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강박을 새처럼 놓아버리기 2
거의 2주 만이다. 정을 다시 만난 지. ('정'은 이전 글 '불안과 강박을 새처럼 놓아버리기'에서 등장하는 심리상담가의 이름이다. 주인공인 나의 이름은 '민'이다.) 그녀는 관리가 잘 된 니트를 입고 있었다. 평소와 같이 단아하게 빗은 머리에 희끗한 흰 머리카락이 몇 개 보인다. 그녀를 주려고 일부러 과자를 챙겨 왔다. 그녀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받겠다며 수줍게 과자꾸러미를 품에 안았다. 나는 그녀의 비언어적인 행동이 마음에 든다.
나는 지난주에 있었던 속상한 일에 대해 밀린 빨랫감을 풀어놓듯 말을 시작했다. "병원에 갔어요. 의사가 저보고 그렇게 불안하면 큰 병원에 가라고 하더라고요. 아무 문제없다고. 괜찮다고. 같이 힘내보자고. 자길 믿어보라고 해주길 바랐어요. 그 말을 듣기 위해 그 질문을 했는지도 몰라요. 왜 그렇게 듣고 싶은 말을 들어야 직성이 풀릴까요. 근데 저도 알아요. 제가 듣고 싶은 말은 제가 가장 잘 안다는 걸요."
정은 대답했다. "중심의 축이 타인에게 있다면 그럴 수 있어요. 그럼 위험하죠. 상대의 말에 내 기분과 하루가 좌지우지되니까. 확인받고 싶은 이유가 뭘까요. 의사카지노 가입 쿠폰 해도 그 사람의 말이 뭐카지노 가입 쿠폰 민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나는 말했다. "맞아요. 의사가 무조건 100% 맞다는 것도 아닌데. 나는 가족이나 친구에게도 내가 카지노 가입 쿠폰 싶은 말을 요구할 때가 있어요. 친구에게 이렇게 부탁하곤 해요. '앞으로 더 나아질 거라고 말해줘.' 그걸 들어야 안심이 되나 봐요. 시간이 지나면 또 들어야만 해요."
정이 답했다. "언제부터 그랬을까요. 더 깊이 들어가면 진짜 무슨 말이 카지노 가입 쿠폰 싶은 걸까요. 그걸 왜 들어야만 안심이 될까요."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초등학생 때였다. 엄마와 아빠는 젊었고 맞벌이를 했다. 아빠는 10시가 돼야 귀가하거나 오지 않는 날도 있었다. 나는 저녁이 되면 외로움이 밀려와서 엄마가 오기를 기다렸다. 7시쯤 되어 엄마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몇 시쯤 오냐고 묻는 내 질문에 엄마는 '네가 젖먹이니? 젖 먹을 거야? 왜 자꾸 물어. 자꾸 전화하지 마.'라고 대답했다. 젖 먹는 일이 참 별로인 행동인가 보다. 엄마가 저렇게 화를 내는 걸 보니,라고 생각했다. 엄마는 아마 회사가 끝난 후 회식을 하거나 친구를 만났을 것이다. 그때의 그녀는 젊었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을 때였을 것이다. 핸드폰에 집 번호로 부재중이 떠 있으면 보는 것 자체만으로 미안함이 밀려왔을 것이다. 어린 자녀를 이해시킬 힘보다 화를 내는 편이 빨랐을 것이다. 어린 나는 꾹 참았다가 전화했다는 말도 하지 못했다. 나는 무슨 말이 카지노 가입 쿠폰 싶었을까.
정은 이야기를 가만히 듣더니 대답했다. "어린 민이가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엄마를 기다려서, 보고 싶어서 전화를 했을 텐데. 엄마가 참 모질었네요. 그때의 민에게 뭐카지노 가입 쿠폰 말해줄 수 있을까요?"
나는 한참을 대답하지 못했다. 엄마의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대우를 받을만한 사람이카지노 가입 쿠폰 생각했었다. 나는 오래 참지 못하고 엄마를 배려하지 못하고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지루해하는 사람이니까, 마땅히 혼날 만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은 엄마가 잘못한 거카지노 가입 쿠폰, 그냥 내가 잘못한 거카지노 가입 쿠폰 생각을 해야 엄마를 미워하는 것보다는 편하니까, 상황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 화살을 나 스스로에게 돌리는 거카지노 가입 쿠폰 말해주었다. 맞다. 가끔은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나 자신이 잘못했다고 오해하고 착각하는 것이 더 편할 때가 있다. 상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으니 그냥 나 자신이 문제카지노 가입 쿠폰 단정하는 것이다. 나는 차분히 생각하고 대답했다. 어린 나 자신에게 말할 용기를 냈다.
"어린 민아. 엄마에게 전화했을 때 이런 말이 카지노 가입 쿠폰 싶었지? '딸. 엄마 기다렸어? 엄마 오늘 회식하고 들어갈 거야. 9시쯤에. 더 늦으면 먼저 자. 저녁 먹었지? 오늘 학교랑 학원 잘 다녀왔지? 엄마가 늦어서 미안해. 엄마도 일찍 가고 싶은데 회사를 다니니까 자꾸 늦네. 이해해 줄 수 있어?'라고. 그때의 엄마가 나름의 사정이 있긴 했지만 네게 모질게 말해선 안 되었어. 엄마는 잘못한 거야. 네가 참 속상했겠다. 마음이 아팠겠다. 기다리느라 힘들었겠다."
나는 이 말을 하면서 진짜 카지노 가입 쿠폰 싶었던 말을 찾았다. 내가 엄마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찾았다. 이제는 다 커버린 내가 카지노 가입 쿠폰 싶은 말을 알 것 같았다. 매일이 불확실한 삶에서 확신을 주는 말을 카지노 가입 쿠폰 싶었다. 어떤 말을 듣더라도 삶은 복잡한 일들의 연속이겠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안심하고 싶었다. 정은 내게 참 잘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엄마의 사정이 있었겠다는 이해하려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나는 이렇게 탓하면 미움이 커질까 두렵다고 했지만 정은 미움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지 않으며 어린 시절의 민이의 마음이 조금은 녹았을 거라고 말해주었다. 이제는 어떤 관계에서도 내게 '역동적인 바람 또는 요구(카지노 가입 쿠폰 싶은 말을 상대가 말해주길 요구하는 행동이 있는 상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 순간 머물러 카지노 가입 쿠폰 싶은 말을 잠시 생각해 보라고 했다.
상대가 그 말을 해줄 수도, 안 해줄 수도 있다. 결국에 내가 듣는다고 해도 상대가 100% 책임져 주지는 못한다. 그 어떤 말에도 홍수처럼 벌어지는 사건(일)을 막을 순 없다. 결국에 그것들을 감당하고 이겨내는 것은 '나'다. 이제 나는 누구의 말을 듣더라도 진짜 카지노 가입 쿠폰 싶은 말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카지노 가입 쿠폰 싶은 말은 내가 가장 잘 아니까, 내가 내게 해줄 것이다. 마음의 중심축을 타인에게 두지 않을 것이다. 내 속에 둘 것이다. 남들이 말하는 것에 내 기분이나 확신이 좌우되지 않을 것이다. 타인의 판단에 자꾸 내 행동이나 선택을 묻는 습관은 두려움을 키우는 일이다. 누구는 신상 노트북이 필수일 수 있지만 내게는 필수가 아닐 수 있다. 누구는 매일 새벽배송을 시켜야만 하겠지만 나는 시장에서 사는 게 편하다. 누구는 대학원을 박사까지 나와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실무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누구도 내게 삶의 방식을 강요할 수 없다. 세상에 정답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에 의심을 가져야 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행동이 아니라면 '꼭 그래야만 한다'는 것은 없다. 나는 그동안 누군가(한 분야의 전문가나 권위자)에게 확답을 받고 싶어 했지만 이제는 필요치 않다. 그게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적으로 필요가 없다.
카지노 가입 쿠폰 싶은 말이 있으면 내게 가까운 사람에게 말해달라고 언제든 할 수 있다. 그것을 듣는다고 해서 일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저 지지하는 말이 있고 또 내가 있을 뿐이다. 나는 그 말을 카지노 가입 쿠폰 잠시 힘을 낼 순 있지만 혹시 없더라도 내 스스로에게 용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나는 잘할 것이고 더 나아질 것이다.