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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비 Apr 22. 2025

음성

2025 웹툰 작가 도전기

메시지를 남겼다.



지구 종말의 날


이른 아침 출근을 위해 세탁실 열린 창문으로 날씨를 확인한다. 비가 오고 있다. 어제 안 씻은 게 생각나 아침 샤워 시간이 길어졌다. 대충 옷을 입고 스타벅스 스틱을 하나, 두 개 챙긴다. 주말 다음 출근이라 일이 많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중이다. 평소 다니지 않던 길을 가는 실험적인 아침이다. 옆에 탄 사람들도 매일 마주치던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일까? 글을 쓰는 나에게 어떤 시선이 느껴지는 건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인가?


원래 타던 지하철보다 의자가 작아 보인다. 사실인지 몰라도 모두와 떨어져 가고 있다. 비가 와서 입은 잠바가 덥지만 에어컨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문득 어제 한이가 멈춰 선 지하철에 한동안 갇혀있어야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틈 없는 곳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좀 더 위로해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 카톡으로 유튜브를 켜고 있어 문자메시지를 보내야겠다.


“한아, 오늘이 지구 종말의 날이라 생각하고 살아내자 “


그러면 오늘 하루만 고생하면 되니까. 하지만 이런 문자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않을 거다. 어제 부활절 감사 헌금과 십일조를 했다는 이야길 했을 때


“내니까 마음 편해?”


묻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보며 아이코 싶었기 때문이다.


스물두 살처럼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스물다섯 한이가 오늘 하루 행복한 일이 많으면 좋겠다. 오늘은 지구 종말의 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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