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과 사랑을 넘어, 나를 재발견하는 과정
이 책은 오래전 감춰두었던 일기장을 다시 꺼내어 읽은 기분이다. 벌써 10년도 지난 일이었지만 너무도 생생하게 축축한 냄새와 귀에 울리는 울음소리, 그리고 일관된 무표정한 나의 얼굴이 떠올랐다. 한 생명을 품고, 안고, 일으켜 세운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것은 아마도 필자의 수려한 문장들 덕분일 것이다.
CHAPTER1. 젖 (Milk)
한 남자의 카지노 게임를 갖겠다고 결심한 여성 중에 카지노 게임 아빠 없이 홀로 카지노 게임를 키우는 미래를 상상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그만큼 출산과 육아라는 것은 여성에게 두려운 존재니까 말이다.
우리에게 카지노 게임가 생긴다면 - 나는 언제나 카지노 게임를 갖고 싶었다. - 그는 분명 충실하고, 쾌활하며,
그 누구보다 딸을 단단히 지켜주는 아버지가 될 것임을 나는 알았다. 그 점은 의심한 적 없었다.
그러나 우리 사이에 카지노 게임가 생기자 부모 노릇은 외로웠다.우리 둘 다 외로웠다.-p.57
예술가든 아니든 인간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서로를 닮은 2세를 꿈꾸지만 막상 그 존재를 두 팔에 안으면 현실을 깨닫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카지노 게임가 생기자 우리 둘 다 외로웠다.'라고 표현한 문장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아마 부모가 된 대부분이 공통점으로 느끼게 되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 카지노 게임의 잠든 모습이나 웃는 얼굴을 볼 때마다 그 사실을 잊게 되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끝없이 수행해야 하는 노동 때문에 점점 두 사람의 관계는 외로워지기 마련이다. 첫 번째 챕터인 '젖(Milk)'는 낯선 존재를 품에 안게 되면서 맞이하는 놀라움과 함께 절망감, 고립됨, 예상치 못한 걸림돌, 결국에는 외로움에 이르는 감정들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낸다.
작가는 결국 남편과 헤어지는 것을 선택하고, 카지노 게임를 낳은 직후 두 달간 친정엄마와 지내며 카지노 게임와의 생활을 적응하며, 이후에는 오랜 친구와 함께 지내며 현실적으로 의지한다. 그렇게 카지노 게임로 인해 무력해지고 피폐해진 자신의 상황에서도 곁에 있는 지인들을 통해 정신줄을 붙드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자신의 책을 홍보하기 위해 떠난 북 투어에 딸과 어머니를 동행한 작가는 그 기억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일과 모성이 서로를 굶주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먹여 살리는 두 가지 힘이라 이해하는 자아를 구축하는 모습이었다.우리는 어머니가 내 딸을 보살피려고 함께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 어머니가 보살핀 대상은 나였다.
딸에게 젖을 주는 나 역시 딸이었다.아직도, 이런 식으로 어머니를 필요로 했다.p.75
10여 년 전, 나 또한 나의 커리어를 지키기 위해서 나의 딸은 친정엄마에게, 나의 아들은 시엄마에게 맡긴 적이 있었다. 오래전 자신의 커리어를 지켜내지 못했던 어머니들은 나를 동정하며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체력을 내어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죄책감이 드는 건 결국 나였고, 결국은 직장을 포기했다. 요즘은 일하면서 카지노 게임를 키우기가 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그건 정말 실상을 모르는 소리로) 현실은 이상을 따라가기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반복되고 되풀이되는 역사 속에서 필자의 어머니도 세 남매를 아빠 없이 혼자 교수로 활동하면서 키웠기에 스스로 자처해서 딸을 보살핀다. 여태껏 여성들의 이런 협업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카지노 게임들은 계속 자라났다.
CHAPTER 2. 연기 (Smoke)
카지노 게임가 자라서 젖 주는 일이 분유나 이유식 주는 일로 바뀌고, 남편과 이혼 수순이 진행되는 동안 작가는 새로운 백일몽을 꿈꾸게 된다. 카지노 게임를 키우는 여성은 다시 빠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사랑하는 감정을 다시금 느낀 것이다. 그녀는 이제 말을 하기 시작한 딸카지노 게임를 여전히 혼자 키우고, 얼마간의 일정에는 남편 홀로 육아하는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안정감을 찾는 듯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파트너를 찾는 꿈을 포기하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동시에 그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이 거부하던 행동을 딸카지노 게임에게 바라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언제나 내 딸이 텀블위드의 마음에 들기를 바란다는데 죄책감이 들어 토할 것 같았다.
그것이 내가 늘 해 왔던, 남자가 내게 원하는 모습에 나 자신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일임을 깨달았다.
그런데 이제 그 일을 내 딸에게 하고 있었다.p.218
필자가 표현한 '백일몽'은 사실 카지노 게임를 함께 낳고 키우는 모습으로, (그것이 결혼생활을 유지하던, 하지 않던) 모든 여성들의 판타지 일 것이다. 함께 조화롭게 카지노 게임를 키워낸다는 것은 백일몽에 가깝다. 이혼한 후 전 남편의 돌봄에 아기가 익숙해지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기보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되는 것, 나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남편은 당연히 아기에게 시간을 할애하는 것, 각자의 존중과 협의로 카지노 게임를 키우면서 마주한 장애물을 같이 넘는 것은 누구에게나 이상적이다.
아기가 흔들 다리 위에서 몸을 까딱거리는 동안 나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10년 전에 내가 상상한 삶은 이런 게 아니야."
"10년 뒤의 네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도 마찬가지 아니니."
어머니는 말했다.p.238
아기를 키우면서 정말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상상했던 건 이런 삶, 이런 것들이 아니라는 것. 하지만 나는 이런 고민을 내 일기장에만 적었다.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하면 나의 카지노 게임들과 내 가족을 부정하는 것만 같아서..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누군가에게 쏟아내지 않아서 자꾸만 그 원망을 가족들에게 들어낸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오히려 카지노 게임들을 통해서 지금의 나는 10년 전의 나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달라졌다. 함께 하는 상대를 지켜볼 줄 알게 되고, 배려할 줄 알게 되고, 상상할 수 없는 아픔이 존재함도 알게 되었다. 생각의 깊이가 그때보다 더 깊어졌고, 가족들을 대하는 자세도 완연히 다르다. 앞으로 10년 뒤 나의 모습도 사실 알 수 없다. 10년 전에는 몰랐던 걸 지금은 알고 있으니 솔직히 말해 앞으로 10년 뒤가 이제는 기대된다.
CHAPTER 3. 열 (Fever)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창궐하던 팬데믹이 시작하던 시기, 그녀는 카지노 게임와 단둘이 집안에 갇혀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후각과 미각을 잃으면서 열로 인해 카지노 게임를 돌보는 일이 버거운 지루한 일상을 보낸다. 그즈음 팬데믹 시기에 필자는 과거 철학자였던 남자를 잠시 만나고, 다시 한번 백일몽이 깨지는 과정을 세밀하게 열거한다. 그 자체를 읽으면서 위안이 되는 것은 그녀가 점점 딸로 인해 얻은 감정으로 단단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 애를 사랑한 건 순수한 감정이 아니었다.
모든 감정이었다.
그 감정은 그 애와 완전히 하나가 되고 싶은 마음과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끊임없이 오갔다.p.302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 위의 문장 속에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양육자이지만 중요한 순간에 카지노 게임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본성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너무 오랫동안 여성들에게 그 자유가 박탈되다 보니 당연히 으레 그래야 하는 것으로, 세상은 '모성애'를 들먹이며 여성들에게 죄책감이 들게 하지만, 카지노 게임와 하나가 되고 싶은 마음과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오가는 필자의 마음을 나는 지지할 수밖에 없다. 저자의 백일몽 같은 사랑에 대한 기대와 육아로 하루하루 함께 성장하는 시시콜콜한 고백들이, 때로는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그녀만의 '아름다운 단어'들로 재탄생시켜주니 고마운 마음마저 든다.
작가의 육아일기 같은 이 에세이 기록을 보고 나의 일기장을 뒤적여 보았다. 10년 넘게 두 카지노 게임를 키우고 있지만 나의 기록장에는 단순히 내가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한 일, 그리고 그저 고통스러운 감정들에 대해서만 남아있다. 분명 카지노 게임들이 사랑스러웠던 순간도, 행복했던 감정을 느낀 때도 있었을 텐데 해야 할 것을 꼼꼼하게 적어놓은 체크리스트 목록이 훨씬 더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아름다운 것'은 '때' 묻어있어야 존재하기에 그 아름다움을 지나치기 쉽고, 알아보기는 어렵다.
때로 나는 내가 딸에게 주는 모든 아름다움이 타협된 것이라고 스스로를 탓했다.
왜냐하면 그 아름다움은 그 애가 완전하지 않은 가족에서, 두 곳의 집에서, 조각조각 살아가야만 하는 삶에서 나온 것이므로.그러나 스펀지 배와 깍지 기타는 내게 다른 것을 알려주었다.
이 아름다움은 때 묻지 않은 것이라고. 아니, 어쩌면, 모든 아름다움은 이미 때 묻은 것이라고.p.307
카지노 게임를 낳고 길러 본 엄마라면 작가의 기록 덕분에 추억에 잠기며 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아직은 아기라는 존재가 내 몸을 통과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여성이라도 필자가 마주한 생경한 상황에서 느꼈던 감정이 매우 세세하게 표현되어 있기에 충분히 상상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남성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라는 건, 누구나(여성이든 남성이든) 출산과 육아는 어렵다는 점을 알리는 동시에 카지노 게임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녹아져 있기에 그 경험을 꼭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