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방식으로 점심겸 저녁(식사시간이 3시40~4시40)을 먹고 산에 올라갔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가기전에 빗방울이 듣는 것 같아 잠깐 망설였지만 이미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강렬히 원하는 내 몸을 거스를 수 없었다. 비오면 쓸 요량으로 사무실에 있는 우산을 준비했다.
다른 때 같았으면 날씨가 흐리기만 해도 비 온다는 핑게로 갈등도 없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쉬었는데 요즘은 웬만해선 산에 오르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진심으로 중독적인 마음이 된 것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시작하고 6개월 전후인 것 같다. 한 가지를 3개월을 꾸준히 하면 몸이 기억한다고 했는데 나의 경우는 3개월은 확실히 아닌 것 같다.
3개월을 지났을 때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정말 하기 싫은 때가 종종 있었던 걸로 기억난다. 사무실에서 언짢은 일이 있었을 때, 아니면 컨디션이 안 좋아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건 뭐건 꼼짝달싹 하기 싫을 때는 빼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그런데 6개월을 기점으로 점심겸 저녁 도시락을 들고 사무실을 나가는 순간부터 산에 가고 싶어졌다. 밥을 먹고 발이 먼저 알고 저절로 산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지경이 되었다. 완전 신나게. 그 때쯤이면 뇌에서 도파민이 나오고 있는 것이 느낌으로 알 정도가 되었다고나 할까
날씨가 흐리든지 말든지, 금방 비가 쏟아지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고 즐겁게 산을 올라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하는 경지에 오르다니, 겨우 6개월만에. 이런 모습을 스스로 신기해 하며 오늘도 어김없이 오감을 활짝 열어 젖히고 봄을 맞아 나날이 달라지고 있는 산의 품안에서 뛰노는 기분이 되어 산길을 걸었다.
중간쯤에서 커다란 상수리나무 둥치위에 있는 총설모 한마리를 보았다. 청설모가 나를 보고 멈칫한 것 같았다. 이 때다 싶어 마음속으로 '청설모야 잠깐만 거기 있어줄래' 를 외치며 사진을 찍었다. 청설모가 그 말을 알아들었을리가 만무한데 사진을 6~7장이나 찍는 동안에도 도망가지 않고 그 나무에 그대로 있었다. 등산로를 다니는 사람들이 자기를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익히 아나보다. 만일에 누가돌팔매질이라도 했더라면 작은 인기척에도 혼비백산을 하고 도망가지 않았을까. 사진을 다 찍었는데도 나를 빤히 보고 있어서 아이처럼 "야아!"했더니 그제서야 "뻐그르륵" 온라인 카지노 게임 소리를 내더니 나무 위로 냅다 올라갔다. 청설모가 내는 소리를 처음 들었다.
내려오는 길에는 송화가 몽실몽실 탐스럽게 피어있었다. 작고한 이어령선생님이 하신 말씀, '우리는 바람을 볼 수 없지만, 유일하게 송홧가루가 날릴 때만큼은 노랗게 흔들리는 바람의 육체를 볼 수 있다.'는 말이 떠올라서 소담스럽기 그지없는 송화를 한참동안 쳐다보았다.
런닝머신을 뛰는 것보다 등산을 하는 것이 훨씬 좋은 이유중 하나가 뇌를 젋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런닝머신에서는 기계적으로 뛰는데 반해, 등산은 걷는 동안 뇌가 끊임없이 주변을 인식하느라고 그렇다 했는데 오늘만 해도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몸만 튼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뇌까지 젊게 하는 등산이라니,이렇게 수지 맞는 중독도 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