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에서 더 열심히 일하는 교수가 되었을 듯
카지노 게임에서 박사를 하고 졸업이 가까워지며 여기저기대학들에지원을 해봤었다. 뭘 엄청 가리면서 지원을 하지않았고 자리가보이면 그냥 다 넣어봤다.여러 개계속넣다 보면그중에 하나는 되겠거니 했는데 진짜 그중 하나가 되었다. 다양한 지역들에 지원을 했는데취업이 된 곳은 박사 학위를 한 동네 노팅엄 Nottingham에서 기차로 30분 거리 레스터 Leicester에 있는 디몬포트대학 De Montfort University(DMU)이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계속 DMU에서 일하고 있다 (어느덧 8년 차).
2016년 6월(아직 박사 논문을 쓰고 있을 때)부터 대학들에 지원 서류를 넣기 시작했고, 2017년 7월까지 1년에 걸쳐 20군데정도지원을 하고, 5-6개 대학에서 인터뷰를 했었다. 실제 취업이 된 DMU는 마지막으로 서류를 넣었던 두 군데 중에 하나였다. 2017년 봄바이바 viva(카지노 게임 박사 논문 디펜스)를 하고마이너 리비전 minor revision 결과를 받아논문을 수정해제출하고박사 학위가 확정된 것이 6월이었고,DMU에 서류를 낸 것은 7월 초였다. 7월 중순박사 졸업식에엄마가왔었는데, 그때 DMU에서 인터뷰를 하자고 해서 엄마를 학교 앞 음식점에 잠시 앉혀놓고 인터뷰를 후딱 하고서엄마를 픽업해 같이 기차 타고 놀러 갔던 기억이 난다. 인터뷰가 끝나고그 당일이었나 다음날이었나 바로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계약서 싸인하고 서류들 제출하는 등등 모든 임용 과정이 끝난 것이 7월 말이었고,9월부터 바로 일을 시작했다. 박사학위가 확정되자마자 속전속결로 취업이 되는 것을 보면서,학위 받기 전에 서류를 열심히 넣었던 것은다쓸데없는 시간낭비였나, 싶기도 했다. 여러분들은 좀 더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접근을 하시길 바란다.
카지노 게임 교수로 자리 잡아서 좋은점들은 아래와 같다.
1년 수습 probation 기간 이후에는 사뭇 교육 공무원 같은 안정감을 가지고 지난 7년간 직장 생활을 했다. (안타깝게도 요새는 카지노 게임 대학들 경제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아서 분위기가 별로 안 좋다).
호봉제와 연봉제가 섞여 있어서 같은 직급 안에서는 특별히 뭘 하지 않아도 매년 연봉이 오르고 있다.
항상 그랬던 건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출퇴근의 자유로움이 있다.
재택을 많이 하고 있다.
혼자 하는 일이 많아 사람 스트레스가 적다.
내 연구를 내 마음대로 계속하고 있다.
누가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일이 많지 않은 높은 업무 자율도가 있다.
일 년 휴가는 명절 제외하고 35일이라 공휴일을 끼워 쉬면 3개월 일할 때마다 한 달씩 쉬는 것이 가능하다 (크리스마스 휴가, 부활절 휴가, 여름 휴가).
워라밸이 괜찮다.
유럽 여행 다니기 좋다.
문화생활 즐기기에 좋다.
자세한 사항은 이전 글 '카지노 게임에서 교수를 하면 좋은가?'를 참고하시길 바란다.
카지노 게임 교수로 자리 잡아서 안 좋은 점들은 아래와 같다.
연봉이 생각보다 많이 낮다.
연봉도 낮은데 세금까지 많이 낸다.
카지노 게임에 원가족과 오래된 친구들이 없다.
한국 왔다 갔다 하는데 시간도 돈도 많이 들고 몸이 힘들다.
이방인으로 사는 어려움이 있다. 외국인인데 동양인이고 하필 또 여자이기까지 하니 뭔가 사회적 소수자들 중의 더 소수자 같은 느낌이다. 약자 중의 약자 같은 느낌이랄까.
12년째 카지노 게임에 살지만 현지인들과 의사소통이 100% 되는 거 같지 않아 답답할 때가 생각보다 많다.
카지노 게임에 날씨는 일 년에 절반 이상이 우울하다.
음식이 대체적으로 막 맛이 있진 않다.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
생활비가 너무 많이 든다. 한국 물가 3배 정도 생각하면 되는 것 같다.
대중교통이 비싸고 후지다.
죽을병 아니면 병원 가는 게 너무 힘들다.
써놓고 보니 연봉 문제 이외에는 다 생활의 문제에 가까운 것 같다. 자세한 사항은 이전 글 '카지노 게임에서 살기는 괜찮은가?'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카지노 게임 교수로 자리잡지 않았더라면, 만일 박사를 졸업하는 그 시점(2017년 7월)에 지원을 했던 학교가 한국 대학교나 미국 대학교, 혹은어디 다른 유럽 나라 대학교였다면, 그래서 취업이 되었다면, 아마 지금 카지노 게임이 아닌 다른 나라 어딘가에서 일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과미국을 포함하여대부분의 다른 나라들은 테뉴어제도가 있으니까테뉴어 트랙 조교수로 시작했다면 진짜 진짜 열심히 바쁘게 일하며 살았을 것 같다. 아마 지금보다 2.5배 정도 더 열심히 일하고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아마 연봉도 지금보다는 좀 더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인생은 진짜 타이밍과 운이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