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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유상 Mar 23.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 사람이 되기까지

7. 작은 결심 몇 가지



일 년 살이 장소를 제주로 잡지 않았으면 내 결심이 달라졌으려냐?

그건 모르겠다. 아마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일단, 카지노 게임 사이트카락 정리


제주로 장소 옮기기로 결심한 뒤, 나는 길게 방목했던(다듬으며 기르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뜻) 머리부터 짧게 잘랐다. 죽 방목하다 머리카락을 짧게 자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짧아진 머리칼만큼 인생이 단순해지고 홀가분해진다. 자르고 나면 이 좋은 걸 왜 안 잘랐을까 싶지만, 한편으론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으려면 일단 길러야 하지 않나. 하지만 그것보다 굳이 미용실을 가지 않았을 뿐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자르고 나면 좋은 점이 더 많다. 수영장 가서 입수 전후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감을 때와 마지막 드라이에 걸리는 시간이 훨씬 단축된다. 삶이 압축되는 느낌이다. 물론 바람에 찰랑대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칼로 느끼는 자유와 여유로움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칼과 함께 잘려나간다. 그 점만 빼면 다 괜찮다.

머리 감고 수건으로 툭툭 쳐서 말리고 손가락으로 쓱쓱 훑어 올리기만 해도 된다. 그때마다 ‘인생 참 가뜬해졌군’ 하며 뿌듯하다. 제주에 사는 친한 동생은 말한다. 언니는 머릴 왜 그렇게 짧게 잘랐어? 취미가 못생기게 만드는 거야? 근데 뭐, 본바탕이 그다지 이쁘지 않으므로 머릴 잘랐다고 더 못생겨질 리는 없지 않을까. 분위기는 좀 바뀌었을 테지만 아무렇지도 않다. 정작 삭발이 하고 싶었는데 그럼 어디 아프냐고 물어올 시선이 귀찮아 좀 더 길게 놔두었을 뿐.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기를 땐 가만히 있다가 자르거나 변화를 줄 때 특별히 뭔 심경의 변화가 있냐고들 묻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굳이 그런 거 없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카락으로 심경의 변화를 보여줄 까닭도 중요성도 두지 않는 편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카락도 길어져 모이면 무거워진다. 묶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뒤로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만하면 자르게 되는 거 같다. 긴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쇼트커트로 바뀌는 거라 나 스스로가 봐도 한동안 낯설긴 하다.



-이단, 색깔을 버리기로 한다.


몇 년은 헤나로 붉은 염색(흰색만 붉게 변하는 고로 흰카지노 게임 사이트 많은 나는 빨강카지노 게임 사이트 앤이 되어 버림) 한 적도 있다. 2,3년은 염색을 안 하고 살다 다시 하게 되었는데 라인댄스를 배우고 나서였다. 그러다 보니 염색하던 감이 떨어져 시간이 좀 길어졌나 보다. 헹구고 나서 거울을 보고 꺄!!! 기겁할 뻔했다. 거울아 거울아, 이게 누구세요? 분명 난데 내가 아니다. 적응이 불능이다. 너무 낯설어 남편과 막내아들한테 보여줬더니 남편은 아무렇지도 않게 훨 젊어졌구먼! 하고 아들은 게임하던 모니터 화면에서 눈만 잠깐 나를 향하더니, 그냥 뭐... 딱히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다는 식이었다. 이 부자간은 반응이 이상한 것도 닮았어!

한동안 너무 적응 안 되어 모자를 눌러쓰고 다녀야만 했다. 하지만 눈은 또 간사해서 어느 만큼 시간이 흐르니까 흐음, 좀 젊어 보이기도 하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색깔만큼이나 젊음을 대출한 듯 나름 기분이 상큼하기까지 했다. 한 일 년 다시 젊게 살았다.

올 초, 제주로 일 년 살이 결정한 뒤 젤 먼저 든 생각은 머리 자르기와 염색을 그만두기였고 그걸 지속하는 중이다. 세 달째 접어들자 참 어중간한 색이 되어버렸다. 속에서 자라 나오는 흰머리가 바깥 갈색머리에 비해 도드라져 보인다. 참는다. 아는 동생이 수시로 머리 색깔이 바뀌는데 딸내미가 미용사라 지 엄마 짧은 머리를 요렇게 했다 조렇게 했다 잘도 바꿔준다. 이번에 미색으로 탈색한 걸 보고 나도 저렇게 하면 지금처럼 반 토막씩 선연한 차이가 덜해 보이지 않을까 싶어 부탁했다. 딸낭구 오면 나도 해주라고. 지난달 온다던 딸이 안 오고 있으니 그냥 지나가나 보다. 그래 까짓 거, 한두 달 더 기다리다 보면 눈 온 한라산처럼 흰머리로 뒤덮이겠지. 기다리자.

왜 염색을 안 하냐고? 청정지역인 제주에 와서까지 내 염색약으로 물을 오염시키고 싶지 않다. 단지 그 이유. 머리가 짧으면 물도 덜 쓰지 비누나 샴푸도 덜 쓰지 않겠나. 샴푸를 매번 쓰진 않고 비누도 샤워 때마다 칠하지 않는다. 샤워도 겨울에는 기껏해야 3,4일에 한번 한다. 자주 할 필요가 없는 게 공기가 깨끗해 오염되는 게 별로 없어서다. 이외수를 흉내 내어 한 달이고 일 년이고 견디는 건 못하지만 겨울에는 땀 흘리며 걸었을 때 빼고 그 정도로 충분하다. 빨래도 작은 속옷 빼곤 모아서 한 번에 세제를 최소로 넣고 돌린다.



-삼단, 차 운전을 되도록 최소로


전기는 어쩔 수 없이 책 보고 글 카지노 게임 사이트 것 때문에 절약하기가 어렵긴 하다. 환한 날엔 창가 쪽으로 가서 책을 본다. 내 깜냥껏 아낄 수 있는 걸 아껴본다. 사실 매일 가고 싶을 정도로 수영을 좋아하지만, 도서관 나들이 가는두 주에 한 번 정도만 가고 나머지는 주로 근처를 걷거나 혼자 몸살림운동을 한다. 차 타지 않고 할 수 있는걸로 바꾸고있다.

제주에 와서 좋은 점이 수영장과 도서관이 마주 보고 코앞에 있다는 사실. 서귀포 제남도서관이 그렇고 우당도서관과 국민체육센터가 그러하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어가는 중인가(현 정치 상황 빼고). 몸 건강과 마음 건강 발란스를 유지하라는 뜻 아니겠는가? 내 맘대로 해석한다. 일타이피 일망타진이다. 도서관 앞 수영장,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발상이다. 수영하고 나오면서 트랙을 도는 젊은 친구들이나 어린이 손을 잡고 걷거나 자전거 함께 타는 부모도 심심찮게 만난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사단, 휴지를 적게 쓰고 쓰레기를 줄여본다


소변을 볼 때 휴지를 쓰지 않는다. 작은 손수건을 접어서 활용한다. 그 몇 칸이나 쓴다고 하며 콧방귀 뀌지 마시라. 휴게소 화장실에 들러보면 휴지에 한풀이라도 하듯 통돌이 한 바퀴 길이만큼*X 둘둘둘 길게 말아 찔끔 아랫도리를 닦고 버린 화장지가 휴지통에 차고 넘친다. 살아생전 우리 엄마는 딱 한 칸을 두 번 접어 톡 찍고 끝이었다. 큰 볼일에도 허투루 쓴 적이 없으시다. 하고 많은 거 중에 이런 건 또 왜 내가 닮누?


아들들이 다닌 풀무학교 화장실에 가면 아이들이 써 붙인 휴지 사용법이 있었다. 작은 볼일 두 칸, 큰 볼일에 6칸이면 충분하다고. 그러려면 섬유질을 충분히 먹어야 강아지나 고양이 똥 싸듯 똑 떨어질 테고 묻은 부분만 찍어내듯 적은 종이로 닦아낼 수 있다. 게다가, 되도록 적게 먹으면 적게 싼다!!!


부산 라이온스 클럽 회장이던 친구 아버지는 휴지 사용법에 엄격하셨단다. 하루는 밥 먹고 있는데 휴지통을 들고 와서 4남매의 코 앞에 들이대며 이건 누구 거냐며 일일이 검문하고 둘둘 말아 카지노 게임 사이트 놈을 색출하여 혼내셨다고 코믹하게 흉내 내며 친구가 말해 준 적이 있다. 몇십 년 지난 일인데도 어제 일처럼 생각나는 일화다. 요즘 아이들과 청년세대는 모르겠지만 우리 때(‘라테’ 얘깁니다요^^ 고리타분하면 패스하시길!)는 양회(시멘트) 포대나 신문지, 노상에선 쑥이나 이파리 넓은 식물로 뒤를 닦기도 한 세대다. 우리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양회 포대나 신문지를 손으로 비벼 보드랍게 해 쓰기도 했으니 우린 야전에서 얼마든지 강하다.


휴지 대신 작은 볼일에 손수건을 쓰는 나를 궁상떤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하루에 한 번만 살짝 빨면 되고 금방 마르니 다시 쓰면 된다. 큰 볼 일은 비데를 쓰거나 이것도 죄스러우면 대개 물로 씻는다. 여기 제주에 산 지 두 달이 훨씬 넘는데 휴지는 한 롤 정도밖에 쓰지 않았다.


쓰다 보니 오늘은 좀 지저분한 얘기로 일관하네. 내 몸에 칼을 댄 적은 50대 초반 딱 한 번, 치질 수술이었다. 그때 잠시 3년간 직장 생활을 했을 때였다. 수술하고 일주일 지나 출근했다. 가운데가 빈 일명 ‘도넛 방석’을 깔고 앉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만큼 괴롭고 절절매게 아팠던 기억이 있어 다시는 치질에 걸리나 봐라, 하며 잘 닦고 마사지도 해주고 있던 터였다. 수술 후 10년도 지난 몇 년 전, 좀 아파서 찾아갔던 대장전문과 의사가 내게 깔끔쟁이 아니냐고 묻는다. ? 되묻는 내 눈동자를 보시더니 볼일 보고 뒤를 휴지로 닦고 비누칠해 뜨거운 물로 닦지 않냐고 하신다. 네, 했더니 그렇게 하면 휴지도 나쁜데(왜 나쁜지 님들은 아시겠지? 향뿐 아니라 좋을 게 하나 없는 표백제 범벅이니) 비누와 뜨거운 물로 씻게 되면 오리도 아니지만 뒤쪽에 있는 기름 성분이 다 씻겨 내려가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단다. 아하, 감사합니다! 그 뒤론 미지근한 물로 샤워기 틀어 닦는다. 그래서 큰 볼일 뒤 물청소는 내게 필수다. 내게 허용하는 물 남용은 수영장 갔을 때와 요것뿐이다.



-오단, 화장품 사용도 노노


나는 변변한 화장품도 없지만 화장에 들이는 시간과 그걸 사는 돈이 아깝다. 차라리 돈을 덜 벌어도 되는 방법을 찾는다. 병원 덜 가고 안 아프게 사는 방법을 궁리하듯이. 뭘 그리 복잡하게 살아?라고 물으신다면 복잡을 줄이려고 하는 거라 답하련다. 필요를 늘이기보다 거두고 단순해지고 싶으니까.

네가 화장품 안 쓰고 비누칠 안 하고 휴지 좀 덜 쓴다고 해서 세상이 얼마나 더 나아지겠느냐고 또 물으신다면 나 같은 사람이 이 지구에 미생물보다 적은 존재겠지만 그렇다고 나마저 그렇게 해서 더 나빠지게 놔두고 싶지는 않다고 답하리라.


이건 우리 가족이 유기농을 하는 이유와도 같다. 지구상 수많은 이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농사짓고 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칠레산 포도, 포도철이면 칠레 항공사진으로 볼 때 마을 전체가 뿌열 정도로 농약을 듬뿍 친다고 한다. 우리는 대신 풀 베는 수고를 감내한다. 배추와 양배추에 달라붙는 배추흰나비 애벌레를 잡아 닭에게 특식으로 던져준다. 호다닥 와서 정확히 쪼아 먹는다. 그 닭이 내준 알을 우리가 먹는다. 그러면 우리는 무얼 먹는 걸까? 꺅이라고? 하하, 나에게는 즐거운 순환이다.

어렵지만 우리는 굳이 벌레와 공존하고 풀을 말살하지 않는 걸 선택한다. 수많은 종이 있다는 건 다 이유가 있을 테니까. 이 작은 생각과 행동이 아무리 보잘것없다 해도 나라도 동참하는 이유는 함께 살고 싶기 때문이다.

아이고 꼰대 소리 듣겠네. 이야기가 자못 계몽주의 관점으로 흘렀지만 이미 예정된 기후위기를 늦춰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이다. 젊은이들의 미래를 덜 잡아먹으려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지구인이 분명 적진 않으리라. 존 레넌이 노래하지 않았는가?


이매진 - YouTube


여러분은 말할 지도

나더러 몽상가라고

하지만 나만 그런 건 아니죠

아마도 언젠가는 여러분도 우리와 함께 할 거라 바래요

세상이 하나가 되는 것도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be as one


상상해 봐요, 무소유를

여러분이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탐욕도 굶주림도 없이

형제애로 맺어진 이들

상상해 봐요

모든 이가 세상을 공유하는 걸

Imagine no possessions

I wonder if you can

No need for greed or hunger

A brotherhood of man

Imagine all the people

Sharing all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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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에

꽃 하나를 더하는 마음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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