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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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카지노 게임 되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숲오 작가
이숲오 작가의 글은 뜻대로 되지 않는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작가는 사랑과 증오조차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단순한 좌절이 아니라, 생명의 본질적 속성으로 긍정한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곧 살아 있음의 증거이자 특권이며, 이러한 시선은 체념이 아니라 존재의 흐름을 수용하는 미학으로 이어진다.
이숲오 작가의 미의식은 역동적인 생명력과 존재의 흐름을 긍정하는 태도에서 찾을 수 있다. 나비의 비행과 홀씨의 낙하처럼 생명은 뜻대로 조율되지 않는다.
그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는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정지선 앞에 가지런히 놓인 발끝과 정리된 마음이라는 장면은, 단순한 일상의 행위를 통해 정신적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이는 곧 삶의 조화로움과도 연결된다.
작가는 삶을 장악하려는 의지보다,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의미를 발견하는 태도를 중시한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뜻이 투명하지 않거나 모호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준다. ‘뜻’은 변하고, 왜곡되고, 사라지기도 한다. 살아 있음의 본질이 바로 이러한 부조화 속에서 생성된다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오히려 다행일 수 있다.
이숲오 작가의 글에서 드러나는 가치 철학은 삶을 통제하려 하기보다 흐름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에 가깝다. 이는 단순한 운명론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에 대한 존중과 경이로움을 기반으로 한 미의식을 반영한다. 또한 글의 흐름에서 나타나는 유려한 문장과 은유들은 단순한 서술을 넘어 삶을 사유하게 만든다.
결국 이숲오 작가는 삶의 모순과 예측 불가능성 속에서도 살아 있음 자체를 긍정하는 시선을 견지하며, 이를 통해 독자에게도 존재의 경이로움을 환기시킨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