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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셔블 Mar 26. 2025

인 뉴-욕

바람이 세차게 불던 화요일 지나 2025년 3월의 마지막 수요일

D1이 전역 281일을 남기고 며칠간 휴가를 나왔다. 피부에 좋다는 크림 등등 카지노 게임 드릴 선물을 잔뜩 사왔다는 뉴스에 단톡방은 덩달아 경사가 났다. 아이들 학원 스트레스와 군대 보낸 아들 걱정은 보편성을 띤다. 슈베비셔 할에서 시험을 치르고 프라이부르크행 밤기차를 탄다는 메시지를 남긴 D2의 카지노 게임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은 그녀의 생일이다. 그녀의 배려 덕분인지 D2는 한달 정도 더 독일에 머무를 예정인 듯 하다.


실어 보낼 작품들을 정리하고, 배송차가 올때까지 잠시 여유를 부린다. 송혜교가 나오는 중일전쟁 영화라고 홍보 제목을 단 유튜브 편집 영상을 넘겨본다. 19세기 말의 청일전쟁인가 했더니, 2차 세계대전과 함께 끝난 20세기 초중반의 중일전쟁 한자락을 깐 국공내전이 중심 배경이다. 마뜩찮은 생각에 건너 뛸 수도 있었지만, 송혜교의 중국어가 사랑스러워 그냥 쭈욱 넘겨본다. (궁금해 찾아보니, 더빙을 한 것이라고 한다.) 주인공들의 결정적 무대는 모택동에 밀려 대만으로 떠나는 장개석 정부와 군대다. 펄벅의 대지를 맨 처음 읽었을때 가졌던 생각 - 중국 땅 어디선가는 늘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 을 송혜교가 맡은 윈펀(蘊芬)역의 카지노 게임 입에서 다시 듣는다. 전쟁은 언제나 미친 짓이다. 그 안에서 평온한 사랑의 향기를 의미하는 '난초(蘭草)'를 두고 어디에 심을지 실랑이를 벌이는 집사와 아주머니의 밀당이 그래선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윈펀의 남편 레이이퐝 장군역을 맡은 황효명은 사랑스러운 아내에게 '어디에 심든지 아름답고 향기로울 것'*카지노 게임 이미 말해주었었다.


한덕수 총리 탄핵에 관한 헌법재판소 판결선고 이후, 줄곧 뉴욕이다. 의성의 산불이 잡히지 않고 불어난다는 소식과 싱크홀에 빠진 오토바이 운전자 소식이 겹친 화요일에는 그야말로 뉴욕의 한복판을 나홀로 미친듯이 헤매고 있었다. 황효명과 금성무를 합쳐 준대도 안 바꿀 연인과의 커피타임에 겨우 숨을 쉬고 마음을 추스린다. (이런 말을 그의 면전에서 한다면 철부지 소리를 듣겠지만, 거대한 악-소리보다 낫겠다는 확신이 있다.)


얼마 전까지 자마이카에서 스테이크 맛에 감동해 어쩔 줄 모르던 위스컨신의 친구에게서 집앞 정원에 핀 봄꽃 사진들이라며 벚나무와 자목련 나무 사진들이 날아온다. 무척이나 평화로운 장면에 나도 모르게 작금의 한국 상황에 분노와 답답함을 느낀다고 했더니, 미국의 상황 역시 한국 만큼이나 별로라고만 답한다. 하와이에 있는 친구도 몇달 만에 소식을 전한다. 이번 달 초 도쿄에서 있었던 마라톤에 참가했었다고 한다. 오래 전 중국에 있을 때, 투자자로 찾아온 사람들 중에 취미로 마라톤을 카지노 게임 연장자가 있었다. 꼭 나쁜 의미는 아니지만 계속 도전하면 아마 그 사람처럼 될 것 같아 말리고 싶은 마음인데, 벌써 세번째라 아마츄어로선 더 이상의 원이나 미련이 없다고 한다. 다행이다.


욕은 새 것이든 오래된 것이든 일찍 배우거나 아예 배우지 않는 편이 좋겠다. 하지도 못하는 욕을 늦게나마 조금 배워두었더니, 하지도 못하면서 자꾸 속에서 튀어나오려고 한다. 어설픈 만큼,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아마, 그래서 더 답답하고 화가 났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카지노 게임도 혼잣말처럼 욕 비슷한 말을 중얼거리시던 때가 있었다. 약 네 단어가 줄줄 엮인 짧은 소리들인데, 사실 욕 처럼 들리지도 않아 웃음이 나는 속풀이 혼잣말이다. 거칠고 사나운 것을 유난히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성격이라 그런지 단 한번도 남에게나 당사자에게 내뱉는 것을 본 적이 없다. XXX, OO, QQ, YY~ 세상에는 아름답고, 향기롭고, 사랑스런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그들은 대개 카지노 게임들이지만, 카지노 게임로 연결된 모든 사람들일 수도 있다.


아닌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빼고, 모두가 평화롭고, 모두가 웃으며, 모두가 사랑카지노 게임 시절이 있음에 감사한다. 한동안 그것이 인생의 대부분이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지만, 길고 짧은 것은 중요한 것도 아니다. 온실이든, 양광(陽光)이 내리쬐는 바깥이든, 억새풀 무성한 바닷가 바위틈이든... 난은 줄기를 뻗고, 꽃을 피우고, 향기를 낼 것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even in New York.






<뱀의 해를 맞아 써 보는 사족 : 황효명이 해준 말을 회상카지노 게임 송혜교의 눈물 씬에 나오는 자막의 번체 대사


*你就像這株秋蘭。 三年了。它依然還是這麼美麗。這麼堅強。


니 찌우 썅 쩌 쥬 치울-란."당신은 꼭 이 가을 난을 닮았어."

싼 니엔러. "삼년이나 지냤는데..."

타 이란 하이싀, 쩌머 메일리."그런데도 여전히 이렇게나 아름답지."

쩌머 지엔치앙."정말 강인해."


它在這個世界上的任何角落, 都會長得很美。


타 짜이 쩌거 싀지에샹 런흐어 지아오루어, 또우 회이 쟝-드어 헌-메이.

"이 세상 그 어떤 구석이나 낭떠러지에 (갖다)놓아도, 너무나 아름답게 잘 자랄 수 있는거지."


(음... 송혜교니까.)


상하이를 떠나 타이완으로 가던 배가 침몰한 때가 1949년 1월 말카지노 게임 '가을 난(秋蘭)'카지노 게임고 했나보다.


한반도는 지금 내란을 지나 춘란(春蘭)이 피는 삼사월 - 마지막 황제 푸이가 그렇게 좋아했다던 심비디움 겨린기, 춘란... 어쩐지 북방민족의 냄새가 물씬 난다.


이재명 이심에 무죄가 선고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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