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3 / 출처 = 기아
기아의 보급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작년 하반기 조용히 등장한 EV3는 출시 몇 달 만에 올해 국내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르며 기아 전기차 전략의 ‘신의 한 수’로 평가받고 있다.
EV3 / 출처 = 기아
기아는 3월 26일 공시를 통해 올해 1~2월 국내에서 EV3를 2천686대 판매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단일 모델 기준 가장 높은 판매량이다.
이 기록은 기존 시장을 장악하던 테슬라 모델Y(2천40대), 현대 아이오닉5(1천538대)를 제치고 거둔 성과다.
EV3의 인기 배경에는 실용성과 가격 경쟁력이 있다. 세제 혜택과 정부 보조금을 더하면 3천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하고, 긴 주행거리의 롱레인지 모델은 전체 판매량 중 80% 이상을 차지했다.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성향을 정확히 읽어낸 셈이다. 기아에 따르면 EV3의 구매자 중 20~30대 비중은 40%에 달한다. 그동안 전기차 구매에서 소외됐던 연령대가 시장 중심으로 부상한 것이다.
EV3 / 출처 = 기아
EV3는 유럽에서도 1~2월 사이 1만69대가 판매돼 기아 유럽 전기차 전체 판매량(1만5천616대)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유럽의 도로 환경은 소형차에 유리한 구조다. 좁은 골목과 높은 유지비 부담을 감안하면 EV3의 컴팩트한 크기와 전기차 특유의 경제성이 유럽 소비자들에게 통했다.
지난달에는 기아 유럽 내 베스트셀링카 상위 3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내연기관차를 제친 기록도 세웠다.
올해 1~2월 기준으로 보면, 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3만874대로 전년 동기보다 24.2% 증가했다. 그중 EV3는 1만3천409대를 차지해 전체의 절반 가까이 책임졌다.
EV4 / 출처 = 기아
기아는 이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EV4와 EV5를 앞세운 전기차 라인업 확대 전략을 가동 중이다. EV4는 세단형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 EV5는 패밀리형 대중 전기차를 찾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는 EV3가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더 치열한 경쟁을 이끌 것이라고 본다. 중국 전기차 강자 BYD의 아토3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EV3와의 본격적인 대결도 예상된다.
빠르게 재편되는 전기차 시장 속에서 EV3는 단순한 모델을 넘어, 기아의 전기차 전환 전략을 현실로 만들어낸 ‘변화의 중심’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