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 편의 자서전이 펼쳐지고,
감정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원숭이다. 그를 제외한 모든 배역은 사람이다. 그래서 당연스럽게도 기다렸다. 왜 주인공이 원숭이고, 어떻게 사람의 언어를 깨우쳤고, 한 가정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는지. 그런데 영화가 끝날 때까지 관련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감히 해보았던 추측은 이러하다. 원숭이는 인간 진화의 원형이기 때문에 성장 드라마의 파격적인 주인공으로 적합할 수 있다. 다른 조건은 전부 인간과 동일하지만, 외형만 다르다. 감독이 진화의 원형을 주인공 삼아 성장의 의미와 감동을 극대화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필자는 창조론자다.)
예상은 빗나갔고, 영화는 그대로 막을 올렸다. 그리고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는 자막이 나왔다. '카지노 게임 윌리엄스'를 아는가? 영국의 국민가수이자 영국 대중문화를 상징하는 록스타다. 물론 나는 누군지 전혀 몰랐다.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왜 그가 원숭이로 나오는가에 의문을 품었을 테다. 카지노 게임 윌리엄스는 목소리로 영화에 출연했고, 자신을 원숭이로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 항상 남들보다 진화가 덜 된 느낌이 들어서라고 설명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보기 전이라면, 카지노 게임 윌리엄스에 대해 한두 줄이라도 읽어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가 누군인지 대략이라도 알면 감동은 배가 될 것이다.
전개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다. 잘 만든 뮤지컬 영화는 음악이 흐름을 끊지 않고, 분위기를 고조하며 전개를 이끈다. 장소의 전환도, 시간의 흐름도 음악이 있으면 훨씬 유연하다. 이 점은 뮤지컬 영화의 큰 매력 중 하나다. <카지노 게임 역시 음악이 감정을 울렸고, 영화의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중반부 테이크 댓이 거리를 누비면서 보여주는 뮤지컬 장면은 <위대한 쇼맨을 연상시켰다. 뮤지컬은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장르긴 하지만, 좋아한다면 이 영화를 분명 흥미롭게 받아들일 것이다. 소름 돋았던 점은 <카지노 게임과 <위대한 쇼맨의 감독이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다. 어쩐지 비슷한 냄새가 나더라니.
카지노 게임가 무대를 할 때면 객석에서 원숭이들이 그를 노려본다. 무대를 설수록 원숭이들은 많아지고, 결국 카지노 게임는 그들과 한 판 승부를 펼친다. 이들은 카지노 게임의 자아다. 자세히 살펴보면 원숭이들의 모습은 카지노 게임의 과거 모습과 닮아있다. 어린 나이에 얻은 스타성과 그로 인한 부담감. 극복하기 위해 선택했던 알코올과 마약. 이에 의존하면서 망가져 버린 카지노 게임. 스스로의 선택과 주변인의 영향으로 인한 상처가 그의 내면을 괴롭히고, 무대를 도살장으로 만들었다. 공연 도중 그가 관객석의 원숭이들을 찔러 죽이는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 무대를 기점으로 카지노 게임는 완전히 무너진다.
카지노 게임는 다시 일어나고자 한다. 그러나 이미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셨고, 사랑하던 그녀는 다른 남자와 가정을 꾸린다. 그리고 주변 이들은 모두 카지노 게임에게 등을 돌렸다. 박명수의 변칙성 명언이 떠올랐다. 카지노 게임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
그런데 카지노 게임는 천천히 다시 일어선다. 주변 이들과의 관계를 하나씩 하나씩 회복한다. 한 명씩 찾아가 자신의 진심을 전한다. 그런 그는 스타를 넘어선 위인이었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밑바닥까지 떨어졌지만, 스스로의 상처를 마주하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카지노 게임는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지만, 회복과는 무관하다고.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이후 디너쇼에서 아버지와 함께 부른 'My way'가 절정이다.
후회, 조금은 있었지. 하지만 다시 언급할 정도는 아니야.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했고, 성실하게 끝까지 모두 해냈지. 나는 내 인생을 계획했고, 그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왔지.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 방식대로 했다는 거야. 그래, 그럴 때도 있었지. 너도 물론 알고 있겠지만, 과욕을 부렸던 때도 있었어. 그러나 그런 것들에 대해 의문이 들었을 때도 보란 듯이 압도하며 이겨냈지. 모든 시련에 맞서서 당당히 이겨냈지 내 방식대로 말이야.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무엇을 성취해야 하는가?
자기 주관이 없으면 쓸모없는 사람이야.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말할 수 있어야 해.
절대로 비굴한 말을 해서는 안 되지.
지난 세월이 말해 주고 있어.
난 많은 시련 앞에 당당하게 맞섰고
내 방식대로 했어.
그래.
내 방식대로 했어.
<카지노 게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