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옷장에는 44556677사이즈가 전부 다 걸려있다
20대 중반부터 30대중반까지의 사이즈 변화가 전부 기록되어 있다.
엄마는 항상 싼 옷 여러개보다 비싼 옷 한두개를 사라고 어릴때부터 강조했고
그렇게 비싼 옷들이 나의 몸무게 변화에 따라 다양한 사이즈의 옷들이 걸려있다.
언젠간 카지노 게임를 하면 꼭 입겠다고 갈망하며
몸에 맞지 않는 옷들은 고이고이 간직하고 결혼생활 내내 많은 옷들을 가지고 살고 있었다.
아마 카지노 게임하기 전이었다면 죽기전까지 걸려있을 다양한 사이즈의 옷들..
카지노 게임을 하고 한달이 다 되는 이 시점 77사이즈는 버릴 수 있게 되었다. 55는 들어가지만 꽉끼는, 그정도의 상태랄까
태어나서 한번도 입맛? 술맛 이 없는 날이 없었던 나는
이 입맛 없는(술맛은 아직도 있다) 나날들이 어색하다.
어떤 음식도 입맛을 돌게 하지 않았고
주말엔 아이 밥을 챙겨주고 아무것도 먹지않아도 주말을 보낼 수 있을 만큼 입이 썼다.
너무 힘든데 어쩌지? 라는 말에
친한언니가 사진을 보내왔다.
"카지노 게임은 인간이 느끼는 스트레스 순위 2위래"
"안괜찮은게 당연해"
그래 안괜찮아 그래도 드디어 77에서 55로 가고 있잖아.
결혼 전 몸무게로 돌아가며
결혼 생활동안 가득채운 옷장속 66 77의 옷 들을 곧 버릴 수 있겠지 라고 위안하며.
이 기회에 카지노 게임를 해보자.
누군가는 살 뺀 비결이 뭐야? 라고 물을 때
웃으며 "카지노 게임이요. 역시 맘고생 카지노 게임가 최고네요"
라고 말하는 내가 웃기고도 슬픈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