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소도시 아씨시, 스펠로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로마에서의 첫날을 꽉 채운 뒤, 두 번째 날이 시작되었다.
이번 여행은 내게 여러모로 새로운 도전이었기에, 먼 나라로 떠나는 것 자체도 처음이었고, 긴 일정 동안 도시를 많이 옮겨 다니기보다는 한 도시에 머물며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고 싶었다. 남는 시간엔 멀지 않은 근교로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여러 근교 도시를 찾아보며 고민한 끝에, 로마의 10월 날씨와 취향에 맞춰 선택한 곳은 아씨시(Assisi)였다.아씨시는 평화롭고 고즈넉한 매력이 있다고 들었기에, 로마와는 또 다른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로마 근교 카지노 쿠폰은 한국에서 미리 구했던 인연이었다.원래 내가 정했던 날짜가 있었지만, 카지노 쿠폰은 그날이 귀국일이라며 다른 날짜로 변경하길 원했다.먼 타지에서 혼자 여행해 본 경험이 없던 나로서는 사진을 기념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 동행이 원하는 날짜로 일정을 조정했다.
그분은 매번 휴가 때마다 유럽을 찾는 경험자였고, 나는 유럽도 이탈리아도 처음인 상황이었다.
'나보다 잘 아시겠지. 순조로운 여행이 되겠네'하고 안심했지만, 예상은 테르미니역에서부터 보기 좋게 빗나갔다.
나는 유럽 기차 여행이 처음이기에 테르미니역에서 만나 함께 표를 끊고 이동하자고 했지만, 동행은 다른 지역에서 출발해 환승으로 합류하겠다며 기차 안에서 만나자고 했다.
'아, 로마 기차는 우리나라 지하철처럼 환승되는 건가?'
내심 기대했던 도움은 사라졌지만, 첫날 대중교통도 잘 이용했으니 혼자서도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당일 아침 혹시 헤맬 것을 대비해 약속 시간보다 훨씬 일찍 테르미니역에 도착해 표를 구입하려 했지만, 일이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기차마다 표를 구매하는 기계가 달랐고, 내가 원하는 기차표를 사려면 기다리던 줄이 아닌 다른 줄에 서야 카지노 쿠폰. 우여곡절 끝에 표를 구매했지만, 광활한 테르미니역에서 플랫폼 위치를 찾는 일이 또 난관이었다.
10분 전 어디냐고 물어보는 카지노 쿠폰에게
"저 표 드디어 끊었어요ㅠㅠ 플랫폼 위치 찾고 있는데 잠시만요!"
라고 답장을 남겼다.
여행 초반이기도 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말 거는 게 어려웠지만, 늦고 싶지 않아 용기를 내 유니폼을 입은 직원에게"본 조르노!"를 외쳤다.
그리고 도와달라는 간절함이 가득한 눈을 왕방울만큼 뜨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눈빛으로 말을 걸었다.
플랫폼 끝으로 가서 꺾어서 더 끝까지 가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그리고 나는 시계를 봤다.
나에게 남은 시간은 5분
정말 심장이 터져나가라 전력 질주를 카지노 쿠폰.
2분을 남겨놓고도 플랫폼이 보이지 않자
"지금 뛰고 있어요! 못 탈 수도 있을 것 같아요ㅠㅠ 먼저 가세요ㅠㅠ"
라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뛰어 기차에 올라탄 건 출발 1분 전이었다.
"와, 진짜 죽어라 뛰어서 탔어요!"
그러나 카지노 쿠폰에게서 여전히 답은 없었다.
정시가 되자 기차는 출발했고, 읽고도 답이 없는 메시지를 보며 의문이 들었다.
'뭐지...? 내가 길을 못 찾아서 그냥 가신 건가?'
그러나 5분쯤 지나 카지노 쿠폰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저 망했네요, 기차 놓쳤어요."
알고 보니, 카지노 쿠폰은 내가 플랫폼을 찾고 있다는 말을 듣고 기차에서 내려 나를 찾으러 갔다고 했다.
"표를 그렇게 못 끊고 헤매고 계실 줄은 몰랐어요"라며 카지노 쿠폰은 아쉬워했지만, 나는 복잡한 심정이었다.
'왜 연락도 없이 기차에서 내린 거지?'
'그래서 내 탓이라는 건가?'
'처음부터 같이 만나서 같이 가자고 했던 내 제안을 왜 거절했지?'
혼란스러운 마음에 기차에서 잠시 삐걱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 순간엔 차라리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게 나을까 싶기도 했지만, 소통이 아쉬웠어도 결국 동행도 나를 도우려다 놓친 상황이었고.내가 초반부터 더 명확하게 요청하지 못한 것도 한몫했으리라 생각하며, 근처 카페에서 다음 기차로 올 카지노 쿠폰을 기다리기로 했다.
이곳저곳을 검색하다가 기차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아담한 카페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아씨시는 마치 우리나라의 소박한 시골과 같았다. 그래서인지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미리 배워간 몇 가지 이탈리아어와 만국 공통어인 바디랭귀지로 주문을 시도카지노 쿠폰.
나는 따뜻한 카푸치노 한 잔과 화이트 초코가 들어간 크루아상을 시켰다.
우당탕탕 했던 기차 여정의 피로와 속상함이 스르르 녹아내리듯, 달달함이 마음을 채워주었다.그 크루아상은 예상외로 환상적이었고, 이후 유럽 여행을 통틀어 가장 맛있었던 빵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덕분에 이렇게 맛있는 빵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다이어리도 쓸 시간을 가졌잖아? 오히려 좋네.’
스스로를 위로하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카지노 쿠폰.
약 두 시간이 흘렀을 무렵, 카지노 쿠폰이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짐을 챙겨 거리로 나섰다.
새롭게 시작될 아씨시 여행이 이번엔 조금 더 순조롭길 바라며, 다시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렇게 카지노 쿠폰과 처음 대면했지만, 우리의 만남은 또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카지노 쿠폰은 버스를 타지 말고 도보로 이동하자고 제안했다.
"버스로 10분밖에 안 걸리니까 걸어가면 35분 정도면 충분할 거예요, "라는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미리 찾아본 정보에 따르면, 아씨시는 언덕 도시로 도보 이동은 한 시간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는 글을 본 터였다.
"아이고, 절대 안 돼요! 언덕이라 엄청 힘들대요. 버스 타야 해요!"
나는 단호하게 버스를 타자고 주장했고, 왕복권을 끊어 버스에 탑승카지노 쿠폰.
버스는 꼬불꼬불한 길을 오르며 15분을 달린 끝에야 아씨시 중심부에 도착카지노 쿠폰.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카지노 쿠폰.
"내 말이 맞죠?"
"그러네요. 걸어왔으면 한참 걸릴 뻔했어요"
카지노 쿠폰도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아씨시에 도착한 순간, 나는 속으로 생각카지노 쿠폰.
'정말 쉽지 않군. 하지만 어떻게 만나는 사람마다 내 입맛에 맞고 다 좋을 수 있겠어. 그래도 기분 좋게 돌아다녀 보자.'
그렇게 나는 마음을 다잡고, 아씨시의 골목골목을 탐험하기 시작카지노 쿠폰.
처음 마주한 아씨시는 기대와 달랐다.
내가 상상했던 모습은 끝없이 펼쳐진 푸른 잔디밭과 평화로운 피크닉을 할 수 있는 장소였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푸른 잔디밭은 그저 사진 속 일부 모습에 불과카지노 쿠폰.게다가 잔디밭은 접근조차 불가능한 곳이었다.
'내가 생각한 그런 풍경이 아니네'
라는 실망감이 밀려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에 빠져들었다.
아씨시의 진정한 매력은 푸른 잔디밭이 아닌, 시간이 멈춘 듯한 예스러움이 가득한 골목골목을 탐험하는 데 있었다.
고풍스러운 돌담과 아기자기한 창문들,골목을 따라 이어진 고요한 분위기는 다른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을 선사했다.
돌이켜보면 내가 방문했던 유럽의 여러 도시들 중에서,아씨시는 가장 예스러운 분위기를 품고 있으면서도관광하기에 제격인 곳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잠깐 구경을 한 뒤 바로 밥집으로 향카지노 쿠폰.
언덕을 꽤나 올라가야 도착할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내가 주문한 샌드위치는 구운 토마토가 들어간 메뉴였는데, 첫 입을 먹었을 땐 '여기가 왜 맛집이라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빵은 딱딱하고, 처음에는 평범한 샌드위치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운 토마토가 들어간 부분을 한 입 먹는 순간, 머릿속에서 작은 불꽃놀이가 터지는 느낌이었다.
"와! 이거 킬 포인트가 토마토네요! 진짜 이렇게 맛있는 구운 토마토는 처음이에요. 감칠맛이 정말 폭발해요!"
'연속으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다니, 오늘 정말 행운이 따르네!'
구운 토마토의 매력에 푹 빠져 식사를 마친 우리는,아씨시의 남은 골목들을 더 탐험하기로 카지노 쿠폰.
토마토 한 입으로 아씨시의 기억이 더 특별해졌던 순간이었다.
아씨시의 가장 큰 매력은 골목 사이로 멀리까지 펼쳐지는 풍경이었다.
그 풍경은 정말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하고 이국적인 모습이었다. 비가 와서 다소 아쉬웠지만 그마저도 매력이 넘치는 공간이었다.
아씨시는 1박 이상 머물며 도시의 매력을 더 깊이 탐방해도 좋을 만한 곳이었다.당일치기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지만, 그 풍경과 고즈넉한 분위기를 온전히 느끼기에는 시간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
'다음에는 꼭 여기서 더 오래 머물러봐야겠다.'
그렇게 마음 한편에 이곳을 저장해 두었다.
골목마다 아씨시를 닮은 귀엽고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이 가득카지노 쿠폰. 특히 나라별 구유를 각국의 특색을 살려 섬세하게 표현한 장식품들은 하나같이 눈을 사로잡았다.
정말이지 집만 넓었다면 모두 데려오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여행 초반이라 기념품을 살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나는 한 가게에서 발길을 멈추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호두에 새겨진 아씨시 마그넷 하나를 구입했다.
작은 선물은 여행이 끝난 뒤에야 진가를 발휘했다. 그것은 단지 자석이 아니었다. 내게는 그날의 날씨, 골목의 정취, 그리고 아씨시에서 느꼈던 모든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시간의 조각이었다.
집 냉장고에 붙어있는 수많은 자석들을 보면서 나는 오늘도 여행을 되돌아보고 있다.
그렇게 한참을 구경한 뒤, 우리는 스펠로로 향카지노 쿠폰.
스펠로에 도착한 순간, 작은 역이 품고 있는 정겨운 분위기가 나를 반겼다.
아담한 마을은 시간이 멈춘 마치 중세 시대 속으로 걸어 들어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골목마다 화사하게 피어난 꽃들로 장식된 모습은 내 취향을 정통으로 저격카지노 쿠폰.
발을 디디자마자 스며드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여기를 더 오래 머물렀어야 했는데.’
‘조금 더 일찍 와서 천천히 둘러볼걸.’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처음에 스펠로만 구경하고 싶다고 했었다. 카지노 쿠폰이 “볼 게 없다"라며 아씨시를 추가하자고 제안했을 때, 내 의견을 더 강하게 피력했어야 했는데... 지금도 그 선택에 대한 아쉬움이 마음 한편에 남아 있다.
결국 아씨시에서 시간을 많이 소모한 탓에 스펠로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단 45분뿐이었다.
45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스펠로는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마을 곳곳에 가득한 따뜻한 분위기는 커피 한 잔과 와인 한 잔을 곁들여 여유를 즐기고 싶은 마음을 절로 들게 카지노 쿠폰.
‘아마도 오늘은 맛보기일 뿐, 다음에 소중한 사람과 다시 오라는 의미겠지.’
스스로를 그렇게 위로하며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테르미니역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기차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난 이 순간을 정말 다시 돌리고 싶다.
동행은 자신이 수없이 이탈리아를 여행했지만 정작 기차표를 끊어본 적은 없다고, 그것이 무슨 자랑인 양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기차표 값이 아깝다며 나를 설득하기 시작카지노 쿠폰.
"아침에도 표 검사하던데요?"하고 의심스러운 눈으로 물었지만, 카지노 쿠폰은 절대 걱정하지 말라며 큰소리쳤다.
"걸리면 내가 벌금까지 낼게요!"
제값을 내고 타려던 나를 "바보"라며 웃어넘기는 카지노 쿠폰의 말에 그만 나도 얼떨결에 동조해 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테르미니역에 도착하기 직전 기차표 검사가 시작되었다.
'벌금까지 내준다며?' 하는 눈빛으로 카지노 쿠폰을 바라봤지만, 그는 내 눈을 피하며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결국, 급하게 머리를 굴려 검표원에게"막차를 타느라 티켓을 구매하지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살 수 있나요?"라고 물었고, 현장에서 5유로를 추가로 내고 나서야 상황은 정리되었다.
검표원이 지나간 뒤 카지노 쿠폰은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걸어왔지만, 나는 이미 그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유럽 여행 선배라더니 후배에게는 엉뚱한 것만 가르치고... 설마 아침에 기차역에 안 나온 것도 무임승차를 했던 걸까?’
스스로를 탓하며 한숨이 나왔다.
‘아휴... 그래, 나도 잘못한 부분이 있으니 이건 그냥 교훈 삼아 넘어가자.’
이날 나는 여러 가지를 배웠다.
원하는 곳에 갈 때는 내 일정과 계획을 지키기로.
충분히 머물고 싶다면 주저하지 않고 내 의견을 분명히 전하기로.
어려운 일이 생기면 확실히 부탁하기로.
그리고 무엇보다, 바보가 되더라도 정직하게 살기로.
이런저런 생각 끝에, 저녁은 마트에서 간단히 장을 봐 숙소에서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카지노 쿠폰은 눈치 없이 내가 들른 마트까지 따라왔고, 마지막에는 근교에서 산 와인을 함께 하자는 뉘앙스까지 흘렸다.
‘넌 정말 창피하지도 않니?’라는 눈빛을 보내며, 피곤하다는 핑계로 숙소로 돌아왔다.
그렇게 근교 여행으로 떠난 둘째 날은 끝이 났다.
잊지 못할 교훈과 함께 다양한 감정들이 뒤섞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