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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돋움 Jan 13. 2025

덕유산 카지노 게임

설산을 한번 가보고 싶다가 시작이었다.

재작년 12월에 뜬금없이 시작된 이 목표는 1년간 철저히 준비한 겨울 카지노 게임 용품과 펜션예약, 비행기 티켓예매, 렌터카 준비, 맛집 검색등을 거친 후 작년 12월 20일 드디어 제주도로 향했다. 그런데, 딱 카지노 게임을 하려는 그날 한라산은 폭설과 강풍주의보로 전면 통제되었고, 우리 일행은 아이젠과 스패츠를 펼쳐 보지도 못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우리 다른 산에 눈이라도 밟아 봅시다! 한라산만 산이겠어? ]

그럼 그럼. 을 담은 8개의 고개가 끄덕였고, 우리는 어제 드디어 눈을 밟기 위해 카지노 게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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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차량 두대는 일사불란하게 3명씩을 태우고, 한차는 편의점에서 커피를, 한차는 미리 예약해 둔 김밥을 찾아 접선장소에서 각자 나누고 무주구천동 탐방지원센터로 향카지노 게임. 도로를 호위하는 양쪽 펜스 위를 바깥에서 기어올랐다 다시 도로안쪽으로 뻗어 내린 덩굴 식물들의 팔이 바람에 너울대는 모습이 을씨년스럽지 않을 만큼 벌써 아침햇살이 어스름한 도로에 점점 묻어나고 있었다.

야간 산행용 렌턴까지 준비했는데... 나는 늘 준비가 투머치다. 그런 내가 산행용 렌턴 만 준비했으랴. 저체온 예방으로 갈아입을 속옷과 내복, 양말, 일행용 간식, 구급함... 그렇게 준비했음에도 구멍이 생기면 그 조바심이란... 좀 모자란 듯해도 괜찮은데. 요즘 자꾸 예민한 나를 자꾸만 다스린다.

부유하자. 바둥데지 말고.

얼마 전 책에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덕목 중 하나가 '부유'라는 말에 나는 정말 깊이 공감카지노 게임.

동물들 중 홍수를 만나면 말은 물을 헤쳐나가기 위해 힘차게 발길질을 하고 바둥거리다 힘이 빠져 다 빠져 죽지만, 소는 그 불어난 물에 몸을 맡기고 둥둥 떠다닌단다. 그 상황을 애써 바꾸려거나, 헤쳐나가려 하거나, 부정하거나, 조바심 내지 않고 그저 떠 있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강하류 어느 얕은 물에서 소는 살아남는다.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홍수를 피해 갈 수 있는 장사가 있을까? 그 홍수를 열심히 피해 가려고 용을 쓰면 쓸수록 나에게 찾아드는 것은 병뿐이었다. 상황은 바뀌지 않고, 거기다 병까지 얻는 건 정말 최악이다.

한 시간여를 달려 드디어 구천동 탐방지원센터에 다다랐다.

주차장 바닥이 벌써 눈이 가득이다. 역시 스키의 고장인 무주답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넥워머, 귀달이 모자를 챙겨 쓰고, 스패츠를 미리 착용한다. 모두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카지노 게임을 시작한다. 우리가 가는 곳은 덕유산 국립공원 향적봉 2코스. 탐방지원센터에서 인월담. 안 심대. 백련사를 거쳐 향적봉에 도착한 후 곤돌라를 타고 하산할 계획이었다. 물론 그 코스를 다 밟지는 못했지만.

백련사까지 가는 길은 비교적 완만하다. 산길을 제대로 느끼며 카지노 게임하고 싶다면 어사길을 나는 그냥 넓은 도로길을 편하게 걷고 싶다. 그러면 도로를 걸어도 괜찮다. 도로와 어사길은 계속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며 나란히 이어진다. 역시 다 눈길이다. 초입을 벗어나자마자 아이젠을 착용했다. 눈길에 아이젠을 착용하니 눈 산행에 겁나는 게 없다. 미끄러지지도 않고, 안정되게 착착.

그렇게 2시간여 만에 백련사에 도착카지노 게임. 화장실을 다녀오고 향적봉으로 오르려던 때에 넘버 3 언니가 포기선언을 카지노 게임.

[나는 못 가. 다리가 너무 아파. 나는 내려가서 커피 마시고 있을게 너네들은 올라가.]

3번 언니가 포기 선언을 하자. 5번, 7번도 줄줄이 포기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나도 아이젠을 처음 착용했고 눈 산행에 긴장하며 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갔던 모양인지 지금껏 카지노 게임할 때 느끼지 못했던 오른쪽 고관절에 통증이 있었지만, 다들 눈 산행을 벼르고 있었던 터라 힘드니 그만하자는 의견을 못 내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도 못 이기는 척 동참카지노 게임.

[꼭 정상을 봐야 맛인가? 지금까지도 눈은 정말 많이 봤으니 눈 산행은 성공한 것 같은데. 이만 내려갈까요?]

나까지 합세하자 나머지 동료들도 그러자고 합세카지노 게임. 그리고 향적봉까지 올라가도 곤돌라를 타는 게 문제였다. 주말은 무조건 예약하고 곤돌라를 타야 하는데 편도는 예약이 안돼서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꼭대기 칼바람을 맞으며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 내려가는 게 맞다 우리는 대신 백련사에서 충분히 설산을 눈에 담고 오기로 카지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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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910m의 이 고즈넉한 절은 카지노 게임 백호가 겹겹이 감싸 안은 듯 사방으로 첩첩의 산들에 둘러 쌓여 있었다. 하늘의 구름은 운해를 이루며 빠르게 흘러가고, 눈 쌓인 조용한 절의 풍경소리는 청아하기만 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고, 상쾌한 공기를 피부로 느끼며, 설탕가루 같이 걷는 족족 부드럽게 날리는 눈을 가르며 우리 일행은 하산을 시작카지노 게임.


5시간여 만에 도착한 주차장에서 우리는 출출한 배를 든든히 채우기 위해 맛집으로 향카지노 게임.

커다란 솥뚜껑을 걸고 닭 한 마리씩을 그대로 조려 불향이 그득 베인 닭볶음탕도 먹고, 청포도 자몽 막걸리도 먹어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 때문에 정상도 못 가보고 미안해서 어떡하냐? 나중에 두고두고 생각날 텐데.]

제일 먼저 포기선언을 했던 3번 언니가 미안해카지노 게임.


[언니. 빨리 가려면 혼자 가야 하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잖아요. 우리 멀리 한번 가봅시다. 그리고, 사실 나도 다리 아팠어요. 나도 못 가. 못가. 예전 같지가 않아.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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