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활인 도영 May 09. 2025

《에티카》이성으로 쓴 책, 그러나 카지노 게임 나면 다정해진다

스피노자와의 낯선 산책

내가 스피노자의 카지노 게임를 처음 알게 된 건 책을 펼치기도 전, ‘누군가의 서재’ 속에서였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있는 철학자 고병권의 글.

그는 이 책을 “한 번에 감동을 주는 책은 아니지만, 묵묵히 읽다 보면 언젠가 감명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책”이라고 했다.

그 문장 하나에 마음이 흔들렸다.

당장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고, 정말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읽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은 일반인이 읽기엔 너무 어렵습니다

카지노 게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철학책이 아니다.

아니, 그런 종류의 책이기를 거부하는 책이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이런 문장이 기다린다.


정의1. 실체란, 그 자체로 존재하고 그 자체로 파악되는 것을 말한다.

공리1. 본질이 없이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카지노 게임1. 두 실체가 본질 또는 속성에서 구별된다면, 그들은 서로 아무것도 공통적으로 가지지 않는다.


이건 에세이도 아니고, 사변적 문장도 아니고, 그냥 수학책이다.

‘정의 → 공리 → 카지노 게임 → 증명 → 주석’

스피노자는 이 모든 책을‘기하학적 방법’에 따라 썼다.


그래서 처음엔 책이 아니라 암호처럼 느껴졌다.

수식이 없는 대신, 개념 하나하나가 너무 낯설고 무거워서, 한 페이지를 넘기기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결국 원전을 덮고, 해설서를 폈다.

고병권 선생의 책과, 김혜숙 교수의 해설서, 이진경 선생의 관련 강의까지 카지노 게임 듣고 또 읽었다.

그제서야 조금씩, 아주 조금씩, 스피노자의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카지노 게임는 어떤 책인가?

제목 ‘에티카(Ethica)’는 윤리학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책은 감정이나 도덕률로 윤리를 말하지 않는다.

윤리학을, 자연의 법칙에서 끌어낸 카지노 게임의 산물로 바라본다.


처음엔 자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신은 세계 바깥에 있는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라, 곧 자연 그 자체(God or Nature)이며,

모든 존재는 그 자연의 필연성에 따라 존재하고 변화한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스피노자는 우리 인간의 감정까지도 이 자연법칙 안에 포함시킨다는 것이다.

인간이 질투하고, 사랑하고, 욕망하고, 우울해하는 모든 감정은 자연의 필연적인 결과다.


즉, 스피노자에게는 “왜 내가 이토록 슬플까?” 라는 질문조차

“왜 나무가 바람에 흔들릴까?” 만큼 자연스러운 질문이다.

이 말이 너무나 낯설고 충격적이었지만,

어쩐지… 이 말 안에 위로가 있었다.



핵심 개념 하나 – 코나투스(conatus)

스피노자의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개념이 있다.

그건 바로 코나투스(conatus).

이 말은 라틴어로‘자기 자신을 유지하려는 노력’이라는 뜻이다.

스피노자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개별자는 자신을 유지하려는 욕망(conatus)을 본성으로 갖는다.”


우리 모두는 지금 이 순간,

살고자 하며, 자기다움을 지키려 하며, 자신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슬픔, 기쁨, 분노, 사랑… 이 모든 감정의 뿌리는 바로 이 코나투스에서 나온다.


감정은 단순한 상태가 아니다.

감정은 나라는 존재가 자신을 지키려는 몸부림이자,

세계와 마주하는 방식이다.


이걸 알게 된 순간,

나는 내가 느끼는 부끄러움도, 질투도, 무기력도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존재의 증거’처럼 느껴졌다.



핵심 개념 둘 – 능동과 수동, 그리고 자유

스피노자는 감정을 두 가지로 나눈다.


* 수동적 정서(passio): 내가 원치 않게 휘둘리는 감정. 예: 충동, 분노, 우울

* 능동적 정서(actio): 내가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감정. 예: 이해, 용서, 사랑


우리는 대부분 수동적인 감정에 휘둘리며 산다.

하지만 스피노자는 그 감정을 인식하고, 그 원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능동적 존재가 된다고 말한다.


그는 자유를,

“원인을 자신 안에 지닌 존재의 상태”라고 정의한다.


타인의 말, 감정, 평가에 따라 흔들리기만 하는 상태는 자유가 아니다.

그것은 원인을 외부에 맡긴 상태다.


반면, 나의 슬픔을 내가 이해하고 있을 때,

내가 왜 아프고,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를 알게 될 때,

나는 그 순간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카지노 게임 속 명언들

“모든 것은 그 자체의 본성에 의해 존재하고 행동한다.”

→ 너는 지금 이대로 이미 자연의 일부이며, 존재할 자격이 있다는 말.


“자유란, 자신의 본성에 따라 존재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 자유는 무한한 선택지가 아니라,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상태.


“슬픔은 나의 능력을 감소시키고, 기쁨은 나의 능력을 증가시킨다.”

→ 감정은 도덕이 아니라, 생명력의 상태이다.



묵직한 카지노 게임, 그런데 묘하게 따뜻하다

《에티카》는 정말 카지노 게임적으로 쓰인 책이다.

사랑, 우정, 죽음, 자유, 기쁨, 슬픔, 신, 자연, 정치…

모든 것을 수학처럼 정의하고 증명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카지노 게임 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건 정말 묘한 경험이다.

“어떻게 이렇게 카지노 게임적인 책이, 이렇게 다정할 수 있을까?”


아마도 스피노자는 세상을 바꾸고자 하지 않았다.

그는 그냥,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자’고 말했을 뿐이다.


세상이 필연적으로 이렇게 흘러간다면,

나 또한 그 일부라면,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해하고, 수용하고, 조금 더 선하게 행동하려는 노력아닐까.


그걸 그는 윤리(Ethica)라고 불렀다.



카지노 게임며

나는 아직도 카지노 게임를 ‘읽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아마 몇 번을 더 읽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해하는 책이라기보다, 함께 걷는 책같다.

힘들 때, 무기력할 때, 감정에 휘둘릴 때,

책장 속에서 한 구절 꺼내 읽으면

다시 조용히, 나의 코나투스를 회복하게 된다.



카지노 게임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당신은 당신으로서 살아도 된다”는 메시지가 숨어 있습니다.

그 한 문장을 얻기 위해, 나는 이 어려운 책을 계속 붙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아주 괜찮은 산책이라고, 지금은 생각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