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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탄주 Feb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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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저장 장치


보통의 호수는 물이 흘러 모이는 곳에 생긴다. 그러나 산의 정상부에 생긴 호수가 있다.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호명산 위에 있는 인공호수이다. 호수의 목적에는 홍수조절, 농업용수, 수력 발전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 호수의 임무는 남는 전기 저장용이다.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는 빛의 속도로 이동하여 가정과 공장에 전기를 공급한다. 그러나 밤에 공장과 가정에서 전기를 끄면 전력이 남아서 1초에 60바퀴씩 돌던 발전기의 속도가 증가하게 된다. 수요 전력에 맞춰 발전기도 정지시키면 되겠지만 원자력 발전이나 화력 발전은 한번 정지시킨 후에 다시 가동하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차라리 밤에 전력을 싸게 팔거나(이를 심야전력이라 한다) 그래도 남는 전력으로 물을 끌어올려 빈 호수를 채우게 되는데 그 목적으로 만든 호수가 바로 호명호수이다. 배터리에 충전하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하겠지만 배터리에 들어가는 전력은 얼마 되지 않는다. 기껏해야 장난감이나 랜턴 혹은 자동차 엔진을 구동하는 모터에 공급하는 정도의 전력밖에 안 된다. 최근 몇 년간 배터리의 성능이 급속히 커져서 자동차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쓸 수 있지만 가정이나 공장을 가동하는 전력으로는 어림없다.

낮에 수요전력이 늘어나면 밤에 퍼 올린 물로 수력발전하여 전기를 만든다. 따라서 이 호수는 밤에는 물이 올라왔다 낮에는 물이 빠지는 현상이 반복되는데 이를 양수 발전이라 한다. 호명호는 국내 최초의 양수 발전소인 청평양수발전소의 상부 저수지로 1980년에 생겼다. 가평 팔경 중 제2경으로 선정될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호수 주변에는 팔각정 전망대, 하늘정원, 들꽃정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되어 있어 서울 근교에 가볼 만한 곳 중에 하나다.

석탄이나 가스를 태워 전기를 만드는 화력 발전은 공기를 오염시키고 공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증가시켜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세계적으로 퇴출의 대상이 되어 있다. 무엇보다 지구가 과거에 태양 에너지로 만들어 놓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양이 유한하므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가 아니다.

원자력 발전에는 굴뚝이 없다. 배출가스가 없다는 것이다. 에너지가 화학반응에 의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원자핵 반응에 의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연료비는 싸지만 -매일 몇 톤씩 들어가는 화력발전에 비해 원자력 발전에는 수년에 한 번씩만 농축 우라늄 교체- 수 십 년 수 백 년이 지나도 안 없어지는 방사성 폐기물이나 대형 사고의 위험 등 역시 지속가능하지 않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는 소위 신재생 에너지라 불리는 태양광이나 풍력, 수력 혹은 파도이다. 이런 에너지의 약점은 에너지 밀도가 낮고 수력 빼고는 불규칙적이면서 예측 불가라는 것이다. 태양광만 믿다가 날씨가 흐리면, 풍력만 믿다가 바람이 없으면 낭패다. 따라서 각 발전 방식의 비중을 적절히 조절해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기존의 발전방식에 비해 예측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남는 때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양수 발전이 유일한 에너지 저장장치였지만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대용량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가 발전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물에 전기 에너지를 주면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된다. 이때 얻은 수소에 불을 붙이면 폭발하면서 열 에너지가 발생한다. 즉 전기 에너지가 수소가 되고 다시 열 에너지로 변한 것이다.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태양광과 파도 풍력으로 발생하는 전기 에너지로 수소를 만들어서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이 수소로 다시 전기를 만들면 신재생 에너지의 불규칙성을 보완해 주는 현대판 호명호가 될 수 있다. 수소가 다시 전기가 되면서 에너지를 토해낼 때는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환경에 무해한 물이 생긴다.

호명호를 가려면 경춘선 전철을 타고 상천역에서 하차하여 4월부터 11월까지 운행하는 호명호수로 가는 30-4번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상천역 출발 첫차는 오전 9시 20분, 막차는 오후 5시 30분이며, 배차 간격은 약 50분이다. 물론 네비에 호명호로 검색하여 호명산 아래까지 갈 수도 있다. 입장료는 없으므로 꽃필 때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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