 어제 병원을 다녀온 의지가 오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나를 살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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