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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dy Apr 25. 2025

제카지노 게임 추천, 내 아픈 손가락은 너야.

갑자기 찾아온 아이디어 – 『밤으로의 긴 카지노 게임 추천』

어린 시절부터 글로 써내고 싶은 소재는 많았다. 원래 이 매거진에는 그 글들을 구상하게 된 계기와 과정을 적으려고 했는데.. 막상 시작하고보니 비교적 최근에 구상한 작품 위주로 글을 쓰게 된다.


밤으로의 긴 여로. 미국의 극작가 유진 오닐이 1940년경에 쓴 희곡이다. 이 작품을 아주 최근, 정확히 말하자면 이번주 월요일에 읽게 되었다. 아주 우연한 계기에서였다. 월요일에 미용실에 머리를 하러 갔는데, 원래 내가 읽던 책은 일요일 밤에 다 읽었고, 그때 본가에 있었기 때문에 내가 평소 지내는 방에 쌓아둔, 언젠가 읽으리라 생각한 책들도 당장 손안에 없었다. 다행히도 본가에는 어릴 때 엄마가 사주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0선이 있다! 그중에서 당장 미용실에서 읽을 책을 골라야 했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밤으로의 긴 여로’, 이 두권의 박빙 대결 끝에 내가 골라든 책이 ‘밤으로의 긴 여로’ 였다. 우승 이유는 단순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너무 길어서… 얼마 전에 읽다가 잠시 멈춰둔 오르한 파묵의 ‘페스트의 밤’을 다 끝내고 나서 읽어야지, 생각했다. (참고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오르한 파묵입니다. ㅎㅎ) ‘밤으로의 긴 여로’는 200쪽 정도밖에 안 되어서 머리하면서 빠르게 읽기에 좋을 것 같았다.


카지노 게임 추천 나는 예기치 못하게 이 작품에 완전히 ‘꽂혀’ 버렸다.


이 작품은, 1910년경의 여름 어느날 여름 별장에 모인 4인 가족의 하루를 보여주고 있다. 줄거리는 이게 끝이다. 그냥 끝없이 아버지와 두 아들, 어머니가 대화, 대화, 대화를 나눈다. 아버지 제임스 티론, 어머니 메리 캐번 티론, 큰아들 제임스 티론 2세(애칭 제이미), 작은아들 에드먼드 티론. 아버지 제임스는 왕년에 잘나가던 배우였다. 지금은 60대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미남자다. 성인이지만 수입은 없는 두 아들의 뒷받침을 할 수 있을 만큼 재력이 있지만, 가난뱅이가 되어 양로원에서 생을 마감하게 될지 모른다는 병적인 두려움을 품고 있다. 아일랜드계 이민 2세로 어려서 너무 뼈아픈 가난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폐병환자로 죽을지도 모르는 작은아들의 치료에 돈을 아낄 정도로 구두쇠다. 당시 결핵은 죽음을 부르는 병이기에 어차피 치료해도 가망이 없을 테니 남은 가족들을 위해 돈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어머니 메리는 모르핀 중독자다. 둘째아들을 낳은 후 산통이 가시지 않자 남편이 데려온 싸구려 의사가 진통제로 모르핀을 놓아준 후 중독되어버렸다. 꽤나 부유한 집안 출신에 수녀원 학교에서 교육도 잘 받았지만 미남 배우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해버린 후, 평생 남편의 순회공연을 따라다니느라 호텔방을 전전하며 살았다. 외롭고, 친구도 없고, 과거를 그리워하고, 가져보지 못한 집을 그리워하느라 모르핀으로 도피한다. 첫째 제이미는 알코올 중독자다. 사실 제이미와 에드먼드 사이에는 유진이라는 아들이 하나 더 있었다. 유진이 갓난아기일 때, 메리는 순회공연을 간 남편이 당신이 그리우니 어서 오라고 부르는 바람에 아이들을 두고 남편에게 갔고, 그때 홍역에 걸려있던 제이미가 동생에게 홍역을 옮기는 바람에 유진은 죽고 말았다. 메리는 그 일로 남편과 제이미를 비난한다. 제이미가 비록 어렸지만 7살이나 되었고, 위험하니 동생에게 가까이 가면 안된다고 얘기를 했는데도 엄마의 사랑을 빼앗아간 동생을 질투해서 일부러 동생 방에 들어가 병을 옮겼다면서. 제이미는 어려서 아주 똑똑했고 공부도 잘 했지만 대학을 마치지 못하고 이렇다할 직업도 없이 아버지의 극단에서 배우 일을 틈틈이 하며 술주정뱅이로 살아가는 염세주의자다. 막내 에드먼드는 우울한 작가들의 책을 탐독하는 폐병 환자이다. 형을 사랑하지만 그가 구제불능인 것을 잘 알고 있고, 구두쇠 아버지와 마약 중독자 어머니를 바라보며 모두가 미쳤다고 여기며 아무 희망도 찾지 못한다.


4막에 이르는 내내 그들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다 함께 점점 더 취해간다. 메리는 모르핀에, 세 남자는 술에 취한다. 그러면서 자꾸만 과거를 끄집어낸다. 메리는 남편을 만나기 전 수녀원학교에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피아니스트를 꿈꿀 정도로 얼마나 재능이 있었는지, 아버지는 얼마나 좋은 분이셨는지,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 그 순간이 얼마나 낭만적이고 아름다웠는지를 말한다. 제임스는 가난 때문에 10살때부터 험한 일을 했던 과거를 말하고, 제카지노 게임 추천는 돈 때문에 에드먼드를 싸구려 요양소에 보내려 한다고, 어머니도 싸구려 의사를 데려왔기 때문에 저렇게 된 것이 아니냐며 아버지를 비난한다. 작품은 이렇다 할 해결책이나 돌파구를 내놓지 않은 채 끝나버린다. 그저 모르핀에 완전히 빠져버려 과거로 침잠한 메리가 아버지가 지어주신 아름다운 웨딩 드레스를 한 손에 들고 나와 10대 소녀로 돌아간 듯 재잘거리는 것을 아버지와 두 아들이 아연한 채 바라보며 끝나버린다.


미용실에서 첫 장부터 읽어내려가면서, 사실 그냥 인물들의 대화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처음에는 모든 가족들이 서로를 조심스럽게 대하며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 점점 과거를 들춰내고, 화내고 비난하고 변명하고 취해간다. 그렇게 인물들 사이를 오가는 대화를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모든 가족들이 일종의 ‘안개’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도 와닿았다. 제임스는 최고의 셰익스피어 배우가 되지 못한 채 상업극에 안주해버린 과거를 후회하고, 메리는 자꾸만 어린시절로 회귀하고, 제카지노 게임 추천는 동생에게 잔뜩 애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머니의 귀염둥이인 동생을 질투하고, 한편으로는 동생 때문에 어머니가 중독자가 되었다고 비난하면서도 또 동생에게 온갖 책들을 소개한 장본인으로서 ‘넌 나의 프랑켄슈타인’이라고 한다. 두 아들은 저 멀리 이상을 가지고 있지만 둘 다 거기에 이르지 못하고 잔뜩 비관적으로 군다.


사실, 모두가 다 마찬가지이지 않나. 아버지, 어머니와 복잡미묘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이상은 저 멀리에 있는데 현실은 시궁창인 경우가 많지 않나? 그런 면 때문에 읽는 내내 특히 제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마음이 갔다. 동생을 아끼고, 연신 ‘꼬맹이’라며 애정어린 호칭으로 부르고, 돈 때문에 동생에게 싸구려 치료를 받게 한다며 아버지에게 대들고… 그러면서도 동생에게 난 너에게 질투가 난다고, 네가 성공하는 게 싫다고, 내가 너를 타락시키니까 나를 조심하라고 자조적으로 말하고. 그 복잡한 감정과 자조적인 어조가 좋았다. 나도 나 자신에 대해 자조적일 때가 있어서 그런 걸까?


사실 최근에 공모전에 낼 중편 하나를 끝냈고, 극 하나도 초고를 완성했다. 그리고 다른 극 하나의 시놉시스 정도만 써두고 다른 작품을 시작하고 싶었다. 원래는 ‘좁은 문’을 각색한 시놉시스를 쓰고 싶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 어느정도 아이디어도 있었고, 현실의 행복과 이상 사이의 갈등이라는 주제에도 이전부터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사실 미용실에 가기 전날 다 읽은 작품이 ‘좁은 문’인데..이렇다하게 마음이 사로잡히지가 않았다. 왜인지 모르겠다. 어쩌면 최근에 완성한 극과 중편이 모두 ‘좁은 문’과 좀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그랬는지도.. 어쨌든, 그런데 다음날 읽은 ‘밤으로의 긴 여로’는 완전히 마음에 들었다. 계획을 수정해야겠다 싶었다. ‘밤으로의 긴 여로’를 소재로 삼아 작업을 시작해야겠다 싶었다.


역자의 말을 보니, 이 희곡은 저자 유진 오닐의 자전적인 작품이라고 했다. 거의 실제와 똑같다고 한다. 유진 오닐의 아버지 이름은 제임스, 형은 제임스 오닐 2세, 일명 제이미이다. 제임스 오닐은 유명한 배우였고 제임스 오닐 2세는 알코올 중독자로 살다가 요절했다. 유진 오닐의 어머니의 이름은 메리가 아니지만 모르핀 중독자였고, 유진 오닐에게는 어려서 홍역에 걸려 죽은 형 에드먼드 오닐이 있었다. 희곡 속에서는 자신과 형의 이름만 바꿔놓은 것이다. 그래서 좀 조사를 해보고자 유진 오닐의 평전을 구해서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구상을 하기 시작했다.


그저 유진 오닐의 삶, 혹은 삶의 일부분을 극으로 옮기기는 싫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유진 오닐보다 그의 형인 제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더 끌렸기에 제카지노 게임 추천의 이야기를 비중있게 다루고 싶고.. 똑똑하고, 막연한 이상향도 가지고 있지만 동생이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어머니의 비난, 동생의 죽음 때문에 집안에서 추방된 것 같다는 상실감(실제로 에드먼드의 죽음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제카지노 게임 추천는 기숙사 학교에 입학했다.)과 자포자기, 자조, 술로의 도피. 그런 것들을 다루고 싶었다. 사실 나는 술은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고등학생 시절에는 대학은 입학만 하고 졸업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놓고서도 꾸역꾸역 대학원까지 졸업했지만 내 안에는 인생을 한번쯤 ‘막’ 살아보면 (순화된 표현으로 하자면, ‘마음대로’ 살아보면) 더 후회없이, 분별력 있게 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 그리고 나 자신을 볼 때 실패한 인생이 아닌가..서른 가까이 되어서도 경제적 능력은 없고 당장 취업할 생각보다 글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하고 있으니..하는 자조적인 마음이 있으니까. 제카지노 게임 추천와 완전히 다른 것 같지만 속은 퍽 닮아있지 않나, 싶었다.


내가 ‘밤으로의 긴 여로’를 읽기 시작한 것이 이번주 월요일, 다 읽은 것이 화요일, 오늘은 금요일이다. 그러니 아직 구상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 사람이 있어. 이 사람은 어떤 이유에서 죽음을 생각하고 있든지, 아니면 시한부 선고를 받았든지.. 한 거야. 마지막으로 자기 친구, 혹은 상담자나 의사와 대화를 나눠. 이 사람에게는 죽으면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고 싶은 사람들의 목록이 있어. 죽고 나서 만나면 무슨 소용이냐고, 살아서 그들과 대화를 해보고 싶다고 하고, 이 사람의 대화 상대는 자기가 그 목록 속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주인공과 대화를 나눠주는 거야. 처음에는 장난처럼 시작했다가 점점 진지해질 수도 있겠지. 그 목록 속에는 유진 오닐, 그의 형 제카지노 게임 추천, 그리고 마고 폰테인과 루돌프 누레예프가 있고 (이 둘은 전설적인 발레 무용수다. 내가 발레를 좋아해서 넣어보았다.) 마지막으로는 신이 있는 거야. 죽음을 앞둔 사람이 가장 대화하고 싶은 상대는 신일 테니까. 그런 형식으로 잘 쓰면 재밌을 것 같은데..


아직은 여기까지밖에 구상을 못 했다. 다음주 초까지는 최대한 구체화시키려고 생각카지노 게임 추천 있는데.. 빨리 시놉시스로까지 완성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


(표지 카지노 게임 추천지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밤으로의 긴 여로』 개인 소장본을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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