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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클디 6시간전

공간의 종류들

1편: 몇 년째 나오지 않는 어느 작가 지망생의 공간


침대가 카지노 게임.

침대는 방의 중심이자, 끝이다.

방의 문을 열면 바로 보인다.

멀리서도 늘어져 있는 이불의 윤곽이 보인다.

이불은 구겨져 있고, 얇고, 조금 축축하다.

베개는 두 개.

한 개는 눌려 있고, 다른 한 개는 늘 바닥에 떨어져 카지노 게임.

가끔은 이불을 깔고 그 위에 다시 이불을 덮는다.

추위를 막기 위한 건지, 무언가를 감추기 위한 건지 모른다.

침대는 수면의 장소이지만, 그보다도 더 많은 시간의 무게를 버티는 장소다.

하루 24시간 중, 그는 17시간을 이 침대 위에서 보낸다.

움직임은 거의 없다.

눕고, 틀고, 엎드리고, 다시 눕는다.

이불 속은 밖보다 따뜻하고, 그래서 더 깊이 파고든다.

이불 속은 밖보다 어둡고, 그래서 더 편하다.

그는 그곳에서 시간을 버린다.

버려지는 시간이 침대를 더 무겁게 만든다.



책상이 카지노 게임.

책상은 한때 목적이 있었다.

공부, 기록, 정리.

이젠 목적을 잃은 사물로 남아 카지노 게임.

책상 위에는 먼지가 카지노 게임.

먼지 위에 반쯤 먹다 남은 컵라면이 식어 카지노 게임.

식은 국물 위로 먼지가 앉아 카지노 게임.

펜 하나가 옆으로 누워 카지노 게임.

잉크는 말라 있고, 쓸 일도 없다.

모니터는 켜져 있지만, 화면은 그대로다.

오후 세 시에 멈춘 채, 매일 그 시간에 카지노 게임.

키보드는 고장 났다.

하지만 바꾸지 않는다.

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책상 옆 바닥에는 쓰레기봉투가 세 개 카지노 게임.

모두 꽉 찼지만 묶지 않았다.

언제 치울지 알 수 없다.

책상은 그에게 불편한 거울 같다.

한때 무언가 하려 했던 사람의 흔적이 가만히 남아 카지노 게임.



창문이 카지노 게임.

창문은 방 한쪽 벽에 붙어 카지노 게임.

커튼은 낮에도 닫혀 카지노 게임.

한 번쯤 바깥을 본 적이 카지노 게임.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개가 짖고, 차가 지나갔다.

그는 그 순간 갑자기 땀이 났다.

다시 커튼을 닫고, 그 후로 열지 않았다.

바깥은 지나간 계절을 기억하지 않는다.

봄이 와도 그는 느끼지 못한다.

겨울이 되어도 옷을 껴입지 않는다.

창문은 외부의 소리를 막는 벽이다.

가끔 새소리, 바람 소리, 이웃의 대화가 들려오면,

그는 더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의자도 카지노 게임.

등받이가 휘었다.

앉지 않는다.

앉을 이유가 없다.

의자 위에는 후드티가 하나 걸쳐 카지노 게임.

입은 것인지, 벗은 것인지 모른다.

의자는 가끔 옷걸이가 되고, 가끔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밤에는 방의 가장 어두운 구석이 된다.

의자에 앉아 있었던 시간보다, 바라본 시간이 더 많다.



옷더미가 카지노 게임.

바닥에 옷이 겹겹이 쌓여 카지노 게임.

상의, 하의, 속옷, 수건, 양말.

모두 뒤섞여 카지노 게임.

시간의 층위가 무너진 것 같다.

맨 위에는 어제 입은 옷이 카지노 게임.

맨 아래에는 기억나지 않는 티셔츠가 카지노 게임.

냄새는 점점 강해지고,

그래서 옷더미 옆엔 방향제가 놓여 카지노 게임.

하지만 방향제도 다 썼다.

옷장은 열지 않는다.

문이 뻑뻑하고, 열면 우르르 쏟아질 것 같아서.

그는 옷장보다 바닥이 편하다.

필요한 건 눈에 보이는 것이어야 하니까.

그에게 옷은 단지 ‘몸을 가리는 것’이다.

색이나 모양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편한가 아닌가이다.



문이 카지노 게임.

닫혀 있고, 자주 잠긴다.

내부에서.

가끔은 걸쇠도 걸어둔다.

누가 들어오진 않지만,

들어올 수도 카지노 게임는 상상이 불안해서.

엄마는 노크하지 않는다.

그도 말하지 않는다.

음식을 가져다 놓고 간다.

그는 조용히 문을 열고, 바닥의 쟁반을 끌어당긴다.

그릇은 방 안으로 들어오고, 말은 오가지 않는다.

문은 얇은 벽이고, 높은 담이다.

그는 문 앞에 오래 서 있지 않는다.

잠깐 열고, 재빨리 닫는다.



복도도 카지노 게임.

가끔 화장실을 갈 때 지나간다.

새벽 두 시.

불을 켜지 않는다.

휴대폰 조명으로 길을 찾는다.

복도는 바람이 차다.

벽에 걸린 가족사진이 그를 쳐다보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고개를 숙인다.

신발장은 왼쪽에 카지노 게임.

그 안에 그의 신발이 카지노 게임.

신지 않은 지 오래된 신발.

복도 끝에는 거실이 카지노 게임.

TV 소리가 새어 나온다.

그는 그 소리를 들으며, 다시 방으로 돌아간다.



시간도 카지노 게임.

알람은 울리지 않는다.

그는 알람을 끄는 법을 배웠다.

하루는 구분되지 않는다.

밥을 먹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자는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다.

가끔은 하루 종일 깨어 있고,

가끔은 이틀 내내 잔다.

시간은 그에게 물처럼 흐르지 않는다.

그저 고여 있고, 썩고, 냄새가 난다.

하지만 누구도 그 시간을 치우지 않는다.



밖이 카지노 게임.

밖은 늘 카지노 게임.

문 너머에, 창문 너머에, 복도 너머에.

하지만 그에게 밖은 기억 속에만 카지노 게임.

바깥 공기, 햇빛, 사람, 바람.

모두 상상으로만 존재한다.

나가고 싶다.

나가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막상 나가려 하면 손이 떨린다.

그래서 다시 침대로 간다.

그래서 다시 하루가 시작된다.

그는 밖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가장 두려운 건,

자신이 언젠가 정말 아무도 모르게

사라질 수 카지노 게임는 것이다.



방 안엔

침대가 있고,

책상이 있고,

창문이 있고,

문이 있고,

침묵이 카지노 게임.

그리고 그 안에,

그가 카지노 게임.

살아 있는 것 같고,

그냥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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