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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분레터 Apr 23. 2025

내 인생은 카지노 게임 아닌데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


어제는 회사 전체 행사가 있었다. 30명 가까운 인원이 이른 오후 퇴근 후 볼링장으로 향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볼링을 즐긴 후, 나는 손을 씻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에 들어서니 세면대는 단 두 개뿐이었고, 그 옆에는 걸레를 빠는 곳이 하나 더 있었다. 세면대에는 이미 다른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고, 나는 아무도 없는 걸레 빠는 곳으로 향했다.


그때, 친한 동료 형이 말했다.

"oo야~ 거기는 카지노 게임 빠는 데다"


평소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던 나는 무심히 툭 내뱉었다.

"뭐 어때요, 카지노 게임이 그런데"


그 말이 내 입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후회했다. 하지만 이미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었다. '나는 왜 내 카지노 게임을, 나 자신을 그렇게 표현했을까?' 내 스스로를, 내 카지노 게임을 걸레처럼 다루고 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갔다.


"뭐 어때요. 사람이 카지노 게임 아닌데"

만약 이렇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그 순간 내가 선택한 언어는 무의식적으로 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드러냈다.


어느 작가의 말처럼, "말은 입을 떠나는 순간, 그 사람의 얼굴이 된다"고 한다. 우리는 말로 자신을 그려낸다. 그리고 그 말은 생각을 담고, 생각은 결국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향해 잔인한 말, 냉소적인 말을 내뱉는다. 마치 거울에 침을 뱉고는 자신을 탓하는 사람처럼, 나도 그 순간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있었다.


하루가 지났지만, 그날 내뱉은 그 말은 여전히 깊은 후회의 대상으로 남아있다. 이토록 말이란 게 참 강력한 존재다. 때로는 날카로운 칼이 되고 때로는 따뜻한 담요가 되기도 하니까.




나를 소중히 여기는 언어 습관


앞으로는 내가 나를 말로 상처 내지 않도록 더욱 조심하려 한다. 내 삶을 한 올 한 올 수놓는 것처럼 아끼고 다듬을 수 있도록 말이다. 우리의 말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정의하고,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결정한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건네는 첫 마디, 실수했을 때 자신에게 하는 말, 도전 앞에서 자신에게 건네는 격려의 말—이 모든 것이 모여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우리 모두 자신을 향한 말에 더 많은 사랑과 존중을 담아보는 건 어떨까? 그것이 바로 자신을 가장 잘 돌보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당신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가? 무심코 내뱉은 말이 자신의 내면을 드러냈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는가?

오늘도 자신을 향한 따뜻한 말 한마디로 하루를 시작해봐라. 그 말이 당신의 하루를, 그리고 카지노 게임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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