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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주 Dec 1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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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글을 쓰기가 어려웠다. 키보드 앞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려고 하면, 손가락이 굳어버려 아무 말도 적을 수가 없었다. 일 속에서도, 일과 분리된 삶속에서는 불안하고도 막막한 날들이 이어졌다. 그렇게 꼬박 2주가 걸려 다시 글을 쓰게 되었다. 글을 적지 않는 시간 동안 애써 글을 적지 못함에 대한 핑곗거리를 마련하느라 마음이 고단했다. 핑계도 없이 글을 쓰지 않는 것이 죄처럼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이 시기에 제대로 말조차 꺼내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었다.

내가 글을 쓰지 카지노 쿠폰 와중에도 시간은 흘렀고, 모든 것은 변화했다. 어떤 변화에 대한 평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지만, 나는 오늘의 변화가 분명히 의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용기를 낼 수 없어 초라하기만 했던 내가 겨우 낼 수 있는 목소리라는 건 이 정도일 뿐이다.


최근 며칠간 자괴감에 시달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정말 살아 있는 시체처럼 여겨져서. 말이 안 되는 두 단어의 조합만큼이나 지금의 내가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아서 답답하기만 했다. 어떤 일도 영웅이 해내는 건 없다. 움직이고, 행동하는, 살아 있는 인간이 해내는 것들이다. 그런데 왜 나는 같은 인간인데도 불구하고 죽어있을까. 그렇게 나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빚을 쌓아가고 있었다.

추운 날들이었다. 몸도 마음도 얼어버려 녹지 않을 것만 같은 날들이었다.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의 여러 장면이 수차례 떠올랐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면들이 마치 책 속의 검은 나무들 같았다. 하나같이 모두 같은 소리를 전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그 소리가 만들어낸 진동은 변화를 이끌었다. 그리고 나는 그 진동 위에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죄스러운 마음으로 함께 서 있다.

한강의 책을 다 읽고 나는 우리 사회가 부디 그들에게 작별할 기회를 제대로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직 우리는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이라 믿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 며칠간 나는 우리가 어쩌면 전혀 시작조차 하지 않았던 게 아닌가 싶은 의심이 들었다. 무서움, 잔인함, 격렬함. 이런 단어들이 마구 떠오르던 그날 밤에는 좌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쿵쿵 울려대는 진동 카지노 쿠폰 다시 한번 말한다. 우리는 분명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그들의 작별을 위해, 혹은 다시 찾아올 누군가의 아름다운 작별을 위해 부단히 준비하고 있던 것이다. 그건 어떤 맹추위에도, 어떤 눈보라에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것이다.


오늘따라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이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이 부끄럽고 초라한 마음으로 쓰는 글이 죽어 있던 내게 조금의 숨을 불어넣어 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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