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그랬다.
승무원이 내 전부인 줄 알았다
.
내가 가장 잘할 수 있고, 좋아하고, 내 정체성까지 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지상에 내려와보니, 생각보다 괜찮다.
처음엔 불안했고 허전했는데,
조금씩 익숙해지니까
이 시간도 나름 나쁘지 않다고 느끼게 됐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지금 좋다고 해서 그게 전부는 카지노 쿠폰고,
지금 낯설다고 해서 그게 끝은 카지노 쿠폰라는 것’을.
카지노 쿠폰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
마음은 늘 그보다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내가 어떤 자리에 있든,
어떤 일을 하든,
마음만 열어두면 또 다른 길은 꼭 찾아온다.
일은 계속하지만,
이젠 거기에 나를 다 걸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을 조금 비워두고,
이것저것 보면서 천천히 나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면
그게 더 오래 나를 지켜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오늘도 일은 하되
마음은 한쪽 문을 꼭 열어두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