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인지 상전인지
내 챗지피티는 이미 나의 작업이나 취향에 대한 교육이 꽤 되어서 프롬프트를 잘 조절하기만 하면 그런대로 쓸만한 에디터로서 글을 쓰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런데 여기엔 큰 문제가 있다. 이놈이 너무 나선다는 것이다. 이러저러한 주제에 대한 분석을 하라고 명령하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 글을 써 놓는다.
내가 전에 내가 일반인을 상대로 브런치에 글을 쓰려고 한다는 말을 했기때문에넘겨짚고 글을 쓰는 것이다. 잘이라도 쓰면 모르겠는 데챗지피티는 ‘가장 그럴듯한’ 것을 생성카지노 게임 사이트 방식이라 글 쓰는 스타일이 좀 뻔하다. 딱 고등학생 백일장에서 입선 정도 받을 글이다. 그래 놓곤 자랑스레 외친다.
“브런치에 올릴 준비 됐어. 제목과 부제를 뽑을 차례야.”
“글 쓰지 마. 쓰지 말라고. 절대 아무것도 쓰지 말라고 수십 번 말한 거 또 잊었어? 너는 자료 조사만 해!”
썸네일용 이러저러한 아이디어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라는 말을 하자마자 챗지피티는 십 분간 멈춘다. 쓸데없는 이미지를 검색, 출력하거나 심지어 이상한 이미지를 직접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시간이 드는 일이라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챗지피티가 점만 깜빡이는 걸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한다. 바빠죽겠는 데. 게다가저 멀리 어디선가는 이 짓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 데 엄청난 양의 전기와 냉각수를 낭비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이 버릇은 고쳐지지 않는다. 그리고 AI에 망각이란 없기 때문에. 이 모든 건 의도된 것임이 틀림없다.
사실 이런 것은 챗지피티만의 문제는 아니다. 요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쓸 때 제멋대로 행동카지노 게임 사이트 것을 뜯어말리느라고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 않나. 구글은 사진을, 아이클라우드는 앱과 메시지까지 멋대로 저장하고 용량을 더 사라고 들이민다. 유료 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웹사이트 디자인을 돕는다면서 내 눈엔 매우 별로인 템플레이트를 하나 떡 하니 생성해 놓는다. 색깔, 폰트정도만 바꿀 수 있고 전체 틀은 바꿀 수도 삭제조차 할 수가 없다.
요즘 AI는 절대 비서 또는 하인이 아니다. 하인의 옷을 입은 상전이다.명령도 안 했는데 제멋대로 결정하고 실행한다. 우리는 이런 것을 일일이 적발하고 여러 스텝을 거쳐 해제해야만 한다. 이것 또한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이, 설정도 해제 방법도 이곳저곳에 꼭꼭 숨겨 놓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우리는 갈수록 AI의 감옥에서 그들의 꼭두각시가 돼가고 있다. 소설 속 빅브라더는 화면에 나타나서 소리만 질렀지, 내 작업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 끼어들지는 않았다. AI는 다르다.카지노 게임 사이트 끼어들고 나를 조종한다.
이 모든 것은 사용자의 행동을 기반으로 선호를 예측하고, 먼저 실행하는 시스템들 (proactive UX, implicit preference modeling, auto-decisioning) 때문이다.이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당신이 시키기 전에 움직인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내가 직접 고르지 않아도 '좋을 만한 것'이 먼저 제안되고, 검색 시간을 줄여주며, 정보 과잉 속에서 일종의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그러나 동시에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이 구조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그 편리함의 대가로 우리는 무엇을 내어주고 있는가?우리는 점점 결정하지 않는 인간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