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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림이 언니 최윤순 Apr 29. 2025

선생님~, 어른 학생 온라인 카지노 게임 돼요?







올해 초등학교 입학하는 손녀는 유치원 하원하자마자 놀이방에 들어가 유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애타게 부른다. 유치원에서 배운 놀이를 집에만 오면 동생과 재연하는 걸 즐겨한다. 선생님 놀이, 현장학습 놀이, 도서관 책 대출놀이, 영화관 놀이 등.

나는 되도록 손주들이 노는 놀이방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다. 자꾸 간섭할까 봐, 적당한 거리를 두고 보는 쪽이다.

손녀 목소리가 얼마나 카랑카랑하고 또릿또릿 한 지 동생은 꼼짝 못 하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역할만 해야 한다. 그것도 날마다…. 나는 누나가 저렇게 열심히 유준 온라인 카지노 게임 들어오라고 해도 왜 안 들어가는지 눈치를 채지 못했다.

동생은 *꼬봉이 하기 싫은지, 누나가 꾸며놓은 놀이방에 들어갈 생각조차 않고,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나름의 자기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려는 듯….

(*부하, 하수인, 같은 의미로 쓰이는 속어)


오늘은 유준 온라인 카지노 게임 부르는 손녀 목소리가 너무 안타까워서

“황유정 선생님, 어른 온라인 카지노 게임 들어가도 돼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손자 손을 잡고 함께 온라인 카지노 게임니 손녀는 안심이 되는지 얼굴 가득 미소를 띠고 우리 둘을 반긴다.

친구한테 배웠다는 종이배 접기를 하며 할머니도 가르쳐 준다. 하나는 자기 것, 다른 하나는 동생 것 이란다!

이번엔 물에 띄워보겠다고 투명 플라스틱 통에 물을 가득 담아 들고 온다. 물을 엎지를까 봐 얼른 수건을 깔아주고 잘 보이는 피아노 의자 위에 놓았다.

손녀가 실험하는 과학자 표정으로 종이배를 띄우는데 기우뚱하니 쓰러진다. 순간 손녀 얼굴에 근심이 보인다. 밑 부분을 살짝 펼쳐주니 종이배가 둥둥 뜬다. 손녀도 나도 안심이 되어 기쁨이 얼굴 가득 피어났다. 이번엔 손녀의 마음이 더 풍요로워졌는지, 종이배에 “유준, 유정”이라며 이름도 써준다.


동생도 신기한지 방방 뛰면서 종이배를 요리조리 살펴본다.

그 모습이 어찌나 신나고 즐거워 보이는지!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노는 아이들 모습을 혼자 보기 아까웠다. 현장출동, 순간포착 카메라맨처럼 사진과 동영상을 열심히 찍어 딸과 사위에게 보냈다.

딸은 “우린 유준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절해야 해. 크크크~~~”

딸이 퇴근하니, 창의적으로 놀았던 아이들 흔적을 보라고 손을 잡아끌었다. 아까 그 카톡은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우리 유준이는 누나와 선생님 놀이할 때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하느라고 힘들다. 그것도 날마다…, 상대해 줘야 하니 정말 지겨울 것이다. 유준이가 없었으면 이 역할을 내가 다 감내해야 하는데…. 유준이가 대신해주니 정말 고마워해야 한다고!

둘째는 축복이고 첫째에겐 언제나 놀아줄 대상이라는 것!

부모에게는 자유를 안겨주는 것 같다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오늘도 유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들어오라는 누나 선생님 말을 듣고도 놀이방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살살 뺀다. 손녀는 동생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들어오든지 말든지 혼자 선생님 놀이에 열중한다.

“오늘은 양궁놀이 할 거예요.”하며 거실로 나온다. 크기가 다른 정사각형 보자기 세 개를 방바닥에 펼쳐놓고 과녁판이란다. 할머니 선입견으로 과녁판은 벽면에 붙여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순간 헝겊으로 된 보자기를 어떤 방법으로 벽에 붙여주지?

스카치테이프로 붙인다고 해도 자꾸만 떨어질 것 같아서 고민했었다.


그런데 유정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방바닥에 보자기 세 개를 펼쳐놓고 유준이는 플라스틱 양궁 활을 천장 쪽으로 쏘아댄다. 그것이 떨어지는 지점을 보고 10점, 9점, 8점이라고 외친다. 정중앙에 맞을 때는 X10이라며 부둥켜안고 뛸 듯이 기뻐한다.

그럴듯해 보였다.

그 후 손녀의 생각이 너무 기발해서 혹시 유치원에서 과녁판을 그렇게 만들었냐고 물었다. 순순히 자기 혼자 생각해 냈다는 것!

다음 날 우리 집에 있는 더 큰 보자기를 가져다주었다.

아이들은 이렇게 놀이에 진심이고 놀면서 성장한다.

생각이 말랑말랑한 아이들!

이렇게 손주들이 노는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웃는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하원 후, 에너지가 있어 놀이에 집중하는 손녀가 참 고맙다. 무엇인가 스스로 찾아 놀이하는 것! 그것도 집에 있는 생활 용품을 이용해 놀잇감을 만들어낸 것이 더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할머니는 성격이 좀 급하다. 급한 성격 때문에 손주들이 놀 때 기다려주지 못하고, 간섭하고, 달려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른다.

내가 도와주려고 하면 손자는 고맙게도 “나 혼자 할 거야.”라고 말한다.

인내하며 급하지 않게 천천히 지켜봐 주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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