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신념과 좌절
『러시아 문학의 넓이와 깊이』
주제로 읽는
새로운 러시아 문학사 by 조주관
죄와 벌의 경계선:
카지노 가입 쿠폰 『죄와 벌』(II)
“당신이 더럽힌 땅에 키스하라”
(소냐가 라스콜니코프에게)
지식인의 신념과 좌절
도스토옙스키 소설의 예술성은 무엇보다 등장인물에 대한 탁월한 심리(범죄심리)¹ 묘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원이 융합된 독특한 구성에 있다. 『죄와 벌』은 돈과 살인이라는 지극히 세속적이며 물질적인 모티프가 철학적, 종교적 차원에서 극화되어 있는 작품이다. 여기서 작가는 윤리적, 사상적, 사회적 문제를 자기 나름의 독특한 방법으로 풀어 간다. 이 소설은 낡은 봉건 질서가 몰락하고 서구의 새로운 자유 사상이 물밀 듯이 들어오던 1860년대 러시아 사회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는 지적이고 자의식이 강한 가난한 법과대 학생이다. 그는 페테르부르크의 5층 건물 지붕 아래에 있는 작은 다락방에서 하숙하고 있다. 밀린 하숙비 때문에 몇 달째 주인으로부터 하숙비 독촉을 받고 있을 정도로 가난하다.
무더운 여름날 저녁, 거리를 방황하다가 우연히 들른 술집에서 실패한 인생을 살아가는 술주정뱅이 말단 공무원 마르멜라도프를 만난다. 그는 가난이 죄가 아니라며 신세타령을 늘어놓는다. 그는 자기 딸 소냐가 가족을 위해 사창가에서 몸을 판다고 라스콜니코프에게 고백한다. 라스콜니코프는 어머니로부터 누이동생의 결혼 문제에 얽힌 복잡한 사연을 담은 장문의 편지를 받는다. 누이동생 두냐가 오빠의 학자금 마련을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장사꾼 루진과 결혼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오빠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는 두냐와 가족을 위해 몸을 파는 소냐는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어머니의 편지는 오히려 라스콜니코프에게 더 큰 고통만을 안겨 주었다.
마침내 라스콜니코프는 평소 자신이 갖고 있던 초인사상을 입증하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 사회의 기생충과 같은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기로 한다. 그는 전당포 답사를 마친 후 마침내 도끼로 전당포 노파를 살해한다. 살해 현장에 갑자기 뛰어든 그녀의 여동생 리자베타도 함께 살해된다. 라스콜니코프는 악덕 고리대금업자와 죄 없는 착한 처녀를 동시에 죽이는 이중살인을 하게 된 것이다.
살인 후 그는 자기가 훔친 돈과 보석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그것들을 숨긴다. 이 카지노 가입 쿠폰에 그를 연결할 증거를 없애 버린 것이다. 처음에 그는 사회의 해충인 노파를 제거하고 그녀의 돈을 다수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다면 그의 행동은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살인 후 그는 심각한 혼란을 겪게 된다. 세상을 변화시키려던 위대한 사상가는 정신적 고통의 지옥으로 떨어진 것이다.
마음이 산란해진 그는 기이한 행동을 하게 된다. 마침내 라스콜니코프는 이 사건을 담당한 예리한 형사 포르피리로부터 혐의를 받게 된다. 그리고 라스콜니코프의 카지노 가입 쿠폰에 대한 논문은 포르피리의 관심을 끈다. 라스콜니코프는 인간을 범인(凡人)과 비범인(非凡人)으로 나누고 초인의 권리를 신봉했다. 그는 점진적으로 자신이 시저나 나폴레옹 같은 초인이 아니라 한갓 벌레에 불과할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자신을 진실하게 이해해 줄 수 있는 소냐를 찾아가 자신이 살인 사건의 진범임을 고백한다. 소냐는 그에게 “당신이 더럽힌 땅에 키스하라”라고 요구하고 자수할 것을 권유한다. 종교적 구원의 화신이라고 할 수 있는 소냐는 진실한 사랑으로 그의 마음에 양심의 메아리가 된다. 마침내 라스콜니코프는 광장에 나와 군중들 앞에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형사 포르피리를 찾아가 자수한다. 라스콜니코프는 시베리아 유형지에서 소냐의 도움을 받아 가며 비로소 지적 오만을 버리고 새로운 윤리적 이상에 눈뜨게 된다. 그것은 거룩한 창녀 소냐의 삶이 보여 준 수난을 통한 구원과 부활이라는 이상 덕분이었다. (<경계선의 시학에서 계속)
[옮긴이 註]
1)카지노 가입 쿠폰심리학
(게림 솔 모슨 외 지음 『카지노 가입 쿠폰』에서 발췌)
20세기 초, 특히 프랑스 심리학과 범죄학 잡지들에는 카지노 가입 쿠폰심리학에 대한 도스토옙스키의 글들이 많이 발표되었다. 도스토옙스키는 유형지에서 5년을 지내면서 다른 작가들보다 더 많은 범죄자를 알게 되었다. 그의 작품 『죽음의 집의 기록』은 범죄심리에 대한 많은 통찰력을 제공한다.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예로는 중요하지 않은 물건을 훔치기 위해 낯선 사람을 죽인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는 살인을 저지르고 나서 큰 분노를 느꼈기 때문에 후에 그 시체를 훼손하기 위해 다시 돌아온다. 수 세기 동안 러시아는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많이 추방해 왔고, 위대한 회고 문학들은 그들의 경험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도스토옙스키는 감옥 생활에서 알게 된 죄수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대한 몇몇 이야기들을 기술했고, 이는 범죄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했다. 그러나 다른 작품들에서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의 카지노 가입 쿠폰심리학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를 유럽 소설의 대가들인 위고, 디킨스의 글쓰기와 발자크의 카지노 가입 쿠폰심리학에 대한 이해에 접목했다. 도스토옙스키의 잡지에서는 현대 탐정 소설의 창시자라고 여겨지는 에드거 앨런 포의 첫 러시아 번역본이 발간되었다.
보통사람에게 벌이나 죄를 부여하는
소수 엘리트에게는 카지노 가입 쿠폰가 특권인가?
그리고 『죄와 벌』의 포르피리 페트로비치는 초기 탐정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탐정의 순위에 올라 있다. 포르피리는 라스콜니코프가 나폴레옹 3세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삶』에서 끌어온 이론, 즉 보통사람에게 벌이나 죄를 부여하는 소수 엘리트에게는 범죄가 특권이라고 주장한 글을 읽었다. 그러나 중범죄에 대한 포르피리 자신의 이론은 범죄행위가 질병에 의한 것이며, 이는 범죄를 저지르려는 욕구와 붙잡히기를 원하는 욕구의 두 가지 증상을 갖고 있다는 의미였기에 라스콜니코프의 이론과 격렬한 충돌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범죄자들은 자신들의 범죄를 자랑하고, 범죄현장을 재방문하며 범죄행위를 과시하고 경찰을 농락한다.
모든 것이 실패하면 그들은 자백한다. 그들이 이러한 행동을 취하지 않을 때에는 자살을 택하기도 한다. 이 이론을 포르피리는 전적으로 확신하고 있다. 라스콜니코프를 심문한 후 헤어질 때, 포르피리는 라스콜니코프에게 그가 거의 확실하게 자백을 할 것이지만,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자기에게 수기를 남겨달라고 부탁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가 역시 이 이론을 믿는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그는 몇 번의 예행연습 끝에 자백하는 라스콜니코프라는 등장인물을 내세움으로써 이를 증명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억제되어 있는’ 살인자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자살을 택한다.
범죄심리에 대한 카지노 가입 쿠폰 고찰은 『죄와 벌』 후에도 계속되었다. 그는 저널리스트로서 잠든 경쟁자를 칼로 찔러 죽인 여자나 4층에서 창문 밖으로 자기 아기를 떨어뜨린(그러나 아기는 다치지 않았다) 사건과 같이 크게 물의를 일으킨 사건들의 재판에 참석했다. 그는 이러한 사건들에 관해 기술했으며, 이 사건들의 요소를 자신의 소설에 차용했다. 죄에 대한 질문은 점진적으로 그의 사고에서 중심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는 환경이 범죄를 설명하고, 심지어 범죄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의견을 항상 거부해 왔다. 도스토옙스키는 인간은 모순적이게도 결정론적인 세계를 살아가면서 동시에 자유로운 행위자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그가 현대적 사고를 하는 데 있어서 불쾌감을 느끼게 했다. 정치 범죄를 다룬 『악령』에서 도스토옙스키는 공모자들의 의리를 증명하기 위해 공동범죄를 사용한다.
정치 범죄자들에게 나타나는 심리적 병리 현상들은 도스토옙스키가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 사용했던 패턴을 이어가고 있다. 도스토옙스키는 한 남자가 자신의 존재에 관해 재확인하고자 하는 열망이 결정론과 인간의 자연 복종에 대한 사상적 공격으로 이어지는 소설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 이미 그 패턴을 사용했었다. 『악령』에서 공범자들은 각각을 서로 극대화시키는 병적인 사상과 심리를 갖고 있다. 키릴로프의 자살은 의지에 대한 니체철학 이전의 학자들이 주장하는 귀류법(reductio ad absurdum, 간접증명법)을 구성하고, 그들의 논리적 결과와 지하인의 실존적 불안을 동시에 상기시킨다. 따라서 키릴로프는 심리적이면서 동시에 철학적인 자살을 택했다. 그는 살아가기 위한 대부분의 능력을 상실했다. 키릴로프의 강박관념은 그가 현실과 접촉하는 것을 막았다. 그는 비정상적인 이론을 신봉하는 광인이다. 그러나 도스토옙스키는 우리가 광기를 이용하여 문학작품에 있는 수수께끼를 해소하기를 원하지도 않았고, 독자들이 『악령』에 대한 경험을 쉽게 하기를 원하지도 않았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한 의사가 스타브로긴의 뇌를 검사하고 광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오늘날 어떤 의사도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없지만, 19세기의 신경학자들이나 도브롤류보프 같은 언론 신봉자들은 모든 경우의 광기는 뇌 손상과 연결되어 있다고 자신 있게 주장했다. 도스토옙스키는 광기에서 벗어난 스타브로긴의 탈선을 계속 조사한다. 또한, 도스토옙스키는 쾌락이 아니라 아마도 죄 자체를 추구하기 위해 모든 금기를 깨고자 하는 타락한 귀족 스타브로긴의 정신을 조사한다. 그는 라스콜니코프의 동기들 가운데 하나의 변형을 조사하고, 한 사람의 비범성(非凡性)을 증명하기 위한 범죄 구상을 계속 찾아 나간다.
카지노 가입 쿠폰 범죄심리 연구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중 죄책감의 정교함에 있어서 절정을 이른다. 이반은 범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재로 범죄자들을 추방할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조시마 장로는 틀림없이 자신의 남편을 죽였을 한 여인을 만났으며, 그녀에게 진실한 참회를 한다면 하느님의 자비는 모든 죄에까지 베풀어질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 또한, 조시마 장로는 의문의 방문객을 만나게 된다. 그는 살인에 대한 죄책감으로 망가져 있고, 공개 자백을 설득하는 조시마의 말을 들을 것인지, 아니면 조시마에게 자백한 것을 숨기기 위해 조시마 장로를 살해할 것인가 고민한다. 이 형태는 라스콜니코프의 곤혹스러운 상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반쯤 죄를 자백하는 행위를 자살로 귀결시키는 대신, 또 다른 범죄를 더 저지르는 것으로 연결시킨다. 그러나 조시마 자신은 범죄가 인류를 한데 묶는 보편적인 경험이라고 가르친다. 이반은 신이 왜 죄 없는 자들을 고통 받게 하는지 묻고, 조시마 장로는 모든 선행과 악행이 각각 서로 영향을 미치는 세계를 묘사한다. 더 나아가 조시마 장로는 선행과 악행 모두 궁극적으로 세상 모든 것들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를 묘사한다. 그리하여 죄에 대한 신의 책임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친 사람이나 선한 일을 하는 데 실패한 사람에게 모두 전가된다고 조시마 장로는 생각한다. 이러한 보편적인 죄는 인류의 중심적인 도덕적 경험이 되는 한편 범죄심리를 확장시켜 모든 사람이 포함되게 만든다.
(餘談)
주인공의 이름은
라스콜니코프인가,
라스콜리니코프인가?
그의 정식 이름은 로디온 로마노비치 라스콜니코프(Родион Романович Раскольников)이며, 애칭은 로댜(Родя)이다. 로댜는 모친이 부르는 애칭이다. 현행 러시아어 표기법에 따르든 음운론적 접근에 따르든 "로디온" 및 "로댜"가 맞지만, 발음 문제상 한국어 판본에서는 "로지온" 및 "로쟈"(로자)로 표기된 경우가 많다.
성씨의 경우 라스콜"리"니코프로 표기한 경우도 있는데, "ль" 부분이 듣는 사람에 따라 받침 ㄹ로 듣기도 하고 '리'로 듣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단 현행 러시아어 표기법에 따르면 "로디온 로마노비치 라스콜니코프"가 맞다.(열린책들의 카지노 가입 쿠폰 전집은 라스꼴리니코프로 번역했는데, 민음사의 번역은 라스콜니코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