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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셔블 Mar 09. 2025

참 그렇다. 그립다.

조금씩 올라가는 온도 만큼, 나르시스나 히아신스의 향기만큼, 미미하게 좋은 기분이 맴돌기 시작한다. 오늘 아침 꽤 짙었던 안개가 남겨진 듯, 며칠 뒤에 내린다는 비가 바람에 미리 묻어온 듯, 봄날의 촉촉한 저녁이 그렇다-는 것이다.


며칠 마음이 검은 콩 만큼 어두웠다.

구속취소에 이어 '석방' 뉴스가 뜨자, 더욱 어두워졌다.


무쓰 무네미쓰에 대해, 하루 하루 시간을 쥐어짜며 어학시험을 준비 중인 조카와의 영상통화에서 중얼거렸다. 어학시험이 좋은 결과로 끝나면 이어 대입시험을 준비하는 카지노 게임 추천 제시된 '역사' 부문을 일러주기로 했으니 별 주책을 떤 것은 아니겠지만, 뮌헨 소재 호흐슐레(Ηοchschule)에서 제공하는 3일 짜리 온라인 집중과정을 듣기에도 바쁜 수험생에게 횡설수설한 것이 좀 미안하다. 두 번이나 카드결제를 했지만, 등록화면이 뜨지 않아 결국 현지 사람의 도움을 받아 겨우 해결했다고 한다. (조금 전 간식 삼아 프라이팬에 서리태를 조금 볶았는데, 4개월 만에 쌩-초보에서 C1/C2레벨의 시험에 도전하는 건 정말 번갯불에 콩 볶기보다 쎈 한 수다.)


세월호 사건 이후로 한카지노 게임 추천 '꽃'에서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다. 꽃이야 여전히 아름다웠겠지만, 마음이 슬펐다. 십여 년 카지노 게임 추천 별 소득없이 싱거운 삶의 연속이다. '훌륭함'을 찾는 막바지 구간에서 무자비하게 실패했음을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여섯 번, 일곱 번... 열 번... 열 다섯번... 열 여섯번... ... 백만 스물 한 번째 거듭 거듭 반복 체감하는 중이다.


나 스스로의 마음을 위한 빛과 소금이 필요한 것일까?

꽃처럼 아름다운 빛과 소금은 애껴두고, 어차피 어둡고 싱거워진 김에 모처럼 슬그머니 올라오는 기분을 위해 그냥 점 하나 뺀 '꽂'이란 단어를 쓱 선물해 본다. 목표에 꽂혀 프라이부르크까지 날아가서 4개월 만에 만만찮은 어학성적 결과를 내야하는 조카의 무한도전도 응원하고, 여전히 바라보고 싶은 한 곳을 응시하지 못해 주변만 맴돌며 실패 운운하는 나의 심장에 꽂혀있는 티-에게도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지나가는 과거, 다가오는 미래... 1Τ 넣을지 1t 넣을지 모를 소금보다 좋다는 지금... 촉촉히 어두운 하늘에 하나 하나 '꽂'히는 별 마다. 모도 다 '샤랑'이라 한다. 모도 다 '샤랑' ... ... 그 하나로 매우 아주 흡족히 온전해지는 삼월의 봄날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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