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와 동기
『러시아 문학의 넓이와 깊이』:주제로 읽는새로운 러시아 문학사 by 조주관
죄와 벌의 경계선:
카지노 게임 『죄와 벌』(IV)
주제와 동기
E. H. 카¹의 말대로 이 소설의 주제는 ‘살인의 동기와 살인자의 반응에 대한 분석’이라고 할 수 카지노 게임. 이 주제를 중심으로 작가는 개인과 사회, 자아와 외부세계 간의 관계라는 전체적인 문제를 형상화 시켰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 라스콜니코프의 살인 동기가 하나의 목소리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권력의지가 강한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의 살인 동기를 계속해서 부정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의 살인 동기를 여러 가지로 설정하고 카지노 게임. 여러 가지 복잡한 동기들이 대립하고 충돌하면서 상호 반영된다. 그러나 라스콜니코프의 범죄 동기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카지노 게임. 하나는 환경 요인에서 나타나는 외적 동기요, 다른 하나는 사상적, 철학적, 종교적 요인으로 나타나는 내적 동기이다.
① 외적 동기: 주인공의 외적 범죄 동기로 먼저 범죄적 환경을 들 수 있따. 이 소설은 1860년대 러시아의 사회적 환경을 잘 반영하고 있다. 제1부의 전편에 걸쳐서 주인공 주변의 범죄적 환경이 상세하게 드러난다. 페테르부르크의 빈민굴을 배경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극빈 상황과 소외현상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가난은 개인의 존엄성과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상대적인 가난이 아니라 절대적 가난으로 지독한 궁핍에 떨고 있는 사람들인 라스콜니코프, 마르멜라도프, 그의 아내 카테리나 이바노브나, 그리고 소냐가 등장한다. 여기에는 가난한 자들의 출구 없는 한계성이 잘 표현되어 있다. 가난으로 인간이 존엄성과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도스토옙스키 작품에서 하나의 계보를 이루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의 주인공 데부시킨은 “나는 사람인가 구두창인가”라고 질문하고, 『분신』의 골랴드킨은 “나는 사생아인가 쓰레기인가”라고 절규한다. 가난에 찌든 마르멜라도프와 라스콜니코프 역시 가난과 사회적 관습에 도전하고자 반기를 든다.
가난으로 학업을 중단한 라스콜니코프는 하숙비를 내지 못하고 며칠 동안을 굶고 지냈다. 그는 밀린 하숙비 때문에 가정부를 피하게 되는 등 정신적, 물질적으로 쫓기는 긴박한 상황에 있었다. 주인공은 환경이 인간을 만든다고 주장한다. 그는 “모든 것은 사회적 환경과 관습에 뿌리박고 있는 거요”라는 말로 자기변명을 한다. 그의 논문 역시 범죄는 범죄적 환경에 기인한다는 주제로 되어 카지노 게임. 범죄적 환경 문제를 첫 번째 범죄 동기로 간주하는 라스콜니코프는 “열악한 생활 조건을 제거하고 안락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범죄는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이 소설에서 절대적 가난이라는 환경이 만들어 낸 여러 유형의 학대받는 사람들을 볼 수 카지노 게임. 특히 술주정꾼으로 주변의 웃음거리인 마르멜라도프는 구제 불능이며 탈출구가 없는 인간의 한 유형이라고 할 수 카지노 게임. 그는 자기 딸 소냐가 창녀 생활을 해서 벌어오는 돈으로 술을 마신다. 그리고 술집에서 라스콜니코프에게 “학생, 어디에도 갈 곳이 없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겠나?”라고 하면서 탈출구가 없는 인간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카지노 게임. 가야 할 곳이 없으며, 더욱이 자기가 설 땅이 없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구원을 찾을 수 있을까? 절대 가난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소냐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한 인간이 어떻게 침식되어 가는가를 느낄 수 카지노 게임. 제1부에서 라스콜니코프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매춘 소녀를 만나고, 그녀를 유혹하는 신사의 행동을 직접 목격한다. 이러한 주변 환경을 직접 보고 경험한 주인공은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고 결국 범죄까지 저지른다. 가난은 인간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주변 환경은 라스콜니코프가 저지르는 범죄 행위의 직접적인 촉매제이다.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돈을 버는 일이다. 이 소설에서 돈의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모든 범죄 중에서 돈이 개입되지 않은 것이 없다. 돈은 소설의 모든 주제를 연결해 주는 주요 모티프이다. 라스콜니코프는 돈을 새로운 출세의 길을 열 수 있는 밑천으로, 독립된 길을 개척할 수 있는 중요한 매체로 생각하고 카지노 게임. 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것은 살인자 라스콜니코프와 피해자 전당포 노파가 돈의 기본 가치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한다는 점이다. 돈은 두 사람 모두에게 미래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라스콜니코프는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고 훔친 돈으로 수많은 가난한 사람들을 구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반면에 노파는 돈으로 영생을 얻기 위해 수전노처럼 열심히 돈을 벌었다. 결국, 두 사람은 돈으로 인해 불행한 결과를 맞게 된다.
② 내적 동기: 한편 라스콜니코프의 범죄 동기를 내적 동기, 즉 철학적, 종교적, 사상적 동기에서 찾아볼 수 카지노 게임. 철학적 동기 중 하나는 ‘모든 것이 허용된다’라는 사상을 기초로 한 초인사상이다. 그의 초인사상은 주관적 이상주의의 자연스러운 산물로서 예술에서 낭만주의의 형이상학과 맥을 같이 한다. 그는 스스로가 초인임을 입증하고 도덕과 관습을 뛰어넘는 자기 권리를 주장하려 했다.
소냐, 난 말이오, 궤변 없이 그냥 죽이고 싶었소. 나 자신을 위해, 오로지 나 한 사람을 위해! 이 점에 대해서 나 자신에게까지 거짓말하고 싶진 않소! 어머니를 돕기 위해 죽인 게 아니오. 그건 헛소리요! 재산과 권력을 얻어서 인류의 은인이 되기 위해 죽인 것도 아니오. 그건 거짓말이오! 난 그냥 죽였소. 나 자신, 나 한 사람을 위해 죽인 거요. … 내가 그녀를 죽였을 때, 필요했던 것은 돈이 아니었다는 거요. … 난 그때 알고 싶었소. 그것도 빨리 알고 싶었소.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이(蝨)인지, 아니면 인간인지? 내가 모든 것을 넘어설 수 있는가, 아니면 없는가? 벌벌 떠는 시시한 피조물인가, 아니면 권리를 가졌는가?
라스콜니코프는 인간을 범인과 초인, 열등한 자와 우등한 자로 나눈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독일 헤겔 철학의 영향 아래 생겨난 사상이기도 하다. 카지노 게임는 역사의 주체와 객체에 대한 헤겔의 역사이론을 인간 본성의 이론으로 전환했다. 헤겔에 의하면 세계사에서 위대한 인물로 등장하는 창조적인 소수자는 역사의 주체로서 엄청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 세계의 역사는 인간의 도덕률을 무시한 채 더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알렉산더 대왕, 나폴레옹, 그리고 시저 같은 역사적 영웅들은 다른 약자들을 죽일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들은 도덕적인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한 인물들로서 그들의 길을 막는 것은 무엇이든지 쳐부술 수 있다.
라스콜니코프의 사상은 점점 대담해진다. “누가 나폴레옹의 살인죄를 물었던가. 나폴레옹은 사상 최대의 살인자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를 영웅으로 존경하고 있지 아니한가. 그것은 나폴레옹이 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역사에서는 피를 뿌릴 권리를 주장하고, 그렇게 실행한 사람이 인류의 구원자이자 교사가 된다. 이러한 초인사상에 사로잡힌 라스콜니코프는 가난한 사람의 피를 빨아 먹는 것 이외에 아무런 가치가 없는 전당포 노파를 살해한다. 그는 초인이기에 사회의 기생충과도 같은 전당포 노파를 살해할 권리가 있으며, 이러한 권리행사는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그에 따르면 성경에 나오는 무저항의 인간이나 도덕적인 인간들은 수동적인 인간으로서 세계를 개선해 나갈 수 없다. 소냐의 신앙은 투쟁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그녀는 언제나 유순과 겸손의 화신이며, 비극적인 인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살인을 정당화하는 이론은 라스콜니코프가 만들어 낸 허구일 뿐이다. 우리는 그의 이론에서 인간의 본질에 모순되는 신념을 유지하려는 강력한 지성의 비극과 보람 없는 투쟁을 본다. 사실 라스콜니코프의 초인사상은 인류와 세계를 구원하겠다는 메시아사상과 유사하다. 메시아사상에 빠진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자신이 보통 사람들과 달리 선택받은 자라며 교만을 부린다는 것이다. 교만은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죄이다. 라스콜니코프의 구원 사상은 교만으로 생겨난 하나의 단순한 폭력 사상일 뿐이다. 그는 단지 ‘메시아 콤플렉스²’에 빠진 병자이다. (<인신론의 문제에서 계속함.)
[옮긴이 註]
1) 에드워드 핼릿 "테드" 카(영어: Edward Hallett Ted Carr, CBE, 1892년~1982년)는 영국의 정치학자·역사가이다.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하였으며 1916년부터 20년간 외교관으로 활약하였다. 1936년 웨일스 대학교 교수로서 국제 정치학을 강의하다가 1947년에 물러났다. 1941년부터 1946년까지는 《타임스》지 부편집인을 지냈다. 그 후 국제 연합의 세계 인권 선언의 기초 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하였다.
저서로 《20년의 위기》, 《역사란 무엇인가》, 《평화의 조건》, 《러시아 혁명사》 《Dostoevsky (1821–1881): A New Biography, New York: Houghton Mifflin, 1931》 등이 있다. 또, 에드워드 카는 혁명적인 역사 진보의 개념을 확립하였다. 그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 간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묘사한 바 있다. 이 말은 과거와 현재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뜻이다. 1920년 CBE훈장을 받았다.
그의 저작 <20년의 위기는 양차대전 사이의 1919~39년 사이 전쟁의 원인을 분석한 글이다. 이 책을 통해 그의 가진 자들의 기득권을 위한 허상에 불과한 이상주의의 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실제로 정치를 더 혼란스럽게 함으로써 전쟁의 원인이 되었다고 피력하고 카지노 게임. 그는 또한 현실주의의 지나친 비관성과 권력정치 정당화에 대해 비판하는데 그로 인해 그는 양비론자 또는 절충론자로 불린다. 그는 이론의 변증법적 통합을 주장했지만, 엄연히 현실주의의 기본 전제를 인정하는 입장을 보임으로 현실주의자라 불린다.
2) 메시아 콤플렉스 또는 그리스도 콤플렉스, 구세주 콤플렉스는 개인이 구세주가 될 운명이라는 신념을 안은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메시아 콤플렉스라는 말은 정신 장애의 진단과 통계 설명서에는 기록되지 않지만, 이 장애의 증상은 자대형 망상이나 과대 망상에 괴로워하는 개인에게 보여지는 것과 현저하게 유사하다. 이런 종류의 망상적 신념은 조울증이나 조현병을 고민하는 환자에게 가장 많이 보고된다. 이 장애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고, 진단에 충분한 의의가 없기는 하지만, 인구의 10% 정도가 몇 개의 형태로 유사한 신념을 가지고 카지노 게임고 생각된다. 예로서 짐 존스, 데이비드 코레시, 임란 칸 등을 들 수 카지노 게임.
개론
메시아는 일반적으로는 구세주이다. 이 심리가 형성되는 건 자신은 불행하단 감정을 억압하고 있었기에, 그 반동으로 자신은 행복하다는 강박적인 믿음이 발생한다. 더욱 이 상황이 깊어지면, 사람을 돕는 일로 자신은 행복하다 믿으려 한다.
왜 이러한 논리가 되는가 하면, 행복한 사람은 불행한 사람을 돕는 것이 당연하다는 믿음을 스스로에 부과하여 "나는 행복하다, 왜냐하면 사람을 돕는 입장에 있기 때문"이라는 이론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래는 사람을 돕기 전에 우선 스스로가 충족돼야 하지만, 이 생각은 원인과 결과를 역전시키고 카지노 게임.
그런 동기에 의한 행동은 자기만족이며, 상대에게 반드시 좋은 인상을 주지는 않는다. 또 상대가 그 도움에 대해 이것저것 말하면 불쾌해지기도 한다. 또한, 그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 비정상으로 그에 구애되거나 반대로 쉽게 단념해 버리는 일도 특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