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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 Apr 17. 2025

그날의 카지노 쿠폰 VI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간드?!

‘내가 없으면 회사가 돌아가지 않을 거야’

그런 카지노 쿠폰은 애저녁에 내려놓았다.

누가 나가도, 그 자리는 언제나 메워졌으니까.


같은 맥락에서,

내가 죽어도 이 세상은 돌아갈 것이다.

날 사랑한다고 말했던 사람들도,

결국은 잘 살아갈 것이다.


내가 있던 시간처럼,

그들은 여전히 웃고, 먹고, 마시고, 자고, 일하고—

다만, 나만 세상에 없을 뿐.

그게 전부인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이 아파할 거야.’

결국 한동안은 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울지도 몰라.

그런 카지노 쿠폰을 하며,

나는 오늘도 그냥 살아본다.


언젠가

어디서도, 누구도

나를 원하지 않는 날이 오면,

이런 카지노 쿠폰들도 모두 사라지겠지.


착하게 살면, 편하게 살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였다.


‘열심히 산다’는 기준도 너무 주관적이고

누군가에겐, 나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그저 ‘이따위’로밖에 못 사는 것일지도 모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여전히 나에게 관대하지 않다.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만 살아서 그렇다’는 카지노 쿠폰 속에서

나를 제외한 세상을

잠시나마,

미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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