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만큼은 아니지만 <한여름 밤의 꿈도 은근히 재창조되고 거듭난 작품이었더라구요. 그 옛날 마하일 포킨 버전부터 시작된 <한여름 밤의 꿈은 프레데릭 애슈턴, 조지 발란신에 의해 재해석, 재창조되었습니다. 존 노이마이어 버전도 있다고 하는데, 저는 이 버전은 못 봤어요. 검색해보니 국내에서도 이 작품이 소환된 적이 있네요. 서울발레시어터가 멘델스존, 차이코프스키, 모차르트의 음악을 사용해서 창작 희극 발레로 만들어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한 바 있습니다.
지금 올리는 버전은 발란신 버전으로 뉴욕 시티 발레단과 파리 오페라 발레단이 출연한 영상이에요. 뉴욕 시티 발레단의 영상물은 오래된 화질이어서 감상하기에 불편할 수가 있어요. 그래도 안좋은 화질마저도 뚫고 나오는 춤실력이 정말 좋네요. 무엇보다도 발란신의 안무가 정말 아름답고 예쁘더라구요. 애슈턴, 발란신 두 분 모두 안무를 예쁘고 아름답게 뽑아내시는 데에 아주 천재적인 안무가들이셨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애슈턴 버전에서는 요정계와 사랑의 희비곡선을 그린 두쌍의 커플들, 연극 연습을 하는 무리들이 나오는데, 발란신 버전에서는 인간계의 왕인 테세우스와 히폴리타도 나옵니다. 그래도 큰틀에서는 두 작품 모두 원작에 충실했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