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학부 1학년 1학기 때 저는 제 지도교수님이셨던 강정인 교수님의 “정치와 사상”이라는 수업을 들었다. 강의계획서에는 전공 예비 수업을 다 듣고 2학년 때 이 수업을 수강하라는 교수님의 친절한 권유가 적혀있었지만, 당시에 카지노 가입 쿠폰 패기가 넘쳤기 때문에 교수님 권유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원 없이 발제하고 토론하고 글을 써내야 하는 수업이었는데, 제 적성에 정말 잘 맞아서 즐겁게 수업에 임했다.
강의 마지막 날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돌아가면서 한 학기 동안 수업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 얘기해 보라고 말씀하셨고, 졸업을 앞둔 4학년 선배는 배우면 배울수록 자신이 얼마나 아는 것이 없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교수님께서는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을 인용하시며 선배의 겸손함을 칭찬하셨지만, 나는 스스로 이미 아는 것이 많고 수업을 통해 지식이 조금 더 늘어났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선배의 말이 공감되지 않았다. 참으로 교만했다.
돌이켜보면, 카지노 가입 쿠폰 당시에 정말 아는 것이 없었다. 분명히 발제하거나 토론할 때 헛소리만 해댔을 것이고, 교수님께서는 내 글을 채점하실 때 어린 학생의 기를 꺾지 않는 수준에서 피드백을 주시려고 꽤 고생하셨을 것 같다.
갑자기 학부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오늘도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생각하던 차에 스무 살의 저는 너무 부끄러울 정도로 교만했다는 생각이 순간 머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한창 사회 정의와 교회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이 많았던 스무 살의 카지노 가입 쿠폰, 크리스찬 선배들이 예수의 가르침대로 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실력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교회가 세상의 지탄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직장에 들어와 보니 예수의 가르침대로 삶을 살아내는 것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실력을 갖추는 것도 어느 하나 쉽지 않다는 것을 아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일례로, 회사에 입사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카지노 가입 쿠폰 팀을 위한답시고 약간 요령을 부려 일을 해결하는 방안을 들고 팀장님 결재를 받으러 갔다. 크리스찬이신 팀장님께서는 정직하게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라고 말씀해 주셨고, 카지노 가입 쿠폰 팀장님 방침대로 일을 처리했다. 집에 돌아와 생각해 보니, 직장 선배이자 신앙의 선배인 팀장님 앞에서도, 나의 영원한 리더이신 예수님 앞에서도 너무 부끄러웠다. 분명 대학생 때는 손해 보더라도 베풀고 이웃을 위해 헌신했던 예수님의 모습대로 살겠다고 다짐했었는데, 팀장님 말씀을 듣기 전까지 내 마음에는 작은 찔림조차 없었다.
더욱이, 직장에 다니면서 카지노 가입 쿠폰 실력을 키운다는 거창한 목표는 고사하고, 제발 부서에 피해주지 않고 1인분의 역할이라도 해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카지노 가입 쿠폰 내게 주어진 일을 쳐내기에 바쁜데, 벌써 후배도 있다. 사실 후배를 처음 받았을 때, 좋은 선배가 되려는 노력은 일찍이 포기해 버렸다. 후배가 실수 없이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인수인계하는 것도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드는 일인데, 후배의 정서적 상황까지 고려해주는 것은 당시의 내게는 너무 버거웠기 때문이다.
이제는 교회에 계신 어르신들이 다르게 보인다. 직장과 교회와 가정에서 성실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내신 것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 동아리 방에서, 강의실에서, 군대에서, 교회에서, 직장에서 오만하고 교만한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주신 수많은 선후배·동기분들께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2025년에는 더 실력을 키우고, 예수님 닮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