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등-김지숙
산등성 업고 사느라 힘들었어
허공 찢고 새순 올리던 날
고삿 너머 비린 어둠은
시냇물 허리에 길게 파묻혔지
남들은 단박 알지만 한 번도 못 본 곳
삶의 둔덕마다
흥건히 고여 드는 둥근 땅
가벼운 날개깃 달았던 나의 민낯
천길 벼랑 날마다 그 곳에 쌓였지
붉은 세월의 꽃씨
다 발라내니 구름이 발아래라
나는 할미꽃
새순 올리고 사느라 힘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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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성경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