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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돋움 Mar 13. 2025

괜찮은 카지노 게임

2주에 한 번 인근 도시 병원을 1년째 방문하고 있다.

신랑님의 고질적인 허리통증에 그나마 적합한 병원을 찾았기에 나는 2주에 한번 돌아오는 토요일의 꿀 같은 아침잠을 반납하고 군말 없이 길동무로 따라나섰다. 처음엔 아픈 가족을 안쓰러워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치료받는 1시간 동안 병원 로비에서 오매불망 신랑이 들어간 외래와 물리치료실, 침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러다 신랑이 짠 나타나면 부리나케 달려가 좀 어때? 괜찮아?를 연발하며 걱정 어린 눈빛과 지극정성 손길을 더하며 맞이했지만, 1년쯤 지나다 보니 내 마음은 병원 따라온 사춘기 아들 마음으로 슬슬 바뀌어 있었다.휴대폰도 만지작거리고, 맛난 음료 파는 곳도 찾아다니며 먹어보기도 하고, 처음 본 빵도 좀 사보고, 날이 풀리니 주위 산책할 곳도 슬슬 찾아다니며 놀러 다니던 그때 작은 카지노 게임 가게를 발견하게 되었다.


꼬마카지노 게임.


꼬마카지노 게임은 고속도로 운전 중에도 고 앙증맞은 작은 사이즈 덕분에 입에 쏙쏙 넣어서 우물 거리며 먹어도 차에 카지노 게임재료 흘릴 염려도 없고, 맛도 좋고, 운전 중인 신랑 입에 넣어 주기도 편하다. 치료가 거의 오전에 있고, 마치고 집까지 가는 시간이 점심시간이 맞물려 식사하기에도 어중간한데 옳거니 싶었다. 괜찮은 카지노 게임을 이참에 하나 뚫어 보자는 심산으로 가게에 들어갔다.

한 5평 정도 될까? 자투리 땅을 활용해서 가게를 만든 듯 길쭉하게 좁은 모양인 가게는 입구 쪽 오른쪽 벽면은 서서 카지노 게임을 쌀 수 있는 조리대가 왼쪽은 벽면을 바라보는 일자 테이블이 4인정도 앉을 수 있도록 놓여 있었다.


어서 오세요~


예순은 되어 보이는 여 사장님이 분홍색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조리대 테이블은 깨끗했고, 카지노 게임재료들에 뚜껑이 다 닫혀있었으며, 전반적인 가게 청소상태도 양호했다. 거기다 사장님은 머리에 꽃무늬 두건도 쓰고 계셨다. 눈으로 1초 만에 스캔한 가게위생상태는 일단 합격.


사장님. 우엉카지노 게임, 치즈카지노 게임, 매운 어묵카지노 게임, 기본카지노 게임으로 주세요!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도 새로운 땅에 발을 내딛자마자 아마 모든 곳을 샅샅이 조사하고 탐험했겠지? 카지노 게임집도 일단 맛있는지 맛없는지는 다 시켜봐야 아는 법.


아이고 이를 어쩌나 카지노 게임을 두 개밖에 못 말겠는데. 밥이 떨어졌어요.


11시. 점심시간이 코앞인데 카지노 게임집에 밥이 떨어졌다... 장사를 하시겠다는 건가?

'사장님 지금 시간이 몇 신데 밥이 떨어져요? 그럼 얼른 쌀 씻어서 안치셔야죠. 곧 손님이 몰려올 건데. 얼른 쌀부터 안치세요!' 느긋하게 밥통을 확인하며 웃고 계신 푸근한 사장님을 바라보며 눈으로 성마른 열변을 토하고 있었으나입으로는


그럼 우엉이랑 매운 어묵만 주세요


라고 한 뒤 속사포로 날뛰는 마음속 입을 틀어막으며기다란 테이블 첫 번째 의자에 앉았다.

그때부터 가게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아유. 치즈 대신 우엉이 갔구나. 저기.. 계좌번호 적어 주시면 환불해 드릴게.

돈가스 소스가 안 갔다구요?!.. 아.. 저기. 그럼 계좌번호를 좀 불러 주실래요 제가 그 부분만 환불을...

네네네. 이런 제가 정신이 없어서. 기본반찬이 하나도 안 갔구나.. 아유. 죄송합니다.


카지노 게임 2줄을 받기 위해 30여분을 기다리며

김 깔고, 장갑 벗고, 전화받고, 장갑 끼고, 밥올리고, 장갑 벗고, 전화받고, 장갑 끼고, 단무지 올리고, 장갑 벗고, 전화받고.... 를 메트로놈 추처럼 반복하는 카지노 게임 사장님을 보다 못해 나는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사장님께 말을 하기 시작했다.


사장님 왼쪽 두 번째 카지노 게임 우엉 안 들어간 것 같아요.

사장님 볼펜이랑 메모지 여기 여기 있어요.

사장님 그거 우엉인데 치즈 스티커 붙이신 것 같은데.


뒤에서 주시하고 있다가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집어주는 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있을 때마다 사장님은 마치 예전부터 같이 일했던 직원처럼부족한 부분을 착착 메꾸고, 챙기고, 다시 붙이고를 하며 30분 동안 중간에 전화로 들어온 주문까지 완벽하게 해결했다. 내 카지노 게임을 사장님이 마무리 지을 때는 자연스럽게 먼저 단무지와 나무젓가락을 챙겨 넣고, 사장님이 건넨 카지노 게임을 봉지에 넣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고마워요. 카지노 게임 맛있게 드세요~


카지노 게임 두 줄을 받아 들고 카지노 게임집 문을 나서는데 아.. 이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30분 동안 급히 구한 알바를 해서 머리도 아프고, 몸은 피곤한데 이상하게 마음속 깊은 곳이 속이 꽉 찬 카지노 게임처럼 알차고뿌듯한느낌!

카지노 게임 봉지를 달랑달랑 들고병원으로 오며 혹시 전생에 카지노 게임 사장님이랑 환상의 콤비였나 싶다가 저렇게 정신이 없어서 혼자 어떻게 일을 하시나 걱정이 됐다가 맞다 밥을 먼저 안치시라는 말을 했어야 했는데 그 말을 하지 못해 아쉽다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결론적으로 카지노 게임은 맛있었다. 운전 중에 입에 쏙 넣어준 카지노 게임을 우물거리며 카지노 게임 어디서 샀어? 맛있네? 하는 신랑을 보며 이야기했다.


응 괜찮은 카지노 게임 하나 뚫었어 담에도 또 사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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