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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생적 오지라퍼 Apr 25. 2025

나는 방임형 카지노 게임였구나

아들 녀석은 결코 동의하지 않겠지만

일주일 산책 코스에서 가장 빈도수가 높은 장소는<어린이 대공원이다.

개장 초에 이곳을 다녀간 적이 있다.

초등학교 때였던 것같다.

그 곳의 놀이동산을 아버지 친구분이 맡아서 운영하셨더랬다.

그래서 아마도 신나게 공짜로 놀이기구를 탔었던 기억이 난다.(무서운 것은 그때도 타지 못했다만)

남편과 선을 보고 세 번째 만났을 때

이곳으로 데이트를 왔던 기억이 있다.

동물도 좋아하지 않았는데 왜 왔던 것인지 모르겠는데(당시 시댁이 이 근처였었다.)

그냥 호랑이를 보고 신기해했던 기억만 난다.

아들 녀석 유치원 때 아버지 친구들 가족 모임이 이곳에서 있었는데(꽤 여러 가족들이 모였었다)

가족별로 단체 줄넘기를 하다가 남편이 대짜로 미끄러져 모두에게 큰 웃음을 줬던 기억도 있다.

(카지노 게임 몹시 창피했다만)

이 근처로 이사오기 전까지의 <어린이 대공원 과 관련된 기억은 딱 그 세 번이었다.

가까운 이곳으로 와서 주된 산책 코스로 자연스럽게

곳을 다녀 보니

평일에는 <어른이 대공원이고

주말에는 <어린이 대공원이 맞다.

물론 보기 좋은 건전한 데이트족들도 꽤 있다.

평탄하고 꽃 많고 게다가 동물까지 있고

제일 중요하게 전 공간 무료로 개방되는 이곳을

(놀이기구탑승만 돈을 낸다.)

여러 나이대가 다양한 목적으로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오늘 오전은 이곳에서 처음 보는 재미있는 광경이 펼쳐졌다.

옆에 위치한 유명 예술고등학교 주최 미술대회가 열리는 날이었나보다.

꽤 많은 중학생들이 화판을 펴고 의자를 놓고 물감과 화구를 놓고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미술을 전공하려고 마음먹은 학생들이 내 생각보다 꽤 많았다.)

그리고 그 주위에는 부모님들이 함께였다.

바짝 붙어 앉아있거나

휴대폰을 보고 근처에 서 있거나

간식을 챙겨주거나 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녀들의 실기 대회를 보살펴주고 있었다.

심지어는 그림 스케치에 이래라 저래라 코칭을 하는 사람도 있다.

(미대 출신 카지노 게임인가 본데 그래도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선생님에게 전화로 문의하는 경우도 보았다.

(그것도 명색이 대회인데 아닌 것 같다.)


잠시 나를 돌아본다.

내가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아이가 화구를 펼쳐놓으면 나만의 산책을 다녔을 것 같다. 오늘 봄꽃이 절정의 만개 상황이다.

아니면 대공원 주변의 멋진 카페를 검색하여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우아함을 보였을 것 같다.

내가 편하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내가 옆에 바짝 붙어있으면

아들 녀석이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의 실력 발휘를 못할 것 같아서 그랬을거지만

나처행동을 한다면

방임형 카지노 게임라고 관심 없는 카지노 게임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MZ 부모님들은 역시 다르다. 아니다.

내가 특이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부모님들을 보면서 많은 반성을 했다.

아무리 학교에 있었어도 하나뿐인 아들 녀석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을 못했었고

(하필 나도 중 3 담임이어서 졸업식을 진행하는 해였지만)

학원을 찾아보고 미리 컨택해서 보내는 일 같은 것은 하지도 않았고

(자기가 가겠다고 하면 학원비를 주었을 뿐)

친구들을 엄청 좋아하는 성격을 이해하지 못해서

매번 놀러나간다고 잔소리를 엄청 해댔고

(친구가 오만 이천명은 되는 듯 하다.)

운동 선수를 하고 싶다는 그의 스포츠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여 절대 안된다고 딱 잘랐고

(내가 뒷바라지 할 자신이 없어서였던 것이 팩트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나는 방임형 카지노 게임가 맞다고.

내가 조금더 열정적으로 아들을 케어했었더라면

아들 녀석은 업그레이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일생이 분홍빛으로 밝게 빛났을지도 모르겠다고.


그런데 아들 녀석은 내가 방임형이었다는 것을 아마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너무도 많은 참견을 한 카지노 게임로 기억할 것이 분명하다.

아직도 지독하게 잔소리가 많은 카지노 게임로 기록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카지노 게임과 열정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내용과 사안에 따라 포지션을 적절하게 취하는

멋진 카지노 게임가 되는 일은 쉽지 않다.

카지노 게임들도 모두 다 카지노 게임 노릇이 처음인 사람들이다.

너도 부모가 되어보면 알게 된다.

멋진 부모 노릇하기가 그리 쉬운게 아니다.

나도 그걸 모르고 할머니에게

싫은 표정과 아픈 말들을 쏟아냈던걸

지금은 몹시도 후회하고 있다고.

<폭싹 속았수다 는 어느 집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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