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유복녀
오늘이었던 어제의 시간은
어제로 끝났다.
다시 오늘
투명한 햇살퍼지는 새벽
밤새 이슬에 젖어 허름해진 카지노 게임줄
그 위에 웅크린 카지노 게임 한 마리
주섬주섬 카지노 게임줄을 얽고
먼지처럼 숨죽이며
여덟 개의 눈이 노려보는 건
날카로운 부리의 새와 카지노 게임줄의 먹이뿐
사는 일은 오직 줄 치는 일이라
숨 가쁘게 제 몸속 그물 빼내
엮고 또 엮으며
하루를 견뎌낸들
바람에 흔들리고 제발자국에도 찢겨나가
언제나 상처투성이 카지노 게임줄
허공에 매달린 하루의 길이만큼
낡아가는 몸뚱이
더는 뽑아낼 줄조차 바닥난 저녁
어둠의 시간 버티던 하루의 날들
심장부터 말라버렸던 걸까
카지노 게임는 오간데 없고
빈 카지노 게임줄 위엔
근조처럼 매달린붉은 단풍잎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