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취향이 구릴 리 없잖아
부끄러운 아이튠즈 플레이리스트
나는 늘 대중적인 카지노 게임을 좋아했다.
라디오에 자주 나오고, 길거리 상점에서 자주 들리는
‘너무 유명해서 식상한’ 그런 카지노 게임들.
그래서였을까.
이전에는 내 카지노 게임 플레이리스트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길 유독 꺼려했다.
내 취향이 너무 쉬워서,
나도 그냥 그런 쉬운 사람처럼 보일까 봐,
부끄러웠다.
처음 들어보는 아티스트 카지노 게임이 가득해서
노래 한 곡에도 취향과 안목을 얹어 설명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가 되는 카지노 게임을 듣는 사람이 부러웠다.
이후에 몇 번이고 시도를 해 봤으나
그런 고급 취향은 가질 수도 없고,
흉내내기는 더 힘들었다.
아무리 애써도 내가 듣고 싶은 노래는 ’드라마 궁OST’ 인걸.
사라진 내 카지노 게임 취향을 찾아서
요즘은 카지노 게임을 유튜브로 듣는다.
파일을 다운받아 변환하고, 정리하고, 카테고리를 나눠 그날의 기분에 따라 들을 수 있는 카지노 게임 주머니를 만들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젠 듣고 싶은 곡을 정확히 찾아 듣는 일도 드물다.
대게는 ‘글 쓸 때 듣기 좋은 카지노 게임’, 또는 #playlist 같은 이름을 달고 랜덤으로 생성된 카지노 게임을 연속으로 듣는다. 듣는다는 표현보다는 흘려보낸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유튜브 덕에 이제 나는 내 부끄러운 카지노 게임 취향을 들킬 걱정이 없다. 하지만 내가 뭘 좋아하는지 생각할 기회도 빼앗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