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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문 글지기 Dec 15. 2024

안주카지노 쿠폰 순간 퇴보의 시작이다.

카지노 쿠폰의 편안함이 몸에 익으면 도전은 멀어진다.

지금은 구직급여를 받는 기간이다. 한 달에 한 건의 구직활동 사실을 온라인으로 제출하여 담당자가 승인하면, 다음 날 통장으로 급여가 입금된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퇴직 전의 고용보험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주된 일자리에 있을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인데,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퇴직한 지금은 상당히 기대되기도 한다.

구직급여를 신청하면서 항상 드는 생각은 ‘이번이 마지막이 되었으면 좋겠다.’이다. 계약직 일자리의 급여는 대부분 ‘서울시 생활 시급’ 수준이어서, 하루 8시간을 일하더라도 구직급여보다 크게 높지는 않다.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취업하여 시급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것은, 요즈음 유행하는 말로 참 ‘가성비 낮은 일’이다.

그래도 지금 일자리가 주어진다면 언제라도 일할 준비가 되어있다. 2주 이상 구직활동을 하면서 일하고자 하는 의지도 있으니 나는 ‘실업자’다. 구체적인 구직활동의 하나로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수강하는 일이다. 퇴직 전에 근무하였던 부서는 다양한 교육 기회를 부여해 주었는데, 그 교육을 퇴직 후 연말까지는 수강하도록 보장해 주어서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고인 물은 흐르지 않게 되는 순간부터 썩는다. 나이가 들면서 구직 기간이 늘어날수록 원하는 곳에 취업할 가능성은 더 빠르게 줄어든다. 교육 수강은 단지 지식을 늘리고, 보이지 않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만은 아니다. 현실에 안주하여 정체되지 않고, 계속 몸과 마음을 일하는 상태로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다.

교육장에 가려면 아침부터 서둘러 준비해야 하고, 출근길의 대중교통에서 적지 않은 인파와 어울려야 한다. 직장으로 출근은 아니지만, 목적을 가지고 아침부터 나서는 길은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 주고 역설적인 즐거움을 준다. 그래서 출근길에 시달린다는 말이 사치라고 느끼며, 다시 그 느낌을 나의 것으로 삼고 싶다.

교육장에는 비슷한 목적을 가진 퇴직 동료들을 매번 만난다. 서로가 빨리 좋은 자리로 취업하라고 덕담을 나누면서도, 반가운 마음과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혼자서는 쉽지 않은 길을 같이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나의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주기도 한다. 생각에 머무를 수 있는 것들이 대화를 나누면서 구체화되기도 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다가올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준비할 수는 있고, 준비하려면 현장에 나서야 한다. 이제 구직 사이트에서 얻은 정보만으로 취업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 취업 정보의 뒤에 숨은 의도를 확인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으려면, 전문 분야의 사람들과 자주 접촉하면서 선별하여 도전해 볼 수 있는 곳을 줄여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구직급여는 절대 길지 않다. 순간의 편안함에 잦아드는 순간, 안일한 일상이 습관으로 굳어지는 순간 일에서는 멀어진다. 앞선 생각들을 들춰보기 위하여 책을 읽고, 생각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글을 쓰면서 늘 현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린다. 내 삶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믿으며,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지금을 더 소중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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