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A Whole New LIFE∞SELF Uni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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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AROAD 2015 (수행이면서 휴양이고, 결국 삶이 될 운명인)
♬ Brave New World - 브라운아이드걸스
리브어보드(Liveaboard)는 배에서 자고 생활하며 먼 바다를 탐험하는 다이빙 프로그램 명칭이다. 연근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바닷속을 볼 수 있고, 망망대해 무인도에서 밤을 보내는 멋진 체험도 할 수 있다. 문제는 운영이 매우 어렵고 계절적이라서 비용이 높고 기회가 제한적이란 점이다.
리브어보드를 경험해보고 그 매력에 흠뻑 빠진 난 그걸 육지로 옮겨서 하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했다. 그리고 긴 기간과 먼 거리를 모토 캠핑으로 생활하면서 내 내면과 다양한 바깥 삶을 탐험하는 여행을 떠올렸다. 익숙한 것 같지만 사실 거의 알지 못하는 미지의 시공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수행.
그런데 매일 씻고 잘 곳을 찾으며 생활하는 컨셉이 자칫하면 오체투지 같은 고행의 길이 될 것 같았다. 그래, 그럼 내 특기를 살려 휴양의 요소를 듬뿍 넣자. 리조트를 짓듯이 사이트를 고르고, 영원토록 살듯이 여유롭게 즐기자. 프로그램 이름은 길에서 먹고 자고 산다는 뜻으로 리브어로드로 하자!
* * *
두 번의 장거리 투어를 무사히 마친 나는 이번엔 캠핑 장비와 함께 북쪽을 향했다. 꿈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현실이 되는 순간! 쉽지는 않았다. 너무 많아진 짐은 늘 뒤죽박죽에 서두르다 장비를 금방 고장 냈다. 어떤 날은 자정 넘어 캠핑할 곳을 찾고 있었고, 때와 장소를 잘못 골라 날을 꼴딱 새기도 했다.
어떻게 겨우 버티고 넘기고 좌충우돌하며북진에 북진,방콕과 태국 북부를 지나 라오스 루앙프라방까지 갔다.그리고 산을 넘다 넘어져 로컬 집에서 신세 지는 일도 겪으며푸켓을 뜬 지 40일 만에 여정의 최북단중국 국경에 도착했다.
생각했던 휴양과는 거리가 먼 전투형 생존 리브어로드였다.
그래도 세 달 만에 투어를 마칠 즈음엔 기술과 감각을 익혀 편안해진 상태였고, 무한대로 펼쳐진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발견한 것 같은 감흥에 꽤 들떠 있었다. 하지만 삶으로 계속 이어갈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2015년 리브어로드는 삶∞나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대한 여러 힌트만 남긴 채 그렇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