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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박사 Dec 05. 2024

카지노 쿠폰 영재인 것 같다

긴가민가 했지만

첫째는 날 때부터 좀 특별했다. 우선 입덧이 심했다. 그리고 내가 박사논문으로 고전할 시기에 뱃속에 있었다. 둘째에 비하면 정말 임신 기간이 너무 힘겨웠다.


그때 위로인지 뭔지 엄마가 임신 시 입덧을 하면 똑똑한 카지노 쿠폰가 태어난다, 엄마가 임신 중 논문을 쓴 경우 뱃속의 카지노 쿠폰가 똑똑해진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 솔직히 그땐 너무 힘들어서 그런 말들이 와닿지 않았다. 솔직히 내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은, “당신도 내 입장이 한 번 되어 보세요! ”였다.


어느 정도 스스로 사주를 알고, 어느 정도 일리도 있다 생각하긴 하지만 첫째의 사주가 좀 특별하기도 했다. 자연 분만이었기에 어떤 인위적인 요소들이 없었는데도 사주쟁이로부터 아주 훌륭한 사주라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출산하고서 은연중 이 녀석 똑똑하겠다는 생각을 좀 하긴 했다.


그런데 실제 육아 중에는 첫째의 모든 것이 느리게 보였다. 일단 너무 잘 안 먹었다. 그래서 소아과를 가면 지금도 애 좀 잘 먹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다 보니 늘 아기 같고, 늘 보듬어 주며 키웠다.


요즘은 조기교육이 거의 대세라서 어린 영아기부터 이것저것 학습을 많이 시키지만, 나는 첫째가 잘 먹고 푹 자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클 것 같아서. 그런 내가 친정엄마의 눈에는 카지노 쿠폰를 너무 놀리며 키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 것 같다. 매일 잔소리를 들었다.


말이 좀 느리기도 했다. 그런데 말을 일단 하기 시작하자 그의 카지노 쿠폰성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아기 때부터 무언가 관찰력이 뛰어나고, 집중력도 좋아 보이긴 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어떤 측면에선 자폐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일단 말을 하고, 그의 안에 있는 게 표현되기 시작하자 이 카지노 쿠폰의 두뇌가 보통 이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니까 인지 능력이 참 뛰어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게 내가 거의 가르쳐 주지 않은 부분, 혹은 한두 번 정도만 알려준 부분이라는 것이다. 내가 저 나이에 저만큼 기억력이 좋을 수 있나? 나는 사실 그 나이 때가 기억도 나지 않고, 기억이란 것이 생기기 시작한 나이에도 그렇게까지 쉽게 무언가를 체득했던 것 같지 않다. 나도 공부 좀 한 사람이지만 겨우 만 4세인 첫째의 인지능력은 놀랍다.


나와 공동육아를 하다시피 한 전직 초등학교 교사 시어머니는 첫째의 카지노 쿠폰성을 일찍이 파악하시긴 했다. 하지만 손주 사랑에 어느 정도의 객관성을 담보하기는 힘든 견해라고 생각했다. (물론 현재의 나의 관점도 어느 정도는 엄마의 주관적 관점이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 녀석 정말 카지노 쿠폰인 것 같긴 하다.


나도 사실 카지노 쿠폰였다. 지금 생각해 봐도 다른 카지노 쿠폰들보다 조금 머리가 좋은 부분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첫째만큼은 결코 아니었다. (카지노 쿠폰에도 급이 있다. ) 나는 그저 평균보다 더 나았을 뿐이지, 놀라울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첫째는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그런 부분이 확실히 있어 보인다.


사실 놀라움, 기쁨의 감정은 잠시이고, 걱정이 뒤따른다. 이 카지노 쿠폰는 정규교육이 얼마나 지루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제서야 홈스쿨링을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었다. 나도 얼마나 학교를 좋아하지 않았는지를 떠올려 본다. 다행히 나는 사람들에 대한 친화력이 높아 학교에서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첫째는 그런 부분은 약한 것 같다.


지금은 그저 지켜봐 주고, 그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그의 호기심을 언제나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엄마도 아는 게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요즘 첫째가 엄마에게 자주 물어보는 말이 “이건 영어로 뭐야? ”이다.) 배우고 싶어 하는 게 있으면 너무 과하지 않게 호들갑 떨지 않고 차분히 가르쳐줄 것이다.


사실 카지노 쿠폰라는 것은 좀 외로운 것이다.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 대화가 가능한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중간, 보통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행복의 가능성도 낮아질 수 있다. 첫째의 세계는 이미 ‘보통의 행복한 삶’에는 속해있지 않아 보인다.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건, 그럼에도 무조건 이해하고 사랑해 주는 것이 아닐까. 되게 큰 욕심인 것 같긴 하지먼, 네가 최대한 행복한 카지노 쿠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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