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쿠폰 글을 쓰는 이유
제목 그대로다. 되는 일이 없다. 내가 쓴 글을 읽어달라고 여기저기 호소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다음에는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매번 기대하나 헛된 희망이었다. 거기다 내가 쓴 글을 자유롭게 올리던 공간까지 잃었다. 너무도 허탈하다. 지금까지 많은 글을 썼고 지금도 쓰고 있는데 내 글솜씨가 부족한 걸까.
처음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나는 내성적인 성격 탓에 어려서부터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였다. 말도 행동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어려웠고, 학교에서 여럿이 함께하는 단체 활동은 죽도록 싫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만든 나만의 세계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그리고 그것들을 주로 낙서로 표현하곤 하였다. 그런 나에게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장소는 바로 도서관이었다. 도서관은 누구도 방해하지 않고 내가 만든 세계 외에 다른 세계들을 탐험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고요한 안식처였다. 문학과 만화를 통해 떠나는 모험들은 나의 세계관에 뼈대를 강화하고 살을 보태주었다. 그렇게 공상과 책에 빠져 지내던 어느 날 내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순간이 찾아왔다.
국어 시간이었다. 키워드 몇 가지를 제시하고 그를 활용하여 짧은 작문을 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그저 쉬는 시간이 빨리 돌아오기만 바라는 다른 학생들은 귀찮아하였으나 나는 기왕 하는 과제이니 한 번 근사하게 써 보고 싶었다. 그래서 평소 관심이 많던 역사를 주제로 활용하여 키워드를 포함한 글을 썼다. 선생님이 발표할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하자, 나는 용기를 내어 손을 들고 떨리는 목소리로 완성한 글을 발표하였다. 나만큼 진지하지 않았던 아이들은 내 글이 우스웠는지 내가 첫 문장을 읽자마자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개의치 않고 내 글을 마저 읽었다. 발표가 끝나고 선생님은 감탄하며 정말 잘 썼다고 칭찬하였다. 내가 무언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선생님의 칭찬에 난 날아갈 듯한 기분이었다. 그날로 내가 갈 길은 정해졌다. 작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았다. 이후로 나는 내 머릿속을 끊임없이 휘젓는 공상을 글로 옮겨 보았다. 비록 악필이었으나 낙서와는 다른 글씨가 가져다주는 묘미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는 서투르게나마 소설 한 편을 쓰고 있었다. 내가 무언가에 그렇게까지 심취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고서 글을 쓰는 즐거움은 쓰던 글과 함께 서서히 멀어졌다. 고등학교에 가서 처음으로 친구를 사귀었고, 여러모로 서툴렀으나 사회생활이란 걸 하게 되었다. 그 덕에 단체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줄었고, 나만의 세계에 머무는 시간도 덩달아 짧아졌다. 친구들과의 관계와 일상을 더 중시하게 되면서 글쓰기는 점차 내 관심에서 밀려났다. 이후 대학교 진학과 국방의 의무까지 찾아오며 완전히 잊힌 듯이 보였다.
병역을 마치고 복학한 뒤 강의실로 향하던 도중에 나는 무심코 학교 게시판을 보았다. 새 학기를 맞아 게시된 동아리 모집 공고와 각종 안내문 틈에서 내 눈길을 끄는 게시글이 하나 있었다. 학교 신문사에서 해마다 주최하는 문학 대회의 공고문이었다. 시와 수필, 단편소설을 접수받아 당선자에게는 상장과 상금이 주어진다는 내용에 흥미가 생겨 세 편의 시를 응모하였다. 꼭 당선하겠다는 각오보다는 도전 자체에 의미를 두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그런데 결과는 뜻밖이었다. 예정된 발표일이 지나서도 연락이 없어 체념하고 식사를 하던 중 학교 신문사에서 전화가 왔다. 내 시가 당선되었다는 연락이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심장이 마구 요동쳤다. 너무 기뻐서 먹던 음식이 체할 것 같았다. 꿈을 꾸는 듯하였다. 시상식에서 상장과 꽃다발을 품에 안을 때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아 나는 꿈에서 깨어나지 않은 줄 알았다. 그렇게 죽었던 문학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불씨는 순식간에 맹렬히 타올라 장편 소설 한 편과 세 편의 단편 소설, 열한 편의 시를 쓰기에 이르렀다. 나아가 교보문고에서 운영하는 <창작의 날씨라는 웹문학 플랫폼에 자유 연재를 하면서 좋은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불은 머지않아 사그라지고 만다. 내가 쓴 글은 다섯 곳의 출판사가 거절하였고 네 개의 공모전에서 탈락하였다. 연말에 도전한 신춘문예도 새해에 좋은 소식을 알려주지 않았다. 그걸로도 부족했는지 연재하던 플랫폼까지 갑작스럽게 서비스 종료를 통보하였다. 내 작품들을 처음 세상에 공개하고 여러 이용자들에게 호평받고 소통하던 공간을 잃게 된 것이다. 무엇이든 쉽고 평탄한 길은 없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나 실패의 쓴맛을 덜어주지는 못하였다. 나를 비웃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다시 귓가에 맴도는 듯하였다. 목표는 점점 멀어지고 쓴맛은 더 깊어진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여기서 멈출 순 없다고 끊임없이 다짐한다. 이대로 주저앉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손은 글을 쓰려고 나를 재촉하며 움직이고 있다. 아직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도 많다. 내가 창조한 수많은 인물들이 아직 빛도 제대로 보지 못카지노 쿠폰. 오래전에 정한 길이고 이미 멀리 왔기에 돌아갈 수 없다. 어떻게든 새 활로를 찾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