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즈음 텔레비전에 나왔던 인형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 '처키'를 본 날, 온전히 밤을 새웠다. 고이 앉혀둔 나의 유일한 인형을으밀아밀살피며, 서늘함과 후텁지근함을 왔다 갔다 하면서. 그렇게 그것은내게다시 볼수없는 가장 무서운 영화로 남았다.
학교에서 집에 돌아와 아무도 없을때면 속삭이듯 내 마음을 꺼내 들려주었다. 인형을 조금 기울였다 다시 일으켜 눈을 깜빡이게 만들었다가, 목을 더듬어 끄덕이게도 도와주었다. 마치 내얘기를 듣고 있는 것처럼. 내가 인형을 도와주었고. 나를 도와주었다.
고적한 나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유일한 친구였다.
습기가 느껴지지 않는 눈동자라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내 말에 감응하는 듯했고, 감히내가소리를 내는 시간,비밀스럽지 않은 비밀을 나누는 그 시간이 좋았다.
내겐 더할 수 없는 평온함의시간이었다.
살다 보니 자신만의 이상한 구석이 있더라.
나는 이상스러운 구석이 많았고, 그중 하나일 뿐이었다.
둘째아이는 인형을 좋아한다.
태어나 한결같이 좋아했고,지금도 유일한 장난감들.
대체로귀여운 인형은 여자 아이들의 취향에 맞추어 디자인된 편이다. 동물의 종류라던지, 옷이나 장신구라던지, 색깔마저도.
그렇기에 초등학교 졸업을 목전에 둔 둘째 아이의 방은 보통의카지노 쿠폰아이들의 방과는 조금 다르다. 그와 모든 순간을함께 해온나의 예상과는가히 일치하고.
그의 놀이공간은 아주 어릴 적부터 어린이날이나 생일날이면 생떼를 부리며 얻어 낸 카지노 쿠폰들과 그 친구들로그득그득하다.공부를 할 때면 보드라운 털을 가진 인형을 책앞이나 배 위에 앉혀두어야 한다나. 자는 곳엔 폭신한 솜으로 통통해진 인형들로포근하게둘러야 잠에 들 수 있단다.
"카지노 쿠폰아이는 그런 거 가지고 노는 거 아냐!"
"몇 살까지 그런 거 가지고 놀 거야?"
십 년이 넘도록 수도 없이 들었다. 마음이 편치 않지만 탓할 수 없었다.
과연 나는 보통스럽지 않은 아이의 면모를 볼 때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을까. 그저 '나의 아이는 그렇구나.' 하고는 쉬이 이해할 수 있었던가.
태어나서부터 몇 년간 카지노 쿠폰가 이름 모를 구토로 힘든 시간을 보낼 때 가위소리만 나도 울며 속을 게워내기에 머리카락을 자르지 못했다. 그렇게 다소긴 머리카락에, 아프고 힘이 없어 가느다랗게 작아진목소리, 오목조목 작은 이목구비를 가지고태어나조용히 인형만 가지고 놀던 그를 보고,많은 사람들이 여자 카지노 쿠폰인 줄로 착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