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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승빈 Jan 09. 2021

카지노 게임의 기억

1월 9일. 아홉 번째.

카지노 게임


어제는 눈을 뜨니 너무 늦잠을 잔 카지노 게임.

세수하는데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 전날 밤, 빨려고 세탁기에 넣어둔 옷을 도로 꺼내 입고는 허겁지겁 집을 나섰어. 시계를 보니 전철역까지 뛰어가면 지각은 면할 것 같았지. 열심히 뛰었어. 전철역에 도착하자마자 코 앞에서 전철 문이 닫혀버렸다.

집은 홍대. 회사는 구로. 이번에 도착하는 열차는 신도림행이래. 그다음 열차를 타야 하니 100% 지각인 거지. 그때부터 짜증이 밀려왔다. 차라리 이럴 줄 알았으면 머리도 감고, 왁스도 바르고, 깨끗이 빨아놓은 옷이라도 입고 올걸 그랬어. 오늘은 일진이 별로겠구나 생각했다. 어제 입었던 옷에서 괜히 냄새가 나는 것 같고, 가만 보니 점심때 먹었던 음식물도 묻어있어. 게다가 감지 않은 머리에 모자까지 눌러썼으니 거지꼴이 따로 없는 카지노 게임. 어제와 똑같은 옷을 입고 있으니 직원들이 외박했냐 물어본다.


오늘 아침에도 눈을 뜨니 너무 늦잠을 잔 카지노 게임.

하지만 샤워도 하고 머리도 감았다. 건조대에 널어놓은 뽀송한 옷을 입고 집을 나섰어. 시계를 보니 이미 지각인 카지노 게임. 어차피 늦은 거 그냥 느긋하게 걸었다. 콧노래도 흥얼거리면서 말이야. 전철역에 도착하니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런 기막힌 타이밍이 있나!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전철 문이 열렸다.

구로역에서내려점심때먹을김밥을사러갔어. 하나에1500원. 김밥아줌마가행운의당첨이라며마지막하나남은김밥을1000원에준대. 오늘은일진이좋겠구나생각했다. 새로꺼내입은옷에서는은은한섬유유연제향이났다. 회사에도착하니오늘은사장이오후에카지노 게임한대.



-오래전 카지노 게임에 기록해둔.


하루 한 장의 드로잉, 하나의 단상.

1장 1단. 아홉 번째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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