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조쌤의 하키토브
신입사원 교육에서 깊은 인상을 남겨도, 여전한 애송이. 심지어 대학교도 카지노 게임하기 전이다. 좋은 면만 바라보자. 긍정일기를 매일 쓰라고 매체에서 떠들지 않나? 그래, 난 직장인이다. 이는 사회인으로 신분상승한 게 아닐까? 근자감도 잠시뿐, 선임의 불호령으로 내 위치를 스스로 깨닫는다.
“대학교는 돈 내고 다녔지? 회사는 돈 받고 다녀.
앞으로 프로처럼 생각해, 아마추어처럼 굴지 말고.
더는 대학생이 아니야. 어리바리 카지노 게임.”
어리바리 카지노 게임. 선임의 불호령 끝에 붙은 현재의 처지. 회사의 공식적인 메일에 사용하는 직위처럼 느낀다. 어리바리 카지노 게임이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몸을 웅크려본다. 웅크려지지는 않는다. 심적으로 그렇다고. 지긋지긋한 처음이 빠르게 인생에 스며들어 다음이 오기를 바란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곧 도착할 곳에서는 누구도 나를 ‘어리바리 카지노 게임’으로 보지 않는다. 오늘은 대학교 카지노 게임이다. 회사 복지 혜택으로 카지노 게임 참석을 위한 특별 휴가를 받았다. 회사에서는 어리바리 카지노 게임이지만, 대학교에서는 외국계 회사에 취업한 전설이다. 아니, 전설이면 좋겠다고. 전설 일거야. 어리바리 카지노 게임이라 매일 욕을 먹으니, 오늘 하루는, 하루만이라도 전설로 지내고 싶어. 하루는 그래도 되잖아. 안 그래? 실제로 그럴지도 모른다. 날 바라보는 동기와 수많은 후배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고 느껴서다. 착각이라도 좋다. 그들은 날 확실히 부러워한다. 어제의 훈계는 오늘의 부러움을 더해 전설을 탄생할, 청량한 탄산이라 믿는다. 상상이라도 좋다. 묵은 체증은 한 번에 싹 가신다.
매일 입고 출근하던 양복을 입는다. 다만, 행선지는 다르다. 그리고 함께할 동행인도 있다. 어머님이다.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속으로 어머님을 부른다. 묵은 체증처럼 사라지지 않는, 한편에 머물러 먹먹하게 하는, 성공하고 싶은 갈증의 마법주문, 어머니. 매일 아침 회사는 잘 다니는지, 걱정이 그득하다. 당신의 걱정은 어쩌면 대학 입학부터였을지도. 모기업 취업 이외에는 희망을 찾기 어려울 거라는 그저 그런 지방대학교. 그런 학교라 한사코 입학식부터 부끄러운 발걸음을 말렸다. 절치부심이다. 절치부심. 그 마음으로 4년을 버텨 드디어 취업에 성공했다. 그렇기에 오늘은 다르다. 대학 입학 이후 몇 년간 보여 드리지 못한 잘난 아들의 모습을 보이고 싶다.
‘어머니, 저 잘했지요?’
우리 집은 가난하다. 방학마다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쓴다. 콜록콜록. 일당이 높은 공사현장을 전전한다. 쿨럭쿨럭. 학비를 벌어야 해서다. 크억크억. 매일 밤늦게 공부한다. 시간이 없어서다.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한다. 생활비를 보태야 해서다. 대학동기는 말한다. 미련하다고. 자기 행복을 찾으라고. 정말 그래? 그동안 행복을 멀리하고 있었어? 행복하지 않아? 동기의 말처럼? 그들은 딱따구리다. 듣기 싫어도 옆에서 쉬지 않고 쪼아 댄다. 워킹홀리데이, 연애, 해외배낭여행 등, 등. 등. 등. 등! 그래, 부럽더라. 그래, 질투가 나더라. 그래, 힘들더라. 그래도 나보다 더 고생하는 분이 있기에. 부러운 만큼, 질투 나는 만큼, 화가 나는 만큼, 열심히 공부해 취업 준비에 매진한다. 그렇게 3년 반을 버틴다. 그리고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취업도 카지노 게임 전에 성공했다. 덕분에 오늘은 자랑스러운 아들이다.
‘어머니,
아들, 머리 한 번 쓰다듬어주세요.’
카지노 게임 장은 전공 별로 좌석을 지정한다. 어머니를 모시고 자리로 향한다. 빈 좌석이 많다. 아니, 스산할 정도로 텅 빈 카지노 게임 장이다. 좌석 안배를 위한 학교 측의 배려인가? 분명히 입학식 때는 앉을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후에 알게 된다. 취업 못한 동기와 후배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싸늘한 취업 시장의 바람은 카지노 게임장의 공기를 정의한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호수를 얼리는 한기가 너무나 상쾌하다. 뜨겁고 치열했던 삶에 한줄기 휴식 같은 고취감이다. 매정하게 불어대는 차가운 바람은 텅 빈 카지노 게임을 빛나게 한다. 고생한 나와 어머니에게 바치는 축하라고 느껴서다. 지금은 만끽하련다. 행복 이외 것을 남겨두고 싶지 않아. 주변의 안타까움을 잠시 멀리한다.
“어머니, 여기 앉으세요.”
가장 좋은 자리에 어머니를 모신다. 조교가 나를 부른다. 오늘 전공 대표 시상을 받는다고 한다. 참석 여부를 물어본 이유가 있었구나. 카지노 게임은 시작된다. 내가 빛나는 순간만 기다린다. 입학식은 천 오백 명 남짓의 학생이 이곳을 채웠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은 선별된 20명 만이 단상 위로 올라서 오늘을 즐긴다. 누군가에게는 이 성과가 작아 보일지도. 뱀의 머리처럼 보일 수도. 아무렴 어떠냐. 오늘 나의 자리는 반짝반짝 찬란한 조명 아래다. 전공 대표 시상을 위해서 단상을 올라간다. 아침에 구두를 닦고 오길 잘했다. 발걸음마저도 반짝반짝 거린다. 앞에 다른 사람들의 시상이 끝난다. 내 차례다. 내 이름을 부른다. 그리고 가냘프지만 단단한, 손뼉을 맞닿는 소리가 텅 빈자리와 허전한 마음을 채운다. 어머니의 박수소리다. 어리바리 카지노 게임, 지금 아주 많이 너무나 행복하다. 시상 후 단상을 내려온다. 어머니에게 곧장 다가간다. 어머니는 뚜렷한 입가의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슬퍼 보이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친다. 무안함에 상을 건네며 어머니께 멋쩍게 말을 전한다.
“아들, 오늘 좀 괜찮지?”
카지노 게임 장안에서 나는 자랑거리다. 동기와 사진 촬영과 후배와 인사는 중요치 않다. 그래도 열심히 찍고 인사했다. 대학 생활의 목적은 모두 달성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한 번 더 어머니를 기쁘게 해 줄 이벤트가 있다. 회사 팀장님과 선배가 졸업을 축하하려고 학교에 방문해서다. 팀장님과 선배를 어머니께 소개한다. 팀장님은 꽃다발을 어머니에게 전달한다. 어머니는 깜짝 놀란다. 막내 사원 카지노 게임이라고 팀장님과 선배가 와서다. 반대로 팀장님과 선배도 놀란다. 어머니의 외모와 내가 매칭이 안된다고……
“어머님은 미인인데,
아버지를 많이 닮았나 보군요.”
“일하는 능력이 훌륭합니다. 기대가 커요.
귀한 아들을 회사에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기애애한 이야기에 그제야 안심이 되나 보다. 긴장한 마음을 내려놓는다. 그렇게 서서히 녹는다. 어머니는 행복한 미소를 품고 꽃다발을 바라본다. 오늘따라 형형색색 장식한 꽃다발의 색이 유난히도 곱다. 품 안에 자랑스럽게 꽃다발을 안고 다 같이 기념사진을 찍는다. 영광스럽고 즐겁다. 이 순간이 멈추었으면. 내일부터 다시 어리바리 카지노 게임이니까.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