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리키시"
# 주의 #
해당 글에는 드라마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리키시"]
나의 학창시절에는 카지노 게임 추천 문화만큼 막강한 것도 없었다. J-Pop, 만화, 드라마, 영화, 패션잡지 심지어 필기구까지힙하고 유행에 앞장 서는 인기쟁이 친구부터 말 수가 없는 조용한 친구까지 저마다 각각 즐기고, 덕질하는 카지노 게임 추천 문화 하나씩은 꼭 있었다. 나 또한 카지노 게임 추천 문화에 상당히 심취해있었던 사람이었다. 우타다 히카루, 하마사키 아유미, 나나, 고쿠센, 너는 펫, 미야자키 하야오, 하이텍씨 펜... 다 나의 최애였다. 삼일절이나 광복절마다 독립 운동과 관련된 다큐나 드라마를 볼 때나, 교과서에서 이육사 시인의 저항시를 배울 때면, 뭔가 피가 들끓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카지노 게임 추천이 싫다고, 나쁘다고 욱한 감정이 올라오는 날도 있었다. 그렇다고 카지노 게임 추천 문화 소비를 멈춘 것은 아니었다. 그 때는 막 한류가 만들어지고 있는 시기였다. 보아가, 배용준이 한류를 개척하고 있었고, 반응이 오기 막 시작한 극 초기였다. 한국 컨텐츠의 위상이 지금 같던 시기가 아니었다. 이미 경제나 문화 부분에서 우리보다 먼저 성장을 이룬 카지노 게임 추천의 것들이 어린 눈에는 더 세련되어 보이니, 재미있는 걸 소비하고 싶은 사춘기 소녀의 당연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성인이 된 어느 순간부터 일본 컨텐츠를 거의 소비하지 않게 되었다. 정확한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반일 감정으로 일본 제품을 불매하겠다라는 그런 선언적인 마음 때문도 아니었다. 한국 컨텐츠의 퀄리티가 정말 좋아지며, 세계적인 위상까지 얻게 되었고, 그러니 자연스럽게더이상 해외 컨텐츠까지 눈 돌릴 필요가 없었던 것이리라 짐작해본다. 그러던 중 정말 오랜만에 넷플릭스에서 일본 드라마 하나를 정주행하게 되었다. 스모 선수의 성장 스토리를 다룬"리키시"였다.
사실 내 의지로 시작한 드라마는 아니었다. 아무래도 스모라는 격투기는 전혀 익숙하지 않아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 3화까지는 대충 보았다. 이 드라마를 선택한 남편은 오랜만에 카지노 게임 추천 만화 스타일의 스포츠 성장서사가 보고 싶은 마음에 골랐다고 했다. 사실 스포츠 성장물이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다. 조금은 껄렁하고 매사 장난스럽게 임하는 주인공. 그런 주인공에게는 천재적인 스포츠 재능이 있고, 가족을 위해서 혹은 돈을 위해서스포츠를 시작하게 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점점 경기에 임할 수록 진지해져가게 되고, 결국에는 각성되어 진심으로 스포츠에 임하게 된다. 그리고 피나는 노력과 천재적인 재능이 결부해 승리하게 된다는 감동의 스포츠 이야기. 뻔한 거 알면서도, 이러한 성장 서사는 가끔씩 생각나서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기도 하다.
"리키시"도 이 스포츠 성장 서사 클리쉐를 정말 단 하나도 빗겨가지 않는다. 시즌2 제작이 예정되어있지 않아보이는 상태에서 드라마는 열린 결말로 끝나는 듯하지만, 스포츠 성장물의 문법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초반 껄렁하고 불량한 주인공의 모습이 보기 싫어 앞부분을 대충 본 것도 있었는데, 결국 뒤로 갈수록 주인공이 각성하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는 집중해서 한 호흡으로 끝까지 시청하였다. 시즌2가 나와도 어짜피 주인공은 여러 고난을 겪고도 승리하겠지만, 그럼에도 볼 의향이 있다.
다만, 이 드라마를 보고나서 내가 왜 어느 시점부터 일본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멈추게 되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일본 컨텐츠에는 묘하게 불편한 지점이 있는데, 바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묘사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리키시"에서는 남성들이 접대하는 여성이 나오는 술집에 가는 것이 거의 당연하게 표현이 된다. (술을 마시고 싶으면 그냥술집에 가면 안되는 것인가.) 주인공의 여자친구(?, 정식 애인은 아니다) 또한 접대부로 그녀의 몸을 오로지 이득을 취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위 꽃뱀의 모습으로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여성 비하적인 시선도 느껴진다. 잘 나가는 스모 선수의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승부조작을 의뢰하며, 자본가에게 성상납을 하기도 한다. 꼭 성적으로 대상화하지 않아도, 남자마음을 헷갈리게 하는 여자,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놓는 엄마의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는데, 유독 성이라는 쉬운 방법으로만 표현하려 한다. 그나마 진취적으로 묘사되는 또다른주인공인 기자는, 똑똑하고, 논리적이고, 개인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현대여성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유부남과 사내불륜을 저질렀고, 남자는 상황이 불리해지니 이내 꼬리를 잘라 여자를 좌천시키고, 본인은 결국 부장으로 승진한다. 같이 잘못을 저지른 남자는 아무 책임을 지지 않고, 여성 기자만 불이익을 받는 부분에서는 여성 차별적인 시각도 보여진다.
모든 카지노 게임 추천 컨텐츠가 다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 컨텐츠를 소비하지 않은지 오래 됐으니 안 그런 작품도 있을 거라고 분명 생각한다. 그런데 왜 내가 선택한 것마다 그런 불편한 광경들이 보이는 것일까. 남편과 재미있게 했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인 "용과 같이" 시리즈도 그렇다. 주인공이 조폭이긴 하지만, 스포츠 성장 서사 스토리는 결을 같이한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주인공이 의리와 정의감하나로 조직 세계를 재패하는 그런 내용. 거기서도 대부분의 여자 인물들은 호스티스 종사자들이다. 뒷세계와 불량함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인 것일까. 아님 정말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는 이런 문화가 흔한 것인가. 메인 스토리가 탄탄하고 성장서사가 재미있어시청을 이어나가고 싶다가도, 불편한 순간들이 나타나게 되면 이를 더이상 소비해야하나 말아야하나 내적 갈등이 생긴다. 그리고 이런 갈등이 결국 나를 카지노 게임 추천 컨텐츠 소비로부터 회피하게 만든다.
이런 묘사들이 현실세계와 다르다고,드라마적 장치일 뿐이라고 믿고 싶다. 다만 요즘 더욱이 걱정되는 것은 이런 잘못된 일본 여성, 더 나아가서 아시아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표현들이 서양사회에서 "옐로우 피버"라는 잘못된 환상으로 발전된다는 점이다. 아시아 여성들은 남성에게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하며, 성에 대해 보수적인 듯 보이지만서도 문란하다는 편견을 심어주는 씨앗이 될 수 있다. 서구권에 살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알게 모르게 옐로우 피버를 가진 서양 남성과 엮이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시아권의 문화를 직접 체득한 적이 없는 서양인들이 동양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드라마, 영화와 같이 넷플릭스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컨텐츠로부터 일 것이다.
다행히 한국 카지노 게임 추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여성에 대한 표현이 비교적 자정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중동에서 한류가 인기 있는 이유도, 가족적인 내용의 드라마, 성적이고 비속적인 표현들이 없는 노래가사들로 무해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어느 기사에서 본 기억도 난다. 사랑하는 사이 간의 성적인 끌림과 사랑을 묘사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성인 관람가에서는 어느 정도 수위의 사랑의 표현 또한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 것만이 유일한 표현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깊게 고민해주었으면 좋겠다. 작년 크게 흥행했던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도 심금을 울리는 내용에 뜬금없는 수위높은 장면들로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그 것이 필수적인 표현 방법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주었으면 좋겠다.
중학생 때 처음 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를 보았다. 오겡끼데스까가 그냥 막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영화를 보고 그냥 그런가 싶었다. 사실 왜 명작이라고 칭찬받는지 이해를 못했고, 유명한 영화라고 하니, 뭔가 있어보이고 싶은 허세의 마음으로 봤던 것 같다. 시간이 한참 흘러 30대가 되어 그 영화를 우연히 다시 보았고, 그냥 막 눈물이 났다. 자극적인 장면이 없어도 사랑과 아픔을 표현하기에는 충분했다.그랬던 카지노 게임 추천 영화, 드라마들이 조금은 그리워지는 나날이다.
[사진 : 2023년, 삿포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