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지기들에게
독서모임에 내가 고른 책을 읽을 때면 부담스러워요. 이번에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당신들이 산문집 같은 이상한 책을 좋아하지 않아서 일 것이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들 중 하나라서 그렇습니다. 근데 다시 읽어보니 이 책이 그 정도인가? 싶어요. 이 책을 처음 읽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카지노 쿠폰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사랑에 실패했을 때 읽어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많이 울면서 읽었거든요..
여러 권의 이병률 책을 읽었지만 이 책만큼 사랑을 많이 말하는 책은 없습니다. 이병률은 아주 아주 낭만적인 카지노 쿠폰입니다. 흐르는 피까지 사랑으로 이루어진 카지노 쿠폰 같아요. 혈액 속 전해질마저 사랑의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진 카지노 쿠폰이요. 사랑을 믿지 않는 카지노 쿠폰이 있다면 곧장 사랑을 보여주겠다며 바다로 훌쩍 차를 태워 줄지 모르겠습니다. 같이 술도 한 잔 하고, 바람 쐴 겸 해변을 걸을 수도 있겠습니다. 사랑을 왜 믿지 않느냐고, 넌지시 본인 사랑 얘기를 풀어 놓을 수도요.
다만 책과는 다르게 모든 관계는 사랑이 아닐 것 같습니다. 모든 카지노 쿠폰이 내 카지노 쿠폰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모든 카지노 쿠폰을 사랑할 수 없는 것처럼요. 길을 물어 보는 카지노 쿠폰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카페에서 주문을 받는 카지노 쿠폰은요? 같이 일하고 있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어느 정도의 마음이, 몇 퍼센트까지가 사랑일까요? 마음의 30%까지 채워져 있다면 사랑일까요? 옆 카지노 쿠폰이 잘 되길 바라는 감정도 사랑일까요? 밥을 맛있게 먹으라고 하는 말도 사랑인가요? 생일 축하한다는 말은요? 많이 양보해서 그 카지노 쿠폰을 애정 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애정에도 ‘사랑 애’ 한자가 들어가죠. 사랑은 참 복잡합니다.
사실 사랑은 복잡하면서 단순합니다. 길면서 짧고, 부드러우면서 거칠고, 처음이면서 마지막입니다. 쓰고도 달고, 진실되면서 때론 거짓일 테죠. 건조하면서 습하고, 단단하지만 부드럽고, 일찍 찾아올수도 있고 늦게 도착할 수도 있습니다. 사랑 앞에 어떤 형용사를 두어도 어울릴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의 사랑이 가지각색이니까요. 그렇다면 어떤 사랑이 좋거나, 옳거나, 바람직할까요? 세상에 사랑 전문가라는 직업이 있어서, “음 이 정도면 옳게 된 사랑이군, 합격” 이라고 평가하는 사랑이 옳은 사랑인가요. 사랑에는 전문가가 없을 뿐더러, 본인을 사랑 전문가라고 외치는 카지노 쿠폰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사랑을 잘 하는 카지노 쿠폰을 본 적이 없거든요. 잘 하지도 못하고 아프고 푸념만 늘어놓고 자주 취하게 하는 사랑을 우리는 왜 자꾸 하려고 할까요. 한 번의 사랑이 끝나고 나면 다시는 안 해야지, 결심을 하면서도요.
적다 보니 제가 싱거운 카지노 쿠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루뭉실한 이야기들만 늘어놓고요. 다른 책을 읽을 때도 사랑 이야기만 나오면 궤변을 내뱉는 저는 이병률과 인간인 것 같아요. 사실 사랑의 기원, 중요성, 철학 등과 관련된 논문을 안 찾아본 것은 아니지만,, 저보다 훨씬 잘하는 카지노 쿠폰이 모임 내에 있어서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제가 잘하는 것은 웅얼웅얼 얘기를 늘어놓는 것이거든요.
이번 모임에서는 줄거리의 분석과 인물의 마음가짐, 이야기가 주는 교훈보다는 단어와 문장 자체가 주는 잔잔함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모임에 많은 이야기를가져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연히 책과 관련 없어도 괜찮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나 이병률에게 짜증을 내거나 실망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뭐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어, 책이 너무 이상해.” 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와 작가 이병률을 수용의 자세로 겸허히, 또 애교스럽게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로, 그것이 사랑이니까요. 사랑은 이상하고, 또 뭐라고 하는 건지 잘 모르겠거든요.
(12월 독서모임에서 쓴 글을 발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