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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박사 Apr 11. 2025

터프한 카지노 게임

동네 쌈닭이 되다

언제부터였을까. 어떤 부당한 상황에 놓이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이의를 제기하는 버릇이 생겼다. 예전 같았으면 우유부단하게 넘어갔을 일들을 입바른 소리를 내가며 반박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사람들이야 뻔한데, 그게 보통 아이들 어린이집 카지노 게임, 선생님들이라는 것이다. (최근엔 신용카드사 직원과도 언쟁을 벌인 적이 있다.)


어느 책 어디에선가 읽은 썰인데, 아들을 출산한 카지노 게임의 몸에는 뜻밖에도 남성 유전자(?)가 돌아다닌다고 한다. 임신 중 태반을 통해 들어오는 것이라나? 그래서 아들을 출산한 카지노 게임들이 괄괄해지는 것이라고. 그러니까 나도 좀 남성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터프해진 것인지도? 게다가 나는 아들만 둘 출산했다.


싸운다는 것은 결국 내가 상대방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어떤 정치적 다툼의 형태로도 볼 수 있을 카지노 게임. 그러니까 ‘너 지금 나를 물로 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지 마라.’는 카지노 게임.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 그 말을 오랫동안 철칙으로 삼고 있던 내가 쌈닭이 돼버린 카지노 게임.


늘 이유는 있었다. 법이나 형평에 어긋나서. 혹은 소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나를 가르쳐 들거나 회유하려 해서. 최근 있었던 카드사와의 분쟁은 이 놈들이 유효기간이 얼마 안 남은 카드를 대신해 신규카드를 발급해 준다 하고선 연회비가 20만원이나 되는 카드로 계약해 버린 카지노 게임. (나는 소비가 크지 않기 때문에 늘 최저 기본 연회비 카드를 사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언쟁을 벌이지 않는다는 것은 역시나 힘들다.


좀 어려운 관계라 할 수 있는 어린이집 원장님들에게도 좀 미운 소리를 했다. 그들의 권력, 혹은 전문성을 과시하며 나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한 번은 학부모 운영위원회의 연임 문제에 관해서였는데, 내가 차기 운영회는 하고 싶지 않다 하니 원장님 왈, “그래도 운영위 어머님 자녀들에게 우리들도 더 신경 써주는 거예요.” 라며 떡밥을 흘리는 카지노 게임 아닌가. 좋은 게 좋은 거라지만, 그럼 나는 그런 특혜를 노리고 운영위를 하는 부모밖에 안 된다는 것인가? 부모가 운영위가 아닌 아이들은 조금 덜 신경쓴다는 말인가? 존심이 상했고, 원장님의 그런 불공정한 마음에 대한 반발심이 발동했다.


무튼 끝내 나는 원장님의 회유에 넘어가지 않았고, 일 년간 열심히 참여했던 학부모 운영위에 대해 이런저런 씁쓸한 회의감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내가 너무 지나치게 원칙주의이고, 형이상학적인 카지노 게임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 원래 사람은 다 어느 정도 속물적이지… 그러는 너는 얼마나 그동안 바르고 깨끗하기만 했냐?!’ 그래도 운영위를 때려친 건 여전히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시어머니는 내게 아무도 너를 박사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하곤 했다. 어머니에게 며느리는 둥글둥글하고, 예민하지 않은, 우유부단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어머니 입장에선 나름 칭찬이다. 실제로 나는 소위 ‘박사카지노 게임’의 전형성을 별로 갖고 있지 못한 것 같긴 하다. (주위의 몇몇 박사카지노 게임들은 대체로 커리어에 대한 욕심이 많고, 그래서인지 아이를 둘까지 낳는 우를 범하지 않는 편이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 유전자로 인해 뇌가 바뀐 것인지, 지금은 ‘바른말은 하고 살아야 한다‘는 신조가 굳어진 것 같다. 그게 설령 나와 가까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사이가 나빠지는 결과를 낳게 되더라도 잘못이라 생각하는 것은 분명하게 꼬집어 주자는 게 쌈닭 카지노 게임의 마음가짐이다. 물론 또 뒤에서는 조금 미안해하며 ‘내가 좀 심했나?’ 하고 반성도 하긴 한다. 그래도 내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하여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나는 ‘인생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생각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피력한 것이다. 누군가는 그런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니가 뭔데?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야?’ 라고 하면, 솔직히 할 말은 없지만. 그리고 나 역시도 늘 오류를 범하고 잘못을 저지르는 한갓 필부이지만. 그래도 불공평하고 부정의하다 여겨지는 상황, 혹은 예의를 벗어나거나 선을 넘은 상황에서는 좀 싫은 소리를 해줘야겠다는 마음이 발동한다. 눈치를 보면서 상황을 회피하고 싶진 않다. (언제 내가 이렇게 호전적이었지?!)


원래는 참 부드럽고, 관대한 사람인데. 아들을 키우다 보니 여장부가 되어가는 것인가. 어쩌면 나도 이렇게 꼰대가 되어가는 것인지도. 그래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말과 행동을 했다는, 그 사실만큼은 참 맘에 들고 왠지 모를 쾌감이 있어 좋아. 음, 쌈닭도 행복할 수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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