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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하연 Aug 26. 2022

조회수 10만 되면, 노트북 사줄게.

하루가 비슷비슷한 무늬를 만들며 흘러가다가 아이와 집 안에 편의점을 만든 일이 특별하게 느껴져서

브런치에 글을 올렸다.


제목은 <나 외숙모랑 하루만 살고 싶어.



내 브런치의 파급력은먼지처럼 미미하기에, 그날도 일상을 기록하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 몇 시간 뒤, 잠깐브런치 글을 확인하는데, 평소 보지 못한 숫자가 찍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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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일일까?

마지 내 통장에 누군가 잘못 입금한 숫자를 본 듯했다.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알고리즘을 탄 것 같았다.

금요일 저녁은 가족 외식회가 있는 날이었다. 외식하기 전 숫자를 다시 확인했다. 주식도 이렇게까지 자주 확인하지 않는데, 볼 때마다 놀라웠다.


처음 만나는 무지개에 신나 남편을 보자마자.

"여보, 나 브런치에 쓴 글이 지금 조회수 2만이야."

"진짜야?"

"응응. 너무 신기하지."

"어디에 노출된 거야?"

"통계 보니까 다음 메인화면인 거 같은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 그거 찾다가 나온 거야."

뒷 자석에 앉은 아이가

"엄마 너무 좋겠다. 나도 제페토 알고리즘 타는 게 소원인데... 그거 어떻게 하는 거야?"

"나도 몰라."


정말 모르는 일이었다. 나도 방법을 알고 싶었다.


모두가 튜브처럼 들뜬 마음에 저녁을 먹으러 샤부샤부 집을 향했다.


"여보, 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요즘 이상해. 글자를 쓰면 엉뚱한 글자가 뒤에 붙어.

'아'를 쓰면 '아ㅇ'이렇게 돼. 맛이 갔어. 바꿔야 될 것 같아."


잠깐 침묵이 흘렀다. 남편이 입을 열었다.


조회수 10만 되면 내가 노트북 사줄게.



남편은신난얼굴로말했다.


그 말을 듣고 치사했다. 안 사주겠다고 말을 하면 되지 10만은 무슨? 어떻게 10만이 된다고....

곧 사그라질 숫자인데....

쿨하게 사준다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매번 이런 식으로 약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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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먹고와서도계속숫자를확인했다.더불어구독자 수도조금씩늘고,댓글도달렸다.모르는사람들이자기의일처럼댓글을달아주는상황도신기했다. 하나의 글을 통해 자기의 유년시절도 떠올리고, 부모님도 떠올리고, 아이들도 떠올렸다. 글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할 줄은 미처 몰랐다. 반응을 들여다 보는 즐거움이 더 컸다.






하루 지나면 멈출같은숫자는 이상하게계속올라갔다.글을올린금요일은지나,토요일이되어서도오르다가일,월요일을 지나,화요일에10만조회수를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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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알고리즘으로 돌아가는지 미처 알지 못해서,

'금요일에 담당자가 다음 메인화면에 띄워주고 토, 일 주말출근을 안 했나?' 생각하다가

왜 숫자가 한 번에 딱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서서히 줄어드는 것이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 모든 것의 답을 찾지 못했지만, 내겐 명확한 답 하나가 남아 있었다.



남편에게 폴짝폴짝 뛰며, 드디어 10만이라고 말했다.

이 기쁜 순간에 남편은 혼자만 웃지 못했다. 이렇게 될 줄을 미처 알지 못했다.

노트북을 사줄 생각이 없었기에 그런 말을 던졌는데, 진짜 10만이 되었으니 노트북을 사주겠다는

말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었다.



"언제 사 줄 거야?"

"내가 그런 말을 했었나?"

"당신 닉네임 넓은 마음이잖아. 넓은 마음답게 살아야지? 자꾸 이렇게 좁은 마음 같은 말 할래?"


다 같이 웃음이 터졌다.

나는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 남편과의 에피소드를 SNS에 올렸다.



그 아래로 이런 답글이 달렸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는 거 미리 축하드려요.

-으하하하하! 노트북 생기겠다.

-진짜 진짜 진짜 축하. 남편 천리안

-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고 인증 소식 기다릴게요

-세상에 만상에, 이런 기쁜 에피소드를 봤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보너스로 하연님 품에 쏙



답글을 캡처해 남편에게 보냈다. 그날 저녁 어떤 노트북이 좋냐며 물었다.

같이 앉아 노트북을 골랐다.







<바꿔야 할 컴퓨터



내 글을 읽어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했다.


새 노트북은얼굴모르는 수많은분들이 사준 것이다.

클라우디 펀딩처럼 여러분의 클릭으로 노트북을 선물받게 되었다.

(남편은 그 후 말 한마디의 무게를 생각하게 되었다. 말에는 책임이 따른다.)


일상의 글 하나가

사람들이 가진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다뜻한 댓글을 만나게 하고,

노트북을 품에 안겨 주었다.


이 모든일을 가능하게 해 준

알고리즘씨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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