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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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은 커피 Apr 18.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건 그때나 중요했지...“




그날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날이 좋아 모처럼 바이크 시동을 걸었다. 한창 달리다 멈춰 바다 구경하는데 걸려온 전화. 십수 년 전 게스트로 출연하던 라디오 방송의 피디님이다. 언젠가부터 형님이라 부르게 된 피디님.


그해 사월, 열댓 살 위의 작가 형님과 함께 셋이 낮술을 마셨다. 작당 모의를 위해 만난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서너 시 즈음. 누가 먼저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따스한 날씨와 벚꽃을 두고 헤어지기 아쉽다고 했고, 늘어선 벚꽃 나무가 훤히 보이는 술집 야외 테이블에서 밤이 되도록 마셨다.


유독 기억에 남는 괜스레 온라인 카지노 게임적인 순간이었다. 나만 그런 건 아니었는지, 피디 형님은 이날 술자리의 감정을 담은 가사를 써 아는 가수에게 선물해 곡이 발표됐고, 나는 나대로 이맘때면 그날이 생각난다.


함께였던 형님들도 이맘때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생각나는가 보다.

매년 봄이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이야기를 나누고, 이번에는 기어이 술약속까지 잡는 것을 보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내게만 청춘이 아니라, 형님들께도 청춘이었나 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조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순간은 그리 대단찮은, 그저 벚꽃과 날씨와 이야기로 충분했던 반나절일 수도 있다.





생각해 보니,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작당 모의는 결국 실패했던 것 같다.


하긴 뭐, 그게 중요한가.

그건 그때나 중요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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