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광화문 지역, 아니 한국에 왔으니, 꼭 가보아야 할 성지가 하나 있다. 바로 '책방 오늘'. 작가 한강이 소유하고 있다는 서점. 운영이란 말은 하지 않겠다. 책방 운영을 하는 사람은 따로 있을 테니까. 사실, 어제 한강 작가의 서점에 가려고 집을 나섰었다. 구글로 '한강 작가 서점'을 치니, 맨 위에 서점 하나가 떴다. 그래서 그곳이려니 하고 그곳에 갔었다. '서촌 그 책방' 바로 밑의 사진.
이곳에 들어갔다. 아마 아침 11시 경이었을 것이다. 손님은 없었고, 여성 한분이 한쪽 구석에 위치한 작은 주방 (kitchenette)에서 무언가를 씻고 있었다. 먼저 진열된 책들중에 눈에 띈 한강 작가의 최근의 책 '빛과 실' 한권을 들고, 주방 앞에 놓인 기다란 탁자에 놓고 그 여성에게 말을 걸었다. 한강작가에 대해. 가지고 갔던 영어판 'We do not part (헤어지지 않는다)' 도 가방에서 꺼내어 탁자에 놓았다. 혹시 한강작가가 갑자기 나타나면, 사인이라도 받을 양으로. 나는 '한강 작가'란 단어를 쓰며 대화를 이어나갔고, 그 여성은 '사장님'이란 단어를 쓰며 대화를 이어갔다. 한강 작가는 '사장'이란 단어가 전혀 어울리지 않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사장님이긴 하지..란 생각에 나는 대화를 이어갔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여성은 나의 착각을 간파하고는 정정을 해주었다. ㅋㅋ
아뭏든, 들어왔으니, 그리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너무 예뻐서, '빛과 실'을 구입했다. 내가 커피를 파느냐고 하자, 그 여성은 팔지는 않고, 자신이 마실 커피를 내렸는데, 한잔 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의자에 앉았다.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는 독서모임이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한달에 한권의 책을 읽고 한번 모여 이야기하는 모임. 이번 5월에 읽어야하는 책은 나에게 아주 와닿지는 않아, 다음 달에는 한번 와볼까하는 생각.
몇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난, '빛과 실'을 펴서 첫 글을 읽었다. 이 글 '빛과 실'은 한강 작가가 노벨 수상식에서 발표한 글이다. 12월 초, 윤석열의 내란의 와중에 그 글을 읽었었다. 존경하는 한국민주시민들과 국회의원들이 친위 쿠테타를 무산시키고, 이젠 내란의 뿌리를 발본색원하려 가는 노정에서, 이 글을 다시 읽게 된 것이다. 작년 12월에도, 지금도, 왜 난 이 글을 읽으면 시야가 뿌여해질까.. 그리곤, 하루 종일 버스 안, 지하철 안에서 그 책을 읽었다. 휴대폰을 보거나, 먼산을 보지 않고, 책을 읽은 적이 언제적인가..
오늘, 오후 4시경에 ‘책방 오늘'에 갔다. 밖에 여러 명의 젊은 여성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이 서점은 '성지'가 된 듯 하다. 그래야지. 한강 작가 때문에 나를 비롯한 사람들이 책을 더 읽게 된 사실. 고맙다. 입구에는 한 남성이 문지기로 서 있었다. 좁은 책방 안에 일정 숫자의 사람들만 들어가 있게 하기 위해, 입장을 통제하고 있었다. 조금 서성이는데, 외국인 두 여성이 서점 안에서 나왔다. 국제적 성지인가?
문지기에게 물었다. 언제 오면, 줄을 서지 않고 들어갈 수 있냐고. 6시경이란다. 그럼 그때 오기로 하고, 어제 '서촌 그 책방' 서점지기가 나에게 알려준 북까페 '북살롱 텍스트북'으로 향했다. 책방이며 동시에 까페인 곳이라며 추천을 해주었다. 그곳은 '책방 오늘'에서 길 건너편 배화여자대학교 근처에 있었다.
이곳에서 녹차라떼를 마시며 이글을 쓰고 있다. 이 세곳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외에도 여러 작은 북까페가 서촌에 산재해 있단다. 어느날 소요를 하다 보면, 그런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보이겠지.
내 취향엔, '북살롱 텍스트북' 보다는 '서촌 그 책방'이 더 맘에 든다. 그곳에 가는 좁은 골목길도 운치가 있다.
혹시 아나, '서촌 그 책방'에 가면 다시 커피 한잔을 주실지..
이제, 다시 '책방 오늘'에 천천히 걸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