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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생적 오지라퍼 May 11. 2025

늙지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레시피 154

옛날 옛적에 먹었던 것들이 더 또렷하다.

어버이날 저녁 식사가 평양냉면집 사건(이전 글을 참고하시라.)으로

멋있게 마무리 되지 못해서 찝찝하던 차에

오늘 점심에 지난번에 못간 청와대 투어를 하자고

아들 녀석이 예약을 해두었다 한다.

그대신 점심 식당은 나보러 찾으라고

본인은 다른 볼 일 한 가지를 보고 오겠다했다.

요새 나에게 너무 잘해주어 기쁘지만 한편

여자친구가 없어서인지 싶어 씁쓸하기도 하다.

3월부터 이래저래 세 번째인 안국역 1번 출구에

또 내렸다.

지난번 동생과 투어한 날은 북촌 중심이었다면

오늘은 오롯이 삼청동 중심으로 천천이 걸어본다.

11시 10분인데도 삼계탕집도 만원, 홍합밥집에도 대기줄이 그리고 수제비집에는 벌써 인산인해카지노 게임 추천.

조금 더 울라가서 있는 한식집을 픽한다.

안내문에 써있는 보리카지노 게임 추천 정식을 먹고 싶어서카지노 게임 추천.

녹찻물에 밥말아서 꼬득꼬득한 보리카지노 게임 추천 한 젓가락 얹어먹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카지노 게임 추천.


어려서 우리집 주방 천장에 빨랫줄을 널어놓고

조기를 매달아 천천이 말려서 카지노 게임 추천를 만들곤 했다.

아마 다른 집들도 다들 그렇게 해 먹었던 것 같다.

생선이 마르는 몇날 며칠동안 꿈꿈한 냄새가 코를 찔렀는데(비린내를 싫어라했다.)

잘 말린 카지노 게임 추천를 손으로 쭉쭉 찢어서 엄마가 흰밥위에 올려주면 짭조롬하니 받아먹는 맛이 있었다.

부산 출신이라 생선을 좋아하는 아버지를 위한 맞춤형 메뉴였고

그 때도 비쌌는지 우리에게는 겨우 한 조각씩만 배당이 되었을 뿐이어서 더욱 맛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 먹고 난 카지노 게임 추천의 대가리와 뼈 부분은 며칠 뒤

콩나물과 간장을 넣어서 다시 간간하게 생선찜으로 변신되어 밥상에 올라왔었다.

보기에는 그래도 맛은 있었는데 다른 집들은 안해먹었나보다. (잘 사는 집은 안먹었으리라.)

뼈까지 간이 배여서 쪽쪽 빨아먹는 맛이 있었다.

그리고는 결혼 후 까마득하게 카지노 게임 추천를 잊어버리고 살았다가

어느 해 여름에 너무도 지치고 힘들었던 때

지나가던 정동길의 한 식당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정식이라는 매뉴를 발견했다.

얼음 동동 녹찻물에 밥말아서 바싹 구워진

카지노 게임 추천 한 조각을 올려먹고나니

복잡하고 열받았던 머리도 맑아지고 기운이 올라왔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로 가끔씩 찾게 되는 힐링 음식 메뉴에 등극하게 된다.


우리집 안방에서 말리던 것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메주였다.

생긴 것도 요상한데 며칠간 아랫목을 차지하고 있어서

메주와 함께 잠을 자는 날들은 내 코가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

자다가 잘못하면(온 방을 돌아다니면서 잔다.) 메주를 건드려서

다음 날 아침이면 엄마한테 들키기전에

몰래 몰래 다시 빚어두기도 했다.

강정이나 한과를 만든 날에도 아마 방 한 구석을

여러 종류의 강정과 한과에 내 주기도 했었던 것 같고

식혜를 만든 날도 그랬던 것 같다.

(그 힘든 일들을 왜 하셨던 것이냐. 엄마는)

그러고보니 우리 엄마 참 대단하다.

음식하는 것을 싫어하고 움직이는 것도 싫어하고

제사를 일주일 앞두고부터는 두통이 온다고 보자기로 머리를 묶고 누워계시던

우리 엄마가 이런 많은 음식들을 준비하고 만들고 했었단 말이냐.

나는 반의 반의 반도 못 쫓아가겠다.


오늘의 식당은 일단 갓 지은 흰 밥이 맛있었고

조금 조금씩 내어주는 반찬이 맛갈났고

(톳나물무침이 특히 맛났다.)

집된장이 틀림없는 된장찌개도 맛났고

(너무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딱 그 정도의 카지노 게임 추천.)

남는 음식 없게 조금씩 주는 양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나는 무엇이든 <양보다 질이 우선카지노 게임 추천.라고 생각하는 편카지노 게임 추천.

어버이날 식사 대신으로 함께 한 카지노 게임 추천정식은 참으로 깔끔하고 맛있었다.고맙구나 아들아.

아들 녀석은 보쌈정식을 시켰지만 함께 나누어 먹었고 카지노 게임 추천를 더 좋아라했다.

오랫만에 포식을 한 점심카지노 게임 추천.

올해들어서 가장 맛있었던 식사 Top 3 안에 든다.

그리고 식사하는 동안 카지노 게임 추천를 손으로 뜯어주시던

그 시절의 엄마가 조금은 그리웠다.

글로벌한 시대여서 퓨전 음식이 대세이고

K-푸드가 유명해진 시대이지만

나는 왜 옛날 옛적 촌스럽기도 한 그 음식들이

더 또렷하게 생각나는 것이냐?

돌아오는 길에는 군밤과 동그란 갱엿을 하나 사가지고 왔다.(군밤은 그 맛이 아니다. 목만 메인다. 갱엿은 이빨 부러질까 조금씩 녹여먹고 있다.)

점점 늙은이가 되어가고 삶 자체가 신파가 되어가는데

물론 음식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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