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어른 사이
아이들과 그림책 *《무료 카지노 게임》*을 읽었다.
그리고 나 자신을 다시 들여다봤다.
"무료 카지노 게임은 나쁜 거야"라고 배워왔지만,
살다 보면 ‘말하지 않은 진실’도 많고,
‘누군가를 위한 거짓’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사람은 이런 순간에 무료 카지노 게임을 한다고.
생각이 잘 안 날 때
혼나고 싶지 않을 때
미움받고 싶지 않을 때
슬프게 하고 싶지 않을 때
진짜처럼 보이고 싶을 때
무언가를 지키고 싶을 때
어른인 나도 이 목록에 줄줄이 해당된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무료 카지노 게임하면 나빠!"라는 말만으론 부족하다.
오늘 수업 시간, 아이들과 함께
양치기 소년의 "늑대가 나타났어요!"
백설공주에게 건네진 독 사과
늑대가 엄마 흉내를 내며 속였던 일곱 마리 아기 양
피노키오의 길어지는 코
그 익숙한 동화 속 무료 카지노 게임을 다시 꺼내보았다.
“왜 그랬을까?”
“정말 나쁘기만 했을까?”
아이들은 고개를 갸웃하고, 나는 마음을 꺼내본다.
그리고 이런 일상 속 ‘선한 무료 카지노 게임’도 나왔다.
“엄마 요리 진짜 맛있어요!”
(사실 조금 짰지만, 엄마 마음이 상할까 봐 한 말이래요.)
식당 앞에 있는 데코 요리들
(진짜 음식처럼 보이지만, 실은 모형.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설레기도 한다.)
아이들과 나눈 이 대화들은
‘무료 카지노 게임’이라는 단어를 새롭게 느끼게 했다.
정말 나쁜 무료 카지노 게임은 뭘까?
아마, 엄마를 진짜로 속이는 무료 카지노 게임.
상대의 마음을 외면한 채 나만 살겠다는 이기심.
그림책 *《무료 카지노 게임》*은 그런 이야기들을
이분법적인 판단 없이
따뜻하고 유쾌하게 꺼내놓는다.
“무료 카지노 게임란 뭘까?”
“사람이란 뭘까?”
책은 그렇게 조용히 묻는다.
아이와 어른 사이,
진실과 거짓 사이 어딘가에서
이 책은 오래도록 내 마음을 건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